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산천어 플라이피싱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는 흥겨워야 한다는 초심으로 보고 느끼는 것들을 기록하려 했다. 플라이피싱을 시작하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깊은 산중에서 산천어 플라이피싱의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이른 새벽에 출발하면 아침 일찍 산천어가 살고 있는 건강한 계곡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자연을 곁에 둔 우리는 정말 행운아였다고 생각한다. 인위적인 노력에 의해 점점 더 나빠지는 야생을 마주해야 할 때가 있었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여행에서 사람에 의해 훼손된 자연을 대할 때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건강한 야생이 언제까지 그곳에 있을지 모르겠다. 항상 좋아지는 속도보다 나빠지는 속도가 더 빠른 것처럼 느껴진다. 야생을 더욱 야생답게 보존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우리는 깊은 숲속 작은 쓰레기를 주워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많이 아쉽고 수많은 고민을 하였지만 알려짐으로써 보존되기보다는 알려짐으로 가속도를 붙여 파괴되는 경험을 하였기 때문에 가급적 구체적인 장소에 대한 언급은 피할 것이다. 자연은 그 소중함을 알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지켜져야 한다. 산천어 플라이피싱을 다니면서 우리와 같은 공간을 살고 있는 생명들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야생과 좀 더 가까이 살아가고 싶다는 꿈도 찾았다. 나에게 산천어 플라이피싱은 내 마음 속 깊은 곳을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2013년에 우연히 플라이피싱에 대해서 알게 되어 아버지와 함께 플라이피싱에 대해 공부하며 탐색하는 기간을 가졌다. 우리가 처음 어떻게 플라이피싱을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지난 3년간 회사 일만 하며 달려오다가 지쳐 잠시 멈추어 나를 돌아 보고 있었던 시기였다. 어려서부터 물고기 잡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나였지만 사실 언제부터인가 살아있는 미끼를 바늘에 꿰매는 것이 싫어졌고 바늘에 걸려 올라오는 물고기에 대한 미안함의 무게도 감당하기 어려워졌을 때였다. 앞으로 내 인생에 낚시...

자연 속으로

플라이낚시꾼 4명이 강가로 내려선다. 이미 멀리 언덕 위에서 물속에 무리 지어 있는 커다란 물고기 떼를 확인했기에 마음은 한껏 들떠 있었고 발걸음은 기대감에 차 있었다.

나는 공항에서 친구들을 맞이했다. 12시에 착륙하기로 했던 비행기는 기상 악화로 3시간 늦게 도착했다. 꽤 오랜 기간 비가 오지 않아 강과 계곡의 물이 너무 말라 있어서 지난 몇 주 동안 나는 비가 오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봐야 할까? 낚시를 시작하는 날 새벽부터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오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는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내렸다.

도착장 출구 쪽에서 기다리던 나는 각자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걸어 나오는 친구들을 맞이했다. 루루형, 용형은 거의 1년 만에 만나는 거였고 다롱형은 한 달 전까지도 베이징에서 같이 플라이낚시를 다녔었다. 본래는 혼자서 한국의 강과 계곡을 꼼꼼하게 확인할 계획으로 일 년 전부터 계획한 여행이었는데 친구들이 합류하면서 4명이서 함께 하게 되었다. 같은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첫째 날

미리 대여해 놓은 차에 짐을 싣고 출발 할 때 시간은 오후 4시를 가리켰다. 이번 여행을 같이 할 차량은 현대의 5세대 산타페(Santa Fe) 였다(Santa Fe라는 이름은 미국 뉴멕시코의 주도인 샌터 페에서 따왔다고 한다). 잠깐이라도 낚시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혹시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흙탕물이 흐르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안고서 차분하게 가속 페달을 밟았다. 차로 2시간을 달려 오후 6시에 홍천강(洪川江)에 도착했다. 아주 많은 비는 아니지만 하루 종일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강물은 꽤 불어 있었지만 다행히도 아직 맑았고 어두워지기까지 2시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빠르게 웨이더와 우비를 챙겨 입고 강가로 내려섰다.

이번 플라이낚시 여행은 한국의 여러 수계(압록강, 두만강, 대동강, 한강, 금강, 영산강, 섬징강, 낙동강, 동해로 흐르는 하천) 중 한강 수계(汉江水系)와 동해로 흐르는 하천들(流向东海的河流)을 집중적으로 탐색할 계획이다. 

첫 번째로 들어간 장소는 최근 공사로 물을 깊이 파면서 여울이 사라지고 없었다(며칠이 지난 후에 이날 내려간 곳이 내가 생각했던 여울에서 한 개 위의 여울에 잘못 내려 섰다는 것을 알았다).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마을 어부 한 분은 지나가다가 비를 맞으며 웨이더를 입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고서는 강 상류 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 보라고 권하셨다. 그곳에 얕고 빠른 여울이 있어 물고기들이 많이 모인다고 했다. 우리는 우선 내려선 곳에서 시도해 보고 여의치 않으면 빠르게 장소를 변경하기로 했고 마을 어르신의 말이 옮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낚시를 시작한 지 30분도 되지 않아 상류 쪽으로 이동했다. 차로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으로 예전에도 플라이낚시로 큼직한 끄리를 잡았던 곳이었다. 오늘의 목표는 35센티미터가 넘는 끄리(Piscivorous Chub, 马口)였다. 내가 여기서 잡아본 끄리 최대어는 40센티미터로 조심스럽게 기록 경신도 기대하고 있었다.

강가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는 쏘가리(Mandarin Fish, 斑鳜) 산란기 포획 금지 기간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금어기와 관계없이 모든 수역에서 18센티미터 이하의 쏘가리는 포획이 금지되고 있다. 미리 친구들에게 공지했던 내용이었다.

동네 어르신이 추천한 이날의 두 번째 포인트에서 가장 먼저 준비를 마치고 강가로 내려갔던 용형은 얕은 여울에서 금방 50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강준치(Skygager, 翘嘴红鲌)를 걸어냈다. 올해 직접 개발한 유리섬유로 만든 여행용 플라이 로드와 릴, 라인 시스템(QUSVI NEW BEE)을 사용했다. 내가 강가에 도착했을 때 꿀색(Honey Color)의 한껏 휜 로드와 특별 제작한 꿀색의 플라이 라인이 힘차게 강준치의 신란한 바늘털이를 버티고 있었다. 비가 오고 수량이 늘면 댐에 있던 강준치가 여울을 타고 오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멀리 있는 여울까지 올라오는 줄은 몰랐다. 사진 한 장을 남기고 빠르게 놓아 주었다(Catch and Release).

루루형은 다양한 탐색을 위해 루어 낚싯대와 플라이 로드를 같이 가지고 내려왔는데 커다란 은색 스푼을 작은 꺽지(Korean Aucha Perch, 朝鲜少麟鳜) 한 마리가 물고 늘어졌다. 꺽지는 한국 고유종(Korean Endemic Speices, 韩国特有种)으로 이번 플라이낚시 여행의 대상 어종 중에 하나였다. 그렇게 친구들은 처음으로 한국의 꺽지를 만났다.

