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홍천강 끄리 플라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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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가 넘어서 홍천강에 발음 담갔다. 너무 더울 것을 감안해서 웨어더(Wader, 涉水裤)를 입지 않고 무릅 아래까지 오는 건식 웨이더 양말(Wading Socks, 涉水袜子)을 신고서 웨어더 신발을 신었다. 처음 시도하는 조합이라 불편하고 어색했지만 뜨거운 해살 아래에서 가슴까지 오는 웨이더를 입고 버틸 자신이 없었다. 뱀이나 모기를 감안해서 반바지를 입지 않고 발목까지 오는 두꺼운 긴 바지를 입었다.
처음에는 무릎이 넘는 물속에 서서 낚시하면서 양말 속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건식 웨이더 양말의 경우 물이 빠지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 번 물이 들어오면 양말을 벗을 때까지 굉장히 불편하기 때문에 반드시 물이 넘쳐 들어오지 않는 깊이에서만 낚시해야 하고 더 깊은 곳을 들어가더라도 빠르게 빠져나와야 한다. 양말 목의 경계 부분으로 천천히 물이 스며들기 때문에 빠르게 지나가는 것 정도로는 물이 많이 스며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다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이틀째가 되어서 요령이 생기고 나서는 사용 방법이 익숙해지고 꽤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장점은 덥지 않다는 것이고 가장 큰 단점은 무릎 이상 되는 깊이에 서서 낚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너무 더운 날씨로 예전 같았으면 사람들로 시끌벅적 했을 강가는 꽤 조용했다. 강가에서 머리를 물속에 박고 다슬기(Freshwater Sanil, 川螺)를 줍는 사람들과 여울 속에 서서 견지로 작은 피라미(Pale Chub, 宽鳍鱲)를 잡는 견지꾼이 간혹 보일 뿐 대부분의 강가는 조용했다. 얕은 여울이 길게 뻗어있는 끝에는 백로가 서서 여울을 오르는 물고기를 노리고 서 있었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 많이 보이던 가마우지(Cormorant, 鸬鹚)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강 속에 물고기들이 많이 사라져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거나 사람들에 의해 다른 곳으로 쫓겨났을 것이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중국에서 온 친구들이 같이했다. 몇 명은 플라이낚시로 몇 명은 루어에 스푸너를 달아 끄리를 노렸다. 다롱형(大龙哥)은 작은 피라미가 끄리를 피해 수면 위로 도망 다니는 강 건너편에 캐스팅해서 금방 35센티미터 정도의 큼직한 끄리(Piscivorous Chub, 马口) 한 마리를 걸었다. 처음에 힘이 너무 쎼서 누치인 줄 알았다고 했다(그러고보니 어떤 플라이를 사용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영상을 보니 추성(追星)은 완전히 사라졌고 혼인색(婚姻色)만 연하게 남아 있었다. 8월의 끄리는 많이 먹고 체력을 잘 회복해서 봄의 끄리보다는 확실히 힘이 좋다고 느끼고 있었다. 단지 봄철의 끄리보다는 인기척에 많이 예민해져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고 때로는 꽤 멀리 캐스팅해야 했다.
최근 일본에도 한국의 끄리와 형태적으로 조금 차이(측선 비늘수)가 나는 끄리가 있고 '하스(ハス)'라고 불린다는 것을 알았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한국의 끄리만큼 커지는 듯하다.
나는 좀 더 상류 쪽으로 이동해서 얕은 여울이 길게 펼쳐진 곳 여울이 시작되는 곳에서 수많은 큼직한 물고기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얕은 곳에서 작은 물고기를 쫓는 듯한 큼직한 끄리의 움직임도 보였고 모래에 머리를 박고 봄에 산란한 물고기들의 알을 훔치는 누치로 보이는 물고기의 지느러미도 보였다. 하지만 플라이 훅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포퍼 훅, 드라이 훅, 웨트 훅, 스트리머, 님프 등 가지고 있는 수많은 플라이 훅으로 시도 해 보았지만 단 한번의 입질도 받지 못했다.
