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그렇게 타이팅구어지아선린공원 내의 상류에서 열목어를 실컷 보고는 다시 숙소로 발길을 옮겼다. 운이 좋았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열목어를 실컷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운이 좋았다. 비록 손에 쥐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자연스러운 생태를 더욱 생동감 있게 관찰할 수 있었다.
12시 정각에 짐을 정리하고 숙소에서 나와 타이핑위허강(太平峪河)의 하류 쪽으로 걸었다. 오후 5시까지 걸어내려가며 타이핑위허강을 더욱 자세하게 마음에 담고 싶었다. 그리고 혹시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한두 시간 플라이낚시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그렇게 2시간 정도를 걸어 내려왔을 때 루어를 하는 젊은이 둘을 보았다. 물고기가 있는지 물었더니 예상했던대로 없다고 했다. 그러고는 다시 하류 쪽으로 걸어내려가는데 곧 그 두 젊은이도 차를 타고 내려왔다. 하류쪽으로 가는 거면 태워주겠다고 해서 잠깐 고민하다가 고맙다고 하고 차에 탔다.
그렇게 우연히 우리는 이날 오후 2시간 정도를 동행하게 되었다. 같이 한참 하류의 펑허(封河)로 가서 끄리를 잡자고 해서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 계곡에 처음 와보는 것이라면 이 계곡 풍경이 멋지니 이곳에서 좀 더 해볼 것을 권유했고 그 친구들도 공감했다.
내가 낚시를 하지 않고 구경만 하니 한 친구가 나와서 차에서 탁자를 꺼내서 차를 끓였다.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 일 이야기 등 비슷한 고민거리들을 한참 이야기하는데 나머지 한 친구도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며 셋이서 같이 차를 마셨다. 이 두 친구들은 같은 고향에서 나고 자라 같은 시기에 군 생활을 하고 같은 직장에 다니며 지금은 같이 가족들을 데리고 시안에 와서 정착해 있었다. 표범이 나오는 깊은 산속 동네에서 자란 둘은 심성이 착했다. 이 친구 둘이서 어릴 적 겪었던 야생 동물들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흘렀다.
가지고 온 훅 박스 중 골드님프 훅(Gold Nymph#18)과 비드 미노우 훅(Bead Minnow#16)을 모아둔 훅 박스 하나를 루어낚시(Lure) 하는 친구에게 선물했다. 주토치(助投器)라는 물에 뜨는 15그램 정도되는 플라스틱 뒤에 목줄을 묶고 플라이훅을 달아 끄리 등을 잡는 루어 조법에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 데리러 가야 되는 시간이 되어 이 둘은 나를 시안 시내의 지하철역까지 태워주고는 떠났다. 서로 연락처를 남기고 다음을 기약 했다. 꼭 다시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삶에 즐거움과 웃음이 가득한 친구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낚시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는 친구들이다.
홀로 시안 기차역으로 향했다. 단지 이틀을 산속 계곡을 헤매고 다녔을 뿐인데 지하철역에 바쁘게 어딘가로 이동하는 사람들과 세련된 옷차림, 도시 풍경, 향... 모든 것이 어색했다.
나는 그렇게 벌써 자연이 그리웠다.
베이징에서 떠나올 때 그랬듯이 한번 길에 오르니 물 흐르듯 흘러간다. 시안역(西安站)에서 베이징행 기차에 올랐고 기차는 캄캄한 어둠을 빠르게 뚫고 지나가고 있다. -2024.5.8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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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시안 타이핑위허강(太平峪河) 양봉(BeeKeep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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