나는 여울 상류의 수면에서 가끔 작은 피라미가 끄리에게서 도망가기 위해 수면을 뛰어가는 익숙한 장면을 포착했고 가지고 있는 다양한 스트리머 훅으로 꼬드겨 보았지만 끄리는 반응하지 않았다. 이날 아차 싶었던 것은 예전에 이곳에서 끄리를 잡았던 익숙한 훅들을 거의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어디서 온 지나친 자신감인지 최근 베이징에서 무지개송어를 대상으로 검증했던 훅들을 홍천강의 끄리도 물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강 건너편 얕은 여울에서 무언가 큼직한 물고기들이 물이 사방으로 튈 정도로 격렬하게 산란 중이었는데 이때는 이것이 쏘가리나 다른 큰 물고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것이 끄리의 산란이었다고 거의 확신한다.

나는 이날 결국 어떤 물고기도 잡지 못했고 목표했던 끄리도 잡지 못했다. 그래도 많고 다양한 물고기의 존재와 끄리의 먹이 활동을 확인했기에 내일의 낚시가 기대되었다. 내일은 하루 종일 홍천강에서 끄리를 노릴 계획이었다. 유일하게 걱정되는 것은 멈추지 않고 꾸준하게 내리고 있는 비였다. 강물이 너무 많이 불어나 흙탕물이 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랐다.

8시에 해가 산 뒤로 넘어가며 완전히 어두어졌고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서 여울에서 나왔다. 근처에 있는 예전에 자주 들렀던 식당에 들어가 소머리국밥을 한 그릇씩 비웠다. 두 시간 가까이 비를 맞으며 물속에서 서서 캐스팅 하다가 나온터라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너무나 든든했다.

우리가 이날 낚시한 홍천강(洪川江)은 한강 수계(汉江水系)의 3개 중요 수계(북한강, 남한강, 임진강) 중 북한강 수계(北汉江水系)에 포함된다. 우리가 낚시한 곳에서 하류 쪽으로 5개 정도의 여울을 지나면 홍천강은 북한강(北汉江)과 만나 청평호(清平湖)로 들어간다. 북한강은 청평호 아래로 계속 흘러 팔당호(八堂湖)로 들어가며 한강의 3개 중요 수계 중 하나인 남한강(南韩江) 역시 팔당호로 흘러 들어간다. 이 팔당호 아래를 우리는 한강(汉江)이라고 부르며 한국의 수도인 서울을 지나간다.  

우리는 9시 30분에 미리 예약해 두었던 유명산 국립 자연휴양림의 숙소에 도착했다. 차에서 짐을 옮기는 순간에는 꽤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깊은 숲속에 위치한 조용한 숙소였다. 하루 종일 내린 비로 계곡의 불어난 물의 콸콸콸 흐르는 소리가 우리가 누워있던 아늑한 온돌방까지 넘쳐 들어왔다.

친구들은 나에게 많은 깜짝 선물을 전달해 주었는데 천만 다행이도 나도 한국의 전통 낚시인 견지 낚싯대를 준비해 왔고 예상치 않게 선물을 교환하는 시간이 되었다. 김우진 선생님이 만드신 견지 낚싯대로 한 달 전에 미리 주문했었다. 간단한 견지 낚시법을 친구들에게 설명해 주고 앞으로의 여행 동안 기회를 만들어 견지 낚시를 체험해 보기로 했다. 루루형과 다롱형이 직접 가죽을 잘라서 만든 팔지와 용형이 제작한 모자는 여행이 끝난 지금도 잘 사용중이다. 팔지는 단순히 멋의 기능 뿐만 아니라 플라이캐스팅 연습에 사용되는 고리를 탈부착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모자는 내가 좋아하는 회색이었는데 용형은 평소 내 사진을 유심히 보았고 내가 회색을 좋아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하셨다. 나에게는 모두 의미 있는 선물이었다.

우리는 12시까지 씻고 플라이낚시 장비들을 정비하고 금세 다들 이부자리 하나씩을 깔고서 잠이 들었다. 야속하게도 멈출 기색 없는 비 내리는 소리에 내일의 낚시가 걱정되었지만 숲속의 고요하고 상쾌한 분위기는 우리의 긴장되고 지친 정신을 깊고 편안한 어둠 속으로 편안하게 안내했다.

내일은 근처 산천어계곡에서 산천어(Cherry Salmon, 山女鳟)와 갈겨니(Dark Chub, 纵纹鱲)를 잡고 홍천강에서 끄리(Piscivorous Chub, 马口)를 잡을 계획이다.


둘째 날

새벽 5시, 쉴 새 없이 내리는 비 속에서도 열심히 재잘거리는 새들의 소리를 들으며 잠이 깼다. 밤새 많이는 아니지만 꾸준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행히도 일기 예보에서는 비가 서서히 그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흑룡강플라이낚시협회(黑龙江飞钓联盟)에서 만들어 실험하고 있는 붙이는 큼직한 문신을 팔에 잘 보이도록 하나씩 붙였다(지금 생각해 보니 나는 여행 동안 사람들이 우리에게 유난히 친절하다고 느꼈는데 혹시 이 문신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전 7시에 근처의 산천어계곡에서 산천어 플라이낚시를 시작했다. 상류 쪽에서 새벽부터 길 공사를 시작해서 어쩔 수 없이 하류의 식당 사장님께 주차비를 드리고 주차하고서 상류 쪽으로 플라이낚시를 시작했다. 아침 식사를 하시던 식당 사장님은 최근에 산천어가 많아졌다고 하셨는데 힘은 되었지만 왠지 희망 고문일 것 같은 느낌을 저버릴 수 없었다(그리고 느낌은 거의 잘 틀리지 않는다). 

물이 꽤 많이 불어 있었지만 낚시할 만 하다고 느꼈다. 몇 년 전 동네 사람들이 장어를 잡으면서 산천어도 같이 잡아먹어서 산천어가 거의 다 사라지고 갈겨니가 최상류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리고 무엇보다 멋진 계곡의 모습이 그리워서 들른 곳이었다.

결과는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4명이서 4시간 정도 열심히 탐색하였지만 산천어는 잡지 못했고 갈겨니를 몇 마리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산천어로 추측되는 훅을 쫓아오는 커다란 물고기를 확인했기에 완전히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나는 큼직한 버들치(柳根) 한 마리를 걸었다가 놓쳤다. 

다롱형이 상류 쪽으로 플라이 캐스팅을 하는 동안 나는 뜰채에 촘촘한 그물망을 덮어 채뜨기(Seining)를 했다. 어떤 수서곤충들이 있을지 궁금했다. 가끔 큼직한 강도래 유충(Stonefly Larva)이 나왔고 생각보다 수서곤충의 수량이나 종류가 적다고 느꼈다. 작은 버들치 치어도 잡혔고 돌 밑에는 크고 작은 다슬기가 많았다. 