스푸너로 루어낚시를 하던 친구 둘을 불러 여울 뒤쪽으로 멀리 돌아서 물고기가 인기척을 느끼지 못하게 접근한 후 여울 속에서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서 각각 5그램, 3그램 은색 스푸너를 상류 쪽으로 캐스팅했다. 5그램 스푸너에 연속으로 3마리의 20센티미가 넘는 끄리가 달려들었다. 3그램 스푸너에는 한 번도 반응하지 않았고 플라이 훅에는 여전히 반응하지 않았다.
수온에 따라 다르지만 끄리는 보통 첫해에 10센티미터까지 자라고, 2년 만에 15센티미터, 3년 만에 20센티미터, 4년 만에 28센티미터까지 자란다고 하니 우리가 이날 잡은 끄리는 최소 4년 이상 된 개체들일 것이었다. 올해 4월에 부화한 5센티미터 정도의 끄리 치어들이 보였을 법도 한데 플라이낚시로는 확인하지 못했다.
해지기 직전까지 낚시했지만 결국 이날 나는 한 번의 입질도 받지 못하고 낚시를 마무리했다. 저녁에는 강 바로 옆 숙소에서 간단하게 상을 차려서 가져온 술과 함께 먹었다. 딩형(丁哥)이 면세점에서 고심해서 고른 술이었는데 내가 워낚에 술에 관심이 없다 보니 특이하게 분위기에 어울리는 맛이었다는 기억만 나고 무슨 술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삼각형 병에 숫사슴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 기억나서 검색해보니 글렌피딕(Glenfiddich)이라는 위스키였다. 스코틀랜드에서 만든 술이고 스코틀렌드 게일어로 사슴(Fiddich) 계곡(Glen)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1886년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가족기업(William Grant & Sons Ltd)으로 운용되고 있고 5대손이 현 회장이라고 한다.
그렌피딕 위스키가 싱글몰트 위스키(Single Malt)라고 해서 블렌디드 위스키(Blended)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아보니 싱글몰트 위스키는 보리(Barley, 大麦)를 발아시킨 몰트만을 사용해서 한 증류소에서 만든 것을 의미하고 블렌디드는 보리를 증류하여 만든 여러 증류소의 싱글몰트 위스키와 밀, 옥수수 등을 증류하여 만든 그레인 위스키를 블렌딩하여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싱글몰트는 보리로만 만든 것이고 블렌디드는 여러가지 곡물로 만든 위스키이다. 그밖에는 수많은 차이점들이 있는 듯 하지만 여기까지만 검색하고 넘어간다.
이날 저녁에는 물속에 많은 물고기도 확인했고 내일 새벽에도 3시간 정도의 기회가 있으니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얼큰한 술 기운과 함께 금방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7시에 다시 강가로 내려갔고 어제와 같이 많은 물고기를 확인했지만 플라이낚시에도 루어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스푸너가 떨어지면 방금 전까지 작은 피라미를 쫓던 끄리는 멀리 달아났고 플라이 훅에는 도망가지는 않았지만 반응하지도 않았다. "끄리 플라이낚시가 이렇게 어려웠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날 아침에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아침 10시가 되어서 철수하였다.
한 어종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어야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조금 알 것 같다가도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끄리라는 매력적인 어종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이번 경험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순간 난감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플라이낚시가 더욱 매력적인 지도 모른다. 올해 다시 한번 8월의 홍천강 끄리 플라이낚시를 도전할 기회는 없겠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많은 공부를 하고서 접근할 생각이다. 다음 길을 정했다는 것으로 이번 조행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다. -2026.8.11 Shin Ho Chul "INTO THE 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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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형(勇哥)이 선물해 준 회색 모자와 플라이 훅 내가 회색을 좋아하는 것을 눈여겨 보다가 예전에 만들어 두었던 모자를 찾아 특별히 선물해 주셨다. 다리엔(大连)에서 농어를 잡는데 사용했던 플라이인데 혹시 끄리가 먹을까 해서 캐스팅해 보았는데 끄리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혹시 다음번에는 통할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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