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베이징 관리형 낚시터의 붉은배파쿠
작년(2025년) 8월 19일에 친구의 초청으로 처음 베이징의 붉은배파쿠(Red Bellied Pacu, 短盖肥脂鲤)를 경험하고서 딱 일 년 만이다. 일주일 넘게 책상 앞에만 앉아있다 보니 너무 지루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왕징(望京) 집 근처의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관리형 낚시터(猫会垂钓场)를 찾았다. 올해 4월에 메기 플라이낚시를 위해서 처음으로 방문했던 곳이고 이곳에서 60센티미터 이상의 큼직한 메기 플라이낚시를 경험했었다. 5월쯤에 붉은배파쿠를 풀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수온이 낮아서 활성도가 떨어졌고 나도 바쁜 일들이 생겨서 다시 찾지 못했었다.
8월은 베이징에서 붉은배파쿠를 경험해 볼 수 있는 마지막 달이다. 이미 일부 관리형 낚시터에서는 붉은배파쿠를 빼기 시작했다. 이곳 사장님도 9월에는 붉은배파쿠를 뺀다고 하셨다. 수온을 확인해 보니 27도를 겨우 넘겼다. 베이징에서는 드물게 최근 일주일 동안 비가 내렸고 수온이 갑자기 많이 떨어졌을 것이다.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는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해서 여름은 이미 지나가고 가을이 바로 앞까지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에 사촌 동생과 대화 중에 시간이 예전에 비해서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렸을 때는 나 하나만 생각하면 되었지만 어느덧 나 혼자만이 아니라 아이들, 반려자, 부모님을 생각하는 시간들이 많아져서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아닌가 했었다.
늦은 아침 즉흥적으로 결정 했기에 오전 10시가 넘어가서 낚시터에 도착했다. 새벽부터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고 평일이었기에 낚시터에는 낚시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부슬비를 맞으며 홀로 낚시를 시작했다.
메기들은 모두 등지느러미가 수면 위로 나올 정도로 얕은 곳으로 나와있었다. 꼬리 끝에 상처가 난 개체들이 많았는데 추측에는 붉은배파쿠가 메기의 꼬리를 공격한 것이 아닌가 했다. 낚시터 주인은 저녁에 플라스틱 카다란 찌를 띄워 놓으면 밤 사이 붉은배파쿠가 씹어서 망가뜨려 놓을 정도로 활성도가 높다고 했다. 70센티미터 정도의 커다란 잉어들이 1미터가 되지 않는 낚시터 가장자리에서 거의 물구나무서기 하듯이 머리를 아래로 박고서 커다란 꼬리 지느러미를 수면에 내보이며 먹이 활동을 하는 보기 드문 관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나는 처음에 잠깐 3/0 크기의 포퍼 훅(Crease Fly 3/0, Yellow)을 사용해서 혹시 수면으로 올라와 훅을 삼키는 대형어종을 노렸는데 반응은 없었다.
1.5그램 부력의 작은 찌를 달고 아래에 대걸레 플라이 훅(Mop Fly #12) 달아서 잉어를 노렸다. 작년 겨울 계류형 낚시터에서 송어에게 올봄 관리형 낚시터에서 배스, 블루길 낚시에 유난히 효과가 좋았던 훅이다. 잉어 꼬리가 보이는 앞에 훅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잉어는 이동하다가 훅을 발견하면 항상 화들짝 놀라 멀리 달아났다. 딱 한 번 찌가 물속으로 잠겨 들어갔는데 챔질이 너무 빨라서 그런지 허무하게 훅이 빠져버렸다. 잉어는 생각보다 너무 예민해서 이날 잉어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8번 플라이 로드에 8번 WF(Weight Forward) 플라이 라인을 사용했고 리더 없이 3.0호(0.28mm) 탄소 목줄을 연결해서 사용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좀 더 가는 목줄을 사용하고 좀 더 작은 훅을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1시가 넘어가자 낚시터 중심부에 있던 붉은배파쿠들이 가장자리로 이동했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잉어 근처에 플라이 훅을 떨어뜨리면 항상 인내심 없는 40센티미터 정도 되는 커다란 붉은배파쿠가 훅을 물고 달렸다. 잉어의 입질이 예민해서 플라이 훅 앞에 와이어 줄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붉은배파쿠의 입질은 골치 아팠다. 붉은배파쿠는 10번 후킹 하면 5번은 목줄이 끊어졌다. 운 좋게 아슬아슬하게 주둥이 가장자리에 훅이 걸리면 괜찮았지만 조금만 깊이 삼키면 3.0호 목줄은 너무나 쉽게 끊어졌다.
가끔 크고 작은 메기들이 바닥을 탐색하던 스트리머 훅(Streamer)을 물고 올라왔고 거의 가리는 플라이 없이 붉은배파쿠가 올라왔다. 5개 정도의 훅을 잃었을 때 잠시 점심을 먹고 쉬기 위해서 플라이 로드를 한편에 세워두고 뭍으로 올라왔다. 잉어는 잡지 못했다.
누가 불러서 뒤돌아보니 하오한(浩涵)이 웃으며 다가왔다. 아침에 동호회 챗팅방에 공유한 사진을 보고 찾아온 것이었다. 하오한은 물가에 내려서자마자 스트리머 훅으로 큼직한 붉은배파쿠 한 마리를 걸었다. 나는 먼저 매점으로 이동해 컵라면에 물을 부었다. 우리는 컵라면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조금 더 있으니 페이형(飞哥)의 차가 낚시터로 들어오는 것이 보인다. 우리 셋은 오후 5시까지 열심히 잉어를 잡아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수많은 붉은배파쿠만을 걸었다. 발 바로 밑에 커다란 잉어들이 무수히 많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어쩌면 올해의 마지막 붉은배파쿠 플라이낚시가 될 것이다. 오전에는 부슬비를 맞으며 홀로 조용히 낚시했고 오후에는 세 명이서 같이 비를 맞으며 신나게 낚시했다. 처음에 가늘었던 빗줄기는 하루 종일 굵어졌다 가늘어졌다를 반복했다. 모두 자신만의 어려운 현실이 있었지만 우리는 굳이 내색하지 않았다. 잠시 잊고 같이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2026.8.28 Shin Ho Chul "INTO THE 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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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아름답고 힘 좋은 붉은배파쿠(Red Bellied Pacu, 短盖肥脂鲤)를 경험해 볼 수 있는 베이징의 8월. 굉장히 커 보여서 50센티미터는 쉽게 넘을 줄 알았는데 계측해 보니 정확히 40센티미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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