이날 아침 작고 검은색의 날도래 성충(멧바수염날도래 혹은 수염치레날도래)이 유독 많이 날아다녀 눈에 띄었다. 물가 작은 돌 아래를 유심히 살폈지만 이상하게도 날도래 유충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이틀 동안 내린 비로 물이 갑자기 불어났을 것이니 계곡 가운데에 있는 돌 밑을 확인했어야 했다.

약속한 11시에 우리는 차를 주차해 둔 곳에서 집합했다. 차로 30분 가까이 이동해야 하고 빠르게 오후의 끄리 낚시를 시작하기 위해서 나는 홍천강 근처의 식당에 토종 닭백숙을 미리 주문했다. 식당에 도착했을 때 사장님은 매콤한 토종 닭볶음탕을 준비해두고 계셨다. 혹시 다른 분이 주문한 것을 아닐까 하여 여러 번 물었지만 사장님은 분명 우리가 주문한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예상치 않게 닭볶음탕을 맛있게 먹었다. 4명이서 간신히 다 먹었을 정도로 양도 많았고 맛도 있었다. 감자가 특히 맛있었고 모두 공기밥을 두 그릇씩 비웠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은 우리는 빠르게 움직였다. 식당 앞에 홍천강과 연결된 작은 지류가 있었는데 나는 멀리서 어떤 큼직한 물고기의 먹이 활동을 확인하였고 용형은 우리가 웨이더를 갈아입을 동안 빠르게 강가로 내려가서 몇 번의 캐스팅을 하고 돌아왔다. 우리는 차를 타고서 5분 정도 이동해서 어제 저녁에 강준치와 꺽지를 잡았던 여울에 도착했다. 어제보다 물은 많이 불어나 있었고 강 건너편에는 이미 흙탕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제와는 완전히 달라진 환경과 분위기였다.

다롱형은 자주 사용하는 검은색의 작은 물잠자리 유충 훅(豆娘)을 사용해서 31센티미터의 끄리 한 마리를 잡았고 더 이상 입질은 없었다. 우리는 상류 쪽으로 이동해서 다음 여울을 탐색했는데 커다란 잉어가 가끔 수면 위로 올라와 무언가를 삼키고 있었고 끄리의 먹이 활동은 보이지 않았다.

다롱형은 같은 방법으로 25센티미터의 끄리를 한 마리 더 잡았고 우리는 가장 하류쪽 여울로 이동해서 탐색을 이어갔다. 물이 너무 불어나 있었고 물고기들은 어딘가로 대피 한 듯이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오후 늦게는 다시 아침에 들어갔던 여울로 이동해서 탐색을 이어갔다. 나는 저녁 운전을 위해 차에 남어서 먼저 웨이더를 벗고 잠깐 눈을 붙였다. 30분 쯤 후에 친구들이 차로 돌아왔고 다롱형이 작은 끄리 한 마리를 추가한 것이 끝이었다고 했다. 

정리를 끝내고 출발할 때는 8시 반이었고 주변의 식당들은 보통 7시 전에 모두 영업을 마쳤기에 우리는 편의점에 들어가 저녁 먹을거리를 샀다. 춘천의 용화산 국립 자연휴양림에 10시 전에 도착해야 했기에 나는 열심히 운전했고 30분 전에 여유 있게 도착했다. 하루 종일 이동하고 비를 맞으며 낚시했고 목표했던 산천어도 35센티미터를 넘는 끄리도 잡지 못했기에 우리의 몸과 마음은 많이 지쳐있었다.

일찍 점심을 먹고 하루 종일 낚시한다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 우리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편의점에서 산 먹거리들을 커다란 책상에 하나씩 편치고 컵라면을 끓일 물을 끓였다. 친구들이 면세점에서 사 온 술들을 꺼내고 내가 집에서 가져온 도라지 술도 꺼냈다. 우리는 라면 물을 붓는 것을 시작으로 허겁 지겁 책상 위의 것들을 술과 함께 흡입했다. 책상 위의 거의 모든 음식이 깨끗하게 사라진 후에야 우리는 한시름 놓았다. 우리는 어제와 같이 커다란 거실에 이부자리를 하나씩 깔고 자리를 잡고 누웠다.

내일은 소양강(邵阳江)에서 거대한 브라운송어(Bown Trout, 褐鳟)를 플라이낚시로 꼬드겨 볼 계획이다. 나는 본래 브라운송어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친구들의 강한 호기심으로 추가된 일정이었다. 사전에 조사를 많이 했지만 어떤 훅을 사용하는지 등의 정보가 부족했고 경험이 없었기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은 없었다.


셋째 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어제 먹은 그릇들을 씻어 정리하고서 짐 정리를 했다. 7시 30분에 숙소를 나섰다. 관리소에 방 키를 반납하고 분리수거한 쓰레기를 버렸다.

하류 쪽으로 이동하며 휴양림이 끝나는 경계점부터 낚시할 곳을 찾았고 아침 일찍 농사일을 하고 철수하시는 동네 어르신의 도움으로 적당한 곳을 찾아 내려갔다. 평소에는 물이 거의 없는 곳인데 이틀 동안 내린 비로 계곡물은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고 멀리서 내려다보니 크고 작은 갈겨니(Dark Chub, 纵纹鱲)들이 무리 지어 헤엄치고 있었다.

잠이 아직 깨지 않은 듯한 나는 낚싯대를 펴지 않고 돌아다니며 다른 친구들의 낚시와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다롱형은 곧 큼직한 수컷 갈겨니를 몇 마리 잡아냈다. 역시나 거의 만능 훅은 검은색 물잠자리 유충(豆娘) 훅이었다. 상류로 이동한 루루형을 따라 가며 사진을 찍던 나는 첫 캐스팅에 뭔가 큼직한 녀석이 루루형의 드라이 훅을 수면까지 올라와 덥치는 것을 보고서 깜짝 놀랐는데 아쉽게도 후킹 되지 않았다. 시원한 나무 그늘에 덥힌 멋진 계류에서 2시간 정도 낚시하고는 본래 목표했던 소양강의 첫 번째 브라운송어(Bown Trout, 褐鳟) 포인트인 소양3교로 이동했다.

소양강(邵阳江)도 홍천강(洪川江)고 함께 한강 수계(汉江水系)의 중요한 수계(북한강, 남한강, 임진강) 중 하나인 북한강 수계(北汉江水系)에 포함된다. 우리가 브라운 송어 플라이낚시를 시도한 소양강 하류 쪽으로는 의암호(의암댐)가 있고(동북쪽에서 흘러 내려오던 북한강도 의암호로 흘러 들어간다) 상류로는 소양호(소양강댐)가 있다. 그래서 브라운 송어 플라이낚시는 주로 소양강댐의 방류에 영향을 받지만 실제로 소양강댐 아래의 소양강의 수심은 의암댐의 방류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 듯했다.  

20분 정도 운정하여 도착한 첫번째 포인트에서 우리는 뜻밖에도 너무나 쉽게 브라운 송어의 존재를 확인 하였다. 70센티미터가 훌쩍 넘어보이는 커다란 브라운 송어 3마리가 빠른 여울 위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요즘은 비가 오지 않아 소양댐에서 크게 방류를 하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방류한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방류하기전 수온은 12도 였고 방류 후 수면이 높아지면서 수온은 11도까지 떨어지는 것을 확인 했다.

