중국 베이징 차오바이허강(潮白河) 끄리 플라이낚시
2025년 5월 8일, 어제 하루 종일 플라이낚시 동호회 사람들과 누치 플라이낚시를 즐기고는 집에 가서 그대로 침대에서 기절했다. 눈떠보니 아침이었다.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서 오늘 할 일들을 확인하고 있는데 어제 같이 낚시한 동호회 화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제 말한 차오바이허강(潮白河) 끄리(Piscivorous Chub, 马口) 플라이낚시 상세 위치를 공유해 달라고했다. 지도를 스캔하고 위치 공유 앱을 열어 상세하게 알려 주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말로만 듣고는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았다. 9시 반까지 가겠다고 약속하고는 빠르게 급한 일들을 정리했다.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장소에 도착하니 어제 저녁에 친구와 함께 둘이서 차오바이허강(潮白河) 강가에서 야영을 하고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 혹시나해서 아침에 옥수수를 삶으면서 두 개를 더 삶아서 갔는데 뜻하지 않게 굉장한 환영을 받았다.
플라이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강가에 앉아 차 한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진열을 가다듬고 낚싯대를 꺼내 강가를 따라 목적지로 걸어 내려갔다. 20분 정도 강가의 나무 숲을 지나가야 끄리 플라이낚시터가 나왔다. 내가 작년에 너무나 많이 왔던 곳이라서 그 시작부터 끝까지 어떻게 안내해야 할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처음 방문한 차오바이허강(潮白河)에서 즐거운 끄리 플라이낚시 경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다행이다. 두 친구 모두 그 풍경에 그리고 심심하지 않게 들어오는 끄리의 입질에 즐거운 듯 보였다. 그런데 1시간이 지나도록 입구의 첫 위치를 떠날 생각을 않았다. 두 친구 모두 캐스팅에 도가텄다. 물 속에 나무도 많고 물가에도 나무가 많아서 캐스팅하기에 쉽지만은 않은데도 그 사이에서 공간을 찾아내서 20미터 이상을 아주 편안하게 캐스팅했다. 나는 근처에 서서 두 친구의 캐스팅 향연을 잠시 흥미롭게 구경하였다. 5번 플라이로드로 롤캐스팅(Roll Cast, 滚抛)등 여러가지 캐스팅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면서 꽤 먼 거리까지 그리고 장애물들을 피해서 캐스팅했다.
이 글을 쓰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플라이낚시를 오래 즐긴 또래의 친구들과 이틀동안 같이 플라이낚시한 적이 없다.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내가 혼자서 플라이낚시 하면서 보지 못했던 많은 낚시 기술들을 배울 수 있었고 여러 새로운 장소의 플라이낚시 경험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어종의 플라이낚시 이야기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들을 수 있었다. 내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가까운 곳에서 플라이낚시를 즐겼던 것에 비해서 전세계를 무대로 비교도 할 수 없는 빈도로 플라이낚시를 해 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부러움보다는 힘들었을 여정들을 즐기고 지칠 줄 모르며 그런 삶을 지금까지 이어온 그들에 대한 존경심이 더 많았다).
한 친구가 조금 지루해하는 듯한 감이 있어 다음 위치로 이동하자고 하니 흔쾌히 따라 나섰다. 다른 한 친구는 처음 자리에서 조금 큼직한 백조어(Topmouth Culter, 青稍红鲌)를 걸었다 놓쳐서 그런지 좀 더 하다가 따라오겠다고 했다.
두 번째 포인트에서는 바로 뒤에 나무 장애물이 있었는데 롤 캐스팅(Roll Casting, 滚抛)으로 간단하게 끄리가 있는 곳에 훅을 던져넣었다. 큼직한 끄리들이 바로 앞까지 따라오다가 돌아섰는데 나는 롤 캐스팅이 자신없다고 하니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낚싯대로 해 보라고 해서 낚싯대를 전달받아 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잘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아쉬워하며 지나쳤을 곳인데 앞으로는 바로 뒤에 장애물이있는 이러한 곳도 자주 시도해 볼 것 같다.
3번째 위치로 이동하면서 우리는 수초 근처 물 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는 논병아리를 보았다. 어제 새벽에 나 혼자 낚시 왔을 때 미리 봤던 곳이라서 내가 미리 주의를 주고 조용히 접근했다. 역시나 우리를 발견하고는 재빨리 알을 수초로 덮고서 물속으로 숨었다. 한참을 기다렸는데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어딘가에서 우리를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3번째 위치에서 친구는 첫 캐스팅에 꽤 큼직하고 산란기에 접어들어 색이 화려한 끄리 한 마리를 잡았다. 나는 다시 첫번째 위치로 가서 다른 친구를 데리러 갔다. 마침 우리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물에서 나와 훅을 정리하고 있었다.
우리는 3번째 위치에서 잠깐 합류하여 이야기를 나누고서 방금 이동한 친구를 4번째 위치에 데려다 주었다. 끄리들은 한참 산란 중이었다. 덩치가 조금 더 크고 화려하게 발색이 올라온 수컷 끄리들이 암컷 끄리들을 정신없이 쫓아다니고 있었다. 강가 언덕 위에서 우리셋은 산란 중인 끄리들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나는 5번째 위치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도 끄리들이 산란 중이었는데 나는 먼저 핸드폰 하나를 물속 끄리 산란터에 설치했다. 그리고 조금 자리를 이동해 12번 크기의 노란색 구슬 피라미 훅(Bead Minnow #12)을 묶어 캐스팅했고 여러 마리의 끄리가 쫓아왔다.
우리는 흩어져서 낚시하다가 다시 만나서 같이 낚시하다가를 반복했다. 모두들 플라이낚시에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고 있었기에 서로 방해받지도 그렇다고 외롭지도 않았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셋이 같이 만나서 잠깐 쉬며 정보를 공유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저쪽에서 큼직한 가물치 한 마리가 수면으로 올라와서 공기를 살짝 들이 키고는 다시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갔다. 두 친구는 바로 자리를 잡고 훅을 바꾸고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나라면 그냥 지나쳤을 기회를 두 친구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변화하는 상황에 항상 그리고 망설임 없이 시도했다. 캐스팅도 굉장히 능수능란해서 내가 그렇게 많이 다녔던 곳을 어떨 때는 비슷한 방법으로 어떨 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방법으로 공략하고 있었다. 나는 그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즐거웠다.
그리고 낮에 한 친구가 같이 걸으며 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본래는 혼자서 플라이낚시를 많이 다녔었는데 언제 부터인가 혼자서 다니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듣고 넘겼는데 나중에 혼자 책상 앞에 앉아서 다음 번에 그곳에 갈 생각을 했을 때 “그곳에 앞으로 나 혼자서 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혼자 낚시 다니면서 한 번도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진정으로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라이낚시를 좋아하는 친구들 셋이서 이틀 동안을 같이 다니다보니 문득 혼자 다니는 것이 외롭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오후 2시까지 베이징의 차오바이허강(潮白河)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플라이낚시를 즐겼다. 오후에는 모두 다른 일정이 있어서 조금 빨리 낚시를 접고 간단히 점심을 먹고는 각자의 길로 흩어졌다.
비록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그들과 같이 있는 것이 편안했고 좋았다.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임을 기약하며 이번 조행기에 마침표를 찍는다. -2025.5.8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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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리와 피라미 산란터에 핸드폰을 설치해 촬영한 산란하는 끄리 수컷과 암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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