2시간 정도 플라이낚시를 시도 했지만 결국 브라운송어를 잡지 못했다. 11시 반에 조금 일찍 점심을 먹었다. 강변에 있는 꽤 근사한 식당에서 푸짐한 한 상 차림을 받아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점시을 먹고 우리는 상류쪽으로 이동하며 미리 확인 했던 두번 째, 세번 째 포인트까지 확인했다. 가장 상류 포인트인 세월교(예전에 있었는데 지금은 새로운 다리가 세워지고 부서버려 흔적만 남아 있었다) 아래에서 혼자서 30분정도 플라이낚시를 시도 했는데 어떤 물고기의 움직임도 확인하지 못했다. 다른 친구들은 점심 식사 후 쏟아지는 졸음에 그늘에 차를 세워두고서 단잠을 잤다. 댐에서 너무 까까워 물이 차서 그런지 작은 송사리 한 마리 보지 못했다. 세월교 상류 쪽으로는 상수도 보호구역이어서 하류 쪽으로만 낚시가 가능했다.

우리는 근처에 있는 커피숍(사장님은 17년 동안 커피만 만들고 있다고 하셨다) 마당의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커피와 과일 주수를 마시며 한 시간 정도 쉬었다. 몇 년 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았는데 너무 궁금해서 친구가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맛보았는데 오랜만에 맛보는 커피여서 그런지 너무 맛있었다.

오후 3시에 다시 브라운송어 플라이낚시를 위해 두 번째 포인트로 이동했다. 3시 반에 도착해서 장비를 챙기는데 방류를 한다며 물에서 나오라는 방송이 흘러 나왔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강 건너편에 눈여겨 두었던 포인트 확인을 위해 이동했고 이번에 둘러본 포인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낚시를 시작한지 3일 째인데 놀랍게도 나는 버들치 한 마리 잡은 것이 다였다.

강가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우리는 4시 반에 계획을 변경해서 우선 브라운송어를 건너 뛰기로 했다. 방류 후에 언제 물이 불어나는지 언제 다시 강에 들어갈 수 있는지 정보가 전혀 있지 않았다. 한강 수역 방수량 관리소에 전화를 해서 문의를 했지만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당일은 새벽까지 방류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현지 인들은 퇴근 시간이 끝나면 방류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춘천을 나와서 인제쪽으로 향했다. 저녁에 인제 방태산 국린 자연휴양림에 숙박을 예약해 두었기에 근처에 가서 낚시하다가 조금 일찍 숙소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인제 북천(北川)은 이틀 동안 내린 비로 물이 많이 불어나 있었다. 물고기들은 강 가운데 바닥에 붙어 있었다. 강 가장자리에 돌을 들추어도 하루살이나 날도래 유충을 볼 수 없었는데 갑자기 불어난 수량으로 수서 곤충들이 아직 강 가장자리로 이동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 물고기들이 강 가운데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나는 최대한 강 가운데로 접근해서 유로 님핑으로 강 가운데 바닥을 노려 예쁘게 혼인색이 오른 갈겨니 몇 마리를 잡았고 그럴 듯한 곳에서 계속 큼직한 입질은 받았지만 거의 잡아내지 못했다. 인제 북천에는 보호 어종인 열목어와 어름치가 있어서 혹시 잡게 되어도 빠르게 방생해야 한다고 강조 했었는데 지나친 걱정이었다. 꺽지도 많은 곳인데 이날 꺽지 얼굴도 보지 못했다.

8시가 거의 다 되어서 날이 어두어지기 시작해서야 우리는 물에서 나왔다. 용대리 대부분의 식당은 6시 전에 문을 닫는 다는 것을 몰랐고 식당을 찾아 해매던 중 유일하게 불이 켜진 식당을 찾았들어갔다. 사장님은 내일부터 진행되는 황태 축제 준비를 위해 우연히 밥늦게까지 작업 중이었다. 그래서 어렵게 황태정식 2개와 더덕구이 정식 2개를 시켜서 먹었다. 공기밥도 딱 네 그릇만 남아있었다.

이날 오후 늦게 낚시한 인제 북천(北川)은 우리가 오전에 브라운 송어를 낚시한 소양강의 거의 최상류에 위치한 큰 지류이다. 저녁에 숙박을 정한 인제 방태산 국립 자연휴양림은 우리가 낚시한 곳에서 다시 하류 쪽으로 이동해서 소양강의 또 다른 큰 지류인 내린천(内麟川)의 상류에 있었다.  내린천이라는 이름은 계곡 최상류 홍천군 내면(内面)이라는 지명의 "내(内)"와 하류 인제군 기린면(麒麟面)의 "린(麟)"을 합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제 방태산 국립 자연휴양림은 생각보다 용대리에서 거리가 있어서 한시간 반 거리였다. 우리는 8시 반에 출발했고 아슬아슬하게 9시 58분에 도착했다.

국립 자연 휴양림의 숙박이나 야영 시설은 숲나들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는데 너무나 깨끗하게 잘 운용되고 있었고 멋진 숲속에 위치했지만 낚시하는 장소와 거리가 꽤 많이 떨어져 있어서 늦은 저녁 도착해서 새벽같이 나오는 우리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이번 조행에서는 낚시 장소와 가까운 곳에 숙박을 정하기로 했다. 보통 8시 해질 때까지 낚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다시 숙박 장소까지 한 시간 넘게 이동하기에는 꽤 부담이 되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나와 다롱형은 내일 산천어 플라이낚시에 사용할 플라이 훅을 조금 만들었다.

우리가 묶은 방은 휠체어가 필요한 사람을 배려한 방이었고 침대있는 방이 따라 하나가 있었다. 왕형이 침대에서 자는 것으로 결정났고 우리는 기존과 같이 거실에서 이부자리를 하나씩 펴고 누웠다.

도착한 날까지 포함해서 3일째인데 아직 충분한 물고기를 보지 못했다. 이틀 동안 내린 비의 영향이 컸다. 어쨌든 둘러봐야 할 강과 계곡들이 많이 남아 있었기에 멈추지 않고 부지런히 계획대로 앞으로 전진할 계획이었다. 내일은 고성 북천으로 넘어가 산천어 플라이낚시를 할 계획이었다. 큼직한 갈겨니도 많은 계곡이니 꽤 재미있는 낚시를 기대했다.


넷째 날

계곡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국립 방태산 자연 휴양림에서 오전 5시에 기상했다. 어제 일찍 잠을 청했던 용형은 일어나자마자 산천어 플라이낚시에 사용할 커다란 메뚜기 훅을 8개 만들어서 한 사람당 2개씩 나누어 주었다.

오전에 내린천(内麟川)에서 잠깐 플라이낚시를 하고서 인제 용대리로 이동했다. 내린천 지류에서 낚시하던 다롱형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바위에 무릎을 부딪혔고 다행이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멍이 들었다. 위험했다.

인제 용대리 방향(인제 북천)으로 한 시간 반을 운전했다. 생각보다 가깝지 않은 거리였다. 며칠 동안 아침을 먹지 않았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소시지를 하나씩 먹었다. 루루형은 여느 때와 같이 커피를 마셨다.

인제 용대리로 이동하는 길에 내가 좋아하는 신천어계곡(소양강 최상류의 작은 지류)에 들렀다. 친구들을 각각 300미터 정도의 구간을 나누어 내려 주었다. 공략 방법을 간략하게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서 나는 차에서 쉬었다. 산천어 한 마리씩 잡는 것이 목표였고 나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숙제라고 생각했다. 용형과 다롱형은 두 마리, 루루형은 한 마리를 잡아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사실 어떤 이들은 이곳의 산천어 플라이낚시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고 평가하는 곳이라서 나름 만족스로운 결과였다. 본래 1시간 정도를 예상했지만 이러한 깊은 산속 계곡에서의 산천어 플라이낚시가 익숙하지 않아 실제로는 2시간이 조금 더 소요 되었다. 차에서 쉬면서 혹시 30센티미터를 넘는 산천어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기도 했다.

계곡 최상류에 위치한 이 산천어 계곡은 그 많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바위들은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분명 산천어들도 그곳에 있을 것이었다. 계곡에 내려가지 않아도 친구들이 여러 다양한 포인트에서 플라이 훅을 캐스팅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점심에 인제 용대리에 도착해서 황태국을 먹고서 바로 옆에서 열리는 황태 축제를 구경했다. 감사하게도 식당 사장님께서 주신 후시딘을 다롱형 무릅에 발랐다.

황태축제에는 요즘 잘나가는 트로트 가수 4명(박지후, 장하온, 마이진, 백도이)이 초청되어 신나는 노래를 불렀고 축제장에서는 여러 향토 먹을거리를 팔았다. 우리는 가수들의 무대를 즐겁게 관람하고 이것저것 군것질거리를 좀 사면서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근처 계곡에서 7시가까지 낚시하고서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서 어제 저녁 식당 사장님이 소개해주신 백담계곡 옆의 펜션에 도착했다. 배가 고팠던 우리는 빠르게 상을 차렸고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다섯째 날

루루형의 목이 아프다는 소리에 모두 잠에서 깼다. 새벽 6시였다. 평소 4시에 기상했던 것에 비하면 충분히 잤다. 며칠간의 강행군에 너무나도 피곤했기에 너무나도 달콤한 저녁이었다.

아침으로 어제 산 계란을 삶고 소고기 국을 끓였다. 이날 이렇게라도 간단하게 챙겨먹은 것이 오전내내 든든해서 덜 지치는 듯 했다.

새벽에 인제에서 고성으로 넘어가며 고성 북천 최상류부터 여러 포인트에 들어가 낚시를 시도 했지만 산천어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친구들이 낚시하는 동안 강가 커피숍에서 친구들과 마실 음료수를 주문하던 중 카페 사장님에게서 최근 다큐멘터리 제작 팀이 근처에 있는 폭포에 대형 산천어를 촬영하러 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에 혼자서 여행하면서 지나갔던 적이 있던 곳이었다. 나는 친구들을 불러 음료수를 마시고 지체없이 상류쪽 폭포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산길을 꽤 걸어 들어가야 했는데 그 길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자연휴양림을 확인 했고 우연히 마주친 그곳 담당자로부터 6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웅장한 폭포 앞에 도착했다. 용형은 제일 먼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그 웅장한 풍경을 즐겼다. 그리고 우리는 빠르게 플라이 로드를 조립해서 아찔한 절벽 옆에서 낚시를 시도했다. 하지만 산천어나 다른 어떤 물고기도 잡지 못했다. 하류 쪽으로 꽤 먼 거리를 확인했지만 이상하게도 본류에는 아주 작은 치어들이 가끔 수천 마리가 때지어 있을 뿐 큼직한 물고기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작은 지류에 큼직한 갈겨니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그 궁금증은 한참 후에 완전히 풀렸다.

우리는 이번 여행의 중요 대상어종인 산란철 황어를 위해서 산천어의 미련을 접고 이동했다. 여러 사람에게 문의했을 때 4월 초에 시작한 황어의 산란은 5월 중순 정도 전에 완전히 끝났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관련 영상도 올라오지 않았다. 예전에 몇 번 들렀던 짜장면 집에 들렀는데 사장님이 그대로 셨다. 짜장면 재료가 마침 다 떨어져서 우리는 짬뽕 4그릇과 탕수육 중자를 시켰다. 탕수육이 먼저 나왔는데 양이 너무 많았고 무엇보다 맛있었다. 배가 고팠던 우리는 빠르게 탕수육을 먹어치웠다. 그리고 어느 정도 배가 부른 상태에서 커다란 짬뽕이 나왔다. 왠지 다 못 먹을 것 같았지만 우리는 모두 짬뽕을 깨끗하게 비웠다. 사장님은 큰 콜라 한 개를 서비스로 주셨다.

옆에 앉아 식사를 하시던 한 아저씨를 식당 사장님은 현지에서 유명한 낚시꾼이라고 소개하셨는데 우리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폭포 밑의 산천어는 예민해서 인기척을 느끼면 하류 쪽으로 도망갔다가 조용해지면 다시 올라온다고 했다. 얼마 전에 70센티미터가 넘는 산천어를 두 마리 잡은 적이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올해 북천에는 황어가 올라오지 않았고 남쪽으로 이동해 보라고 했다. 아직 산란이 끝나지 않은 황어들이 있다고 하셨다.

나는 속으로 50퍼센트만 믿기로 했다. 그리고 본래 계획한 대로 일정을 진행했고 지금까지는 꽤 정확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혹시 모를 가능성은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번 검증하기로 마음 먹었다. 과장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이 있었다(70센티미터 산천어라면 바다에서 올라온 송어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본래 계획했던 장소(현지 분이 황어가 없다고 했었던 장소)에서 엄청난 수량의 황어(Big Scaled Redfin, 滩头鱼) 때를 확인했다. 플라이낚시꾼 4명이 강가로 내려섰다. 이미 멀리 언덕 위에서 물속에 무리 지어 있는 커다란 물고기 떼를 확인했기에 마음은 한껏 들떠 있었고 발걸음은 기대감에 차 있었다. 가끔 수면위로 튀어 올라 먹이 활동을 하는 것 처럼 보였는데 촘촘한 그물로 수면을 아무리 떠보아도(채뜨기, Seinig) 수면에 떠내려오는 수서 곤충은 보이지 않았고 가끔 풀 씨 같은 것들이 흘러내려오고 있었다. 혹시 황어들이 그러한 풀씨를 삼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 몇 시간 동안 굉장히 다양한 훅을 시도했지만 우리는 황어 때를 눈 앞에 두고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결국은 유로 님핑으로 해결 했다. 여울을 올라가던 황어들이 항상 큰 바위 뒤에 움푹 페인 곳에서 머물렀는데 12번 크기의 지그 훅에 4밀리미터 텅스텐 비드를 달아서 흰색 캐디스 유충을 모방해 만든 "지그 님프 007(Jig Nymph 007)"을 가장 깊은 곳에 흘렸을 때 황어의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첫 황어는 입술 근처에 후킹 되었는데 분명 훅을 쫓아와서 물었다는 느낌이 있었고 그 후로는 여러 님프 훅으로 제대로 황어를 걸 수 있었다. 아쉽게도 스토막펌핑(Stomach Pumping) 도구를 챙겨오지 않았다. 우리는 이날 해지기 직전 님프 훅으로 몇 마리의 황어를 더 잡았고 내일 오전에 다시 한번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고조되는 순간에 접근했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본래는 저녁에 다시 춘천의 소양강(邵阳江)으로 이동해 브라운 송어를 노려볼 계획이었지만 우리의 계획은 완전히 변경되었다. 내일 오전에 다시 한번 황어 플라이낚시를 시도할 계획이었다. 본래 이틀 후에 먼저 복귀 계획이었던 용형이 비행기표를 우리와 같은 날로 변경한 순간이기도 했다.

8시에 해가 지고 우리는 바닷가 방파제 밤 플라이낚시를 염두에 두어 항구 근처에 숙소를 잡고 이동하였다. 우리는 숙소로 가는 길에 시내에 잠깐 차를 세우고 저녁으로 치맥(Chicken & Beer)을 먹었다.

숙소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민물과 만나는 얕은 바다에서 투망으로 5미터 정도 거리를 던져서 커다란 미터급 동갈치(Neddlefish, 颌针鱼)와 전어(Dotted Gizzard Shad,斑鰶)를 잡는 분들을 발견했다. 친구들은 플라이 로드를 꺼내들고 바닷가에서 캐스팅했지만 이날 저녁 동갈치의 입질을 받지는 못했다. 구경꾼들이 많아 캐스팅 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는 투망하시는 분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작은 복어와 가자미와 감성돔도 간혹 투망에 잡혀 나왔다. 후에 이때를 회상하면서 전어를 모방한 크고 납작한 이피 미노우(EP Minnow)나 작은 소형 크레이지 찰리 훅(Crazy Charlie)을 사용하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저녁에 낚시하는 곳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아 놓으니 편했다. 앞으로는 다음 일정을 욕심내서 미리 이동하기보다는 당일 저녁 가까운 곳에서 숙박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짜야겠다고 결심했다. 우리는 11시가 넘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저녁 방파제 플라이낚시는 건너 뛰었다. 내일 오전에 한 번 더 황어 플라이낚시를 시도하고 오후에는 남쪽으로 이동하며 산천어 플라이낚시를 시도할 계획이었다. 초도항 근처의 펜션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내일 황어 플라이낚시에 대한 기대감에 잠이 안 오면 어쩌나 잠깐 걱정했는데 지나친 걱정이었다. 


여섯째 날

새벽 5시에 알람을 맞추고 일어났다. 짐을 정리하고 아침으로 컵라면 하나씩 끓여 먹고 나니 7시이다. 오늘 오전에는 어제에 이어서 황어 플라이낚시에 집중할 계획이다. 어제 철수 직전에야 어떻게 잡아야 할지 조금 감을 잡았고 오늘은 어제의 경험이 있었기에 자신 있었다. 평생 언제 이런 기회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항상(특히 플라이낚시를 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해서 그 순간에 몰입해야 후회가 없다. 

8시쯤 어제의 황어 포인트에 도착했고 황어들은 경계심 없이 림프 훅을 물고 늘어졌다. 다른 훅에는 관심이 없었다. 가끔 수면에 올라와서 무언가를 삼키는데 어째서인지 아무리 작은 드라이 훅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스토막펌핑 도구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많이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오전에 편의점에 들러 혹시나 스포이드를 구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역시나였다. 

황어를 충분히 잡고 나서는 다롱형과 함께 견지대 하나를 꺼내서 빠른 여울에 님프 훅(Jig Nymph 007)을 흘려서 황어 두 마리를 걸어 보았다. 견지대의 줄을 어떻게 푸는지, 견지대에서 어떻게 드렉이 적용되는지 경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크고 작은 은어(Sweetfish, 香鱼)들이 상류로 이동하고 있었다. 분명 작년 가을에 부화해서 같이 바다로 갔다가 같이 바다에서 올라왔을 것인데 개체마다 크기 차이가 꽤 많이 났다. 작은 것은 7센티미터 정도였고 큰 것은 거의 15센티미터 정도 되는 듯했다. 

어도가 아닌 잘못된 곳으로 방향을 잡은 은어들은 어도 옆의 높은 폭포를 올라가려고 끊임없이 뜀박질했지만 절대 올라갈 수 없는 높이였다. 옆에 앉아서 한참을 관찰하다가 문득 우리의 인생과 많이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올바른 방향을 알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12시쯤에 모두들 더 이상 황어를 잡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물에서 나왔다. 전통 시장에서 오징어회와 멍개회를 조금 사고 수제비와 같이 먹었다. 비싸기만 하고 맛은 별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는 어제 저녁 투망으로 동갈치와 전어를 잡는 것을 보았던 곳에 들러서 잠깐 동갈치 바다 플라이낚시를 했다. 나는 호떡 하나 먹고 차에서 한 숨 자며 기다렸다. 동갈치는 보았지만 입질은 받지 못했다고 했다. 투망에는 낮에도 동갈치와 전어가 잡혀 나오고 있었고 저녁 보다는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우리는 내가 처음으로 산천어를 잡았던 계곡으로 이동해서 해 질 때까지 산천어 플라이낚시를 했다. 혼인색으로 물든 갈겨니 몇 마리와 꺽지를 잡았지만 산천어는 잡지 못했다. 이상했다. 항상 큼직한 산천어를 보았던 곳으로 어쩌면 30센티미터가 넘는 산천어도 노려볼 수 있겠다고 기대하며 들른 곳인데 예상과 전혀 달랐다.

작년(2025년)에 커다란 산천어를 많이 보았다는 어제 만나 수중 촬영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참고해서 저녁에는 조금 무리해서 남쪽으로 차를 2시간 반을 운전해서 이동하려 했는데 그 계곡의 펜션 사장님은 작년에 큰 홍수로 산천어들이 다 쓸려 내려갔다고 했다(고성 북천의 현지 분도 같은 이야기를 했었다). 어쩌면 요 며칠 우리가 동쪽으로 흐르는 계곡에서 산천어를 한 마리도 확인하지 못한 것이 작년 홍수의 영향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남쪽으로 이동하며 산천어 플라이낚시를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을 수 있었다. 우리는 다시 계획을 수정해서 춘천으로 돌아가 브라운 송어 플라이낚시를 하고 홍천강으로 돌아가 끄리 플라이낚시를 좀 더 집중해서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저녁에는 간성 뒷골목의 작은 식당에서 떡갈비를 먹었다. 다들 소주에 맥주를 곁들였고 나는 환타 한 병을 마셨다. 큼직한 고기와 김치를 넣고 자글자글 끓인 김치찌개, 오돌 살을 넣고 버무린 주먹밥도 특별히 맛있었다. 떡갈비는 초벌구이 해서 나왔는데 양념과 양념 아닌 것이 있었다. 다들 양념이 더 맛있다고 해서 양념 갈비를 2인분 더 주문해서 먹었다.

식당 앞 편의점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거리를 사고 용형의 웨이딩 신발 끈이 끊어져서 다이소에 들러 임시로 사용할 전선 묶는 끈을 샀다. 다이소에 가는 길에 옛날 통닭집에서 통닭 튀기는 냄새가 났는데 방금 전까지 배가 불렀던 우리는 참지 못하고 통닭 한 마리를 더 샀다. 거의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아 유난히 밝은 통닭집 유리에는 방금 우화 한 이름 모를 작은 하루살이들이 붙어 있었다. 

영서의 계곡으로 넘어가는 길 우리는 황어들이 저녁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잠깐 차를 돌려 황어 포인트에 다시 들렀다. 용형이 헤드라이트를 가지고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고 얕은 곳에서 쉬고 있던 커다란 황어들은 손으로 집어 들 수 있을 만큼 얌전했다.

저녁 12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인제의 산천어계곡 옆 숙소에 도착했고 짐을 풀고 정리하고 나니 새벽 1시가 넘었다. 영서의 계곡(서해로 흘러 들어가는 강과 지류)에는 본래 산천어가 서식하지 않지만 오래전에 누군가 이곳에 산천어를 풀어주었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이 계곡에서 매년 번식을 하면서 그들의 존재를 이어오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바닥에 머리가 닿자마다 잠들었다.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 산란철 황어 플라이낚시를 할 수 있는 기간은 거의 두 달로 봐야 할 것 같다. 4월 초부터 5월 말까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며 실제로는 꽤 긴 기간 산란철 황어 플라이낚시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곱째 날

새벽에 용형이 낚시하러 나가는 소리를 얼핏 들은 듯한데 나는 금세 다시 깊이 잠들었다. 아침 7시 59분이 되어서야 잠에서 깼다. 나는 굉장히 깊이 잠들었다. 이곳에 와서 이렇게 늦게까지 잠을 잔 것은 처음이었다. 보통은 해가 뜨자마자 계곡으로 내려가 산천어 플라이낚시를 했었다.

9시에 용형이 돌아왔는데 뜻밖에도 산천어를 한 마리도 못 잡았다고 했다. 어제까지가 휴일이었기에 어쩌면 계곡에 많은 사람들이 내려가서 놀았을 가능성이 있었다. 아침을 챙겨 먹고 나니 10시. 짐을 챙기고 차에 탄 시간이 10시를 넘겼다.

우리는 하류부터 200미터 씩 구역을 나누어 한시간 반씩 낚시하고 12시에 길로 나와 기다리기로 했다. 루루형이 내리고 가장 긴 구간에 용형이 내리고 마지막에 나와 다롱형이 내렸다. 우리는 차에서 20미터 정도 길을 따라 하류로 걸어 계곡으로 내려가 낚시를 시작했다. 둘이서 번갈아가면서 일정 구역을 탐색했다. 꼼꼼하게 탐색한다고 노력했는데 딱 놓쳤던 곳에서 커다란 산천어 한 마리가 튀어나갔다. 다롱형도 그렇게 산천어 한 마리를 놓쳤다. 한시간 반은 정말 감쪽같이 지나갔다.

루루형과 용형과 약속한 시간이 되어 길 위로 올라오니 당혹스럽게도 바로 차가 보여 깜짝 놀랐다. 둘이서 한 시간 반 동안 20미터를 탐색한 것이다. 나는 비록 산천어는 잡지 못했지만 너무나 좋아하는 계곡이고 좋아하는 플라이낚시 방식이라서 충분히 즐거웠다.

우리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며 길에서 용형과 루루형을 태워서 바로 춘천으로 향했다. 소양강 브라운 송어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모두들 산천어를 잡지 못했다.

가는 길에 길가에서 참외를 팔고 있어서 조금 사려고 길 옆에 차를 세웠다. 사장님이 마침 낚시꾼이셨다. 소양강 양식장 식당 저녁 사료 주는 시간에 하류에서 기다리면 작은 고기들이 몰리고 그 작은 물고기를 먹기 위해 큰 고기들이 몰린다고 했다. 가는 길에 낚시방에 들려 꼭 떡밥을 사서 뿌려가며 하라고 당부했다(이 말을 듣지 않은 것이 지금도 미련이 남는다). 오늘은 4시부터 5시까지 방류하고 퇴근 시간 이후에는 방류하지 않는다고 알려주셨다.

2시에 소양강 양식장 식당에 도착해서 송어회와 송어튀김에 매운탕을 먹었다. 사장님께 여쭈니 하루 세 번 사료를 주고 저녁에는 4시에 준다고 하셨다. 당일 실제로 관찰하기로는 5시가 넘어서 사료를 주었다.

우리는 양식장 주변을 미리 탐색하고 쉬면서 댐 방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4시부터 방류인데 댐에서 6킬로미터 하류에 있던 우리가 있던 곳은 5시가 되어서야 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물고기들은 좀 더 빨리 변화를 느끼고 상류로 이동하는 것을 관찰했다.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고서 수량은 빠르게 불어났다. 

5시에 양식장 추수구와 본류가 만나는 곳에서 브라운송어로 추측되는 커다란 물고기들이 작은 물고기를 쫓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굉장히 짧은 시간으로 대략 10분 정도 였다.

문제는 5시부터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서 본류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물에서 나와 물이 줄어들기를 기다렸다. 방류 후 한 시간 후에 물이 불어나기 시작했으니 방류가 멈춘 5시에서 한 시간 후인 6시 정도면 물이 줄기 시작할 것이라고 추측했고 우리의 추측은 맞았다.

6시 반이되니 물이 줄어든게 확실하게 보여 우리는 송어양식장 출수구와 소양강 본류가 만나는 곳으로 들어갔다. 큰 물고기의 움직임이 보였지만 어떤 훅도 물지 않았다. 얕은 여울에는 커다란 누치로 추측되는 물고기가 머리를 박고 뭔가를 먹고 있었다. 꼬리 지느러미가 물 밖으로 나왔다.

8시에 완전히 어두워지고서도 9시까지 그 자리에서 낚시했고 가까이까지 다가와 때지 어 다니는 브라운 송어를 여러 번 보았지만 어떤 훅도 물지 않았다. 우리는 2킬로미터 하류로 이동했고 다롱형의 커다란 드라이 훅에 한 번 반응하고 다른 훅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우리는 저녁 10시에 다시 포인트를 이동했고 여울 아래에 여섯 마리의 70세티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거대한 브라운송어들이 무릎 정도 되는 수심에서 열심히 뭔가를 삼키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안에서 가까이 붙어 있었고 후래시를 비추면 잠시 멀어졌다가 금방 다시 본래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브라운 송어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어떤 훅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저녁에는 브라운 송어가 연안 가까이 붙으니 유로님핑으로 시도해 볼 수도 있었을 것인데 당시에는 너무 피곤해서인지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근처에 있는 펜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2시가 거의 다 되었다. 우리는 저녁도 먹지 않았기에 트렁크에 남아 있는 술과 먹을 것들을 챙켜 부랴부랴 상을 차리고 허기를 채웠다. 새벽부터 움직였고 하루종일 낚시했기에 보통 피곤한게 아니었다. 나는 금방 이부자리를 펴고 잠들었다.


여덟째 날

아침에 눈을 떳을 때는 이미 8시가 넘었다. 소양강 하류쪽 포인트에 들러 브라운 송어를 다시 한번 시도하고 홍천강(洪川江)으로 끄리(Piscivorous Chub, 马口)를 잡으러 갈 예정이다.

아침 9시에 숙소 근처의 국밥집에서 국밥을 먹었다. 한 그릇에 19,000원이나 하는 국밥이었다.

오전 10시에 다시 한번 소양강 브라운 송어 포인트에 도착했다. 물이 지난번 보다 많이 줄었지만 브라운 송어는 여울 위에 물이 모이는 좁은 여울 바로 위에서 여전히 노닐고 있었다. 그리고 여울 아래 물이 천천히 흐른 곳에는 커다란 누치와 브라운 송어가 몰려다니고 있었다. 멀리 강 가운데 얕은 곳에는 브라운 송어로 추측되는 커다란 물고기의 먹이 활동이 관찰되었다.

용형은 작은 님프훅으로 10센티미터 정도의 브라운 송어 치어를 걸었다가 떨구었다. 큰 누치들은 분명 훅을 보는 듯했지만 물지는 않았다.

9시쯤 방류한다는 방송을 들었는데 댐과 멀리 떨어져 있던 그곳은 11시 정도가 되니 물 흐름이 점점 빨라지며 수면이 높아졌다. 물고기들은 상류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흐름이 빨라져서 눈으로 물고기를 쫓을 수 없게 되었다. 

아쉽지만 이번 여정에서 우리는 브라운 송어를 포기해야 했다. 35센티미터가 넘는 끄리를 위해 이동해야 했다. 춘천에서 홍천강까지는 한시간 30분 거리였다. 우리는 오후 일찍 홍천강 강가의 숙소에 자동차을 주차하고 바로 강가로 내려갔다.

세 번째 여울 상류에서 나는 오랜만에 커다란 끄리들이 수면 위로 머리를 거의 다 올리며 수면에 떠내려오는 무언가를 먹는 것을 보았다. 흥분되는 목소리로 친구들에게 알리고 여러 가지 드라이 훅을 사용했지만 끄리는 물어주지 않았다. 몇 번 훅 바로 옆으로 커다란 끄리 머리가 올라왔지만 훅을 삼키지 못했다.

큰 훅보다는 아주 작은 드라이 훅에 관심을 보였다. 그렇게 아쉬운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8시가 거의 다 되어 결국 어두워 질 때까지 우리는 끄리를 잡지 못했다. 다롱형은 플라이낚시로 끄리를 노리던 중 뜻밖에 쏘가리 두 마리를 잡았고 5월 1일에서 6월 10일까지는 쏘가리 금어기이기에 빠르게 방생했다.

나는 오랜만에 많은 끄리들이 수면에서 먹이 활동하는 것을 보았기에 꽤 흥분되어 있었다. 어째서인지 내가 가지고 있는 훅에 거의 반응하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홍천강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며 끄리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저녁 8시 30분에 숙소에 도착해 우리는 오는 길에 미리 장 봐온 재료들로 저녁을 만들고 남은 술을 다 마시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들었다. 오늘은 소갈비를 한 그릇 가득 프라이팬에 구웠다.

나는 오늘도 머리가 바닥에 닿기 무섭게 잠들었다. 


아홉째 날

나는 새벽 5시에 눈이 번쩍 떠졌고 우리는 주섬주섬 웨이더를 챙겨 입고 낚싯대를 챙겨 하나둘씩 강가로 내려갔다. 어제 실컷 보기만 하고 잡지 못한 커다란 끄리를 잡기 위해 주어진 시간이 오늘뿐이기에 일분일초가 소중했다.

피곤이 덜 풀린 다롱형은 좀 더 자다가 나오기로 했다. 10시 전까지 다시 숙소에 모여 아침 겸 점심을 먹기로 했다.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제 커다란 끄리들리 수면에서 뭔가를 삼키던 네 번째 여울 위에 도착하니 여전히 큼직한 끄리들이 수면에서 뭔가를 열심히 삼키고 있었다.

큼직한 드라이 훅을 멀리 수면에 살포시 내려놓으니 금세 큼직한 끄리 대가리가 올라와 훅을 덮치는데 약간 빗나가 엉뚱한 공기만 한 움큼 삼키고 내려간다.

3명이서 드라이 훅을 열심히 날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캐스팅을 할수록 경계심이 커진 끄리의 먹이 활동이 점점 줄어들더니 어느센가 수면에는 고요만이 남았다. 확실히 커다란 끄리들은 예민하다고 느껴졌다. 나는 강 건너편 약간 하류 쪽으로 꺽지를 몇 마리 잡아보기 위해 돌아섰다.

얕고 잔잔한 곳 커다란 바위 뒤에서 작고 시커먼 꺽지 세 마리가 훅을 따라 나왔고 두 번째 캐스팅에서 꺽지 한 마리가 물고 늘어졌다. 루루형이 궁금해해서 훅 하나를 전달하고 포인트를 넘겼는데 후에 물어보니 훅에 문제가 있어 프로펠러가 돌지 않았다고 했다. 그제서야 만들어온 훅들을 확인해 보니 대부분이 실제로 문제가 있었다. 효율성과 내구성이 확인되지 않은 훅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사람의 많은 시간을 뺏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꺽지 포인트를 좀 더 탐색했고 두 형은 먼저 상류 목표한 포인트로 이동했다. 꺽지는 더 잡지 못했다. 예전 같으면 많은 꺽지가 따라 나오던 곳인데 이날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나도 곧 상류 다섯 번째 여울로 합류했고 예상대로 많은 수의 누치로 추측되는 물고기가 30센티미터 정도의 수심에서 꼬리지느러미와 등지느러미를 수면 밖으로 보이며 산란 중이었다(나중에 누치의 산란은 이미 몇 주 전에 끝났고 끄리가 산란 중이고 끄리 산란터에서 누치가 끄리 알을 먹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검은색과 빨간색 거머리 훅으로 최대한 멀리서 캐스팅해서 누치가 스트리머 훅을 알을 훔치는 물고기로 오인해서 물게하려고 노력했다. 누치들은 굉장히 예민해서 약간의 움직임이나 소리만 들려도 여울에서 빠져나갔다.

나는 하류 쪽으로 멀리돌아 강을 건넜고 15미터 이상 거리에서 2미터 정도 상류쪽으로 캐스팅해서 훅이 알자리로 흘러 가도록 했다. 누치가 툭툭 입으로 쫓아오며 건드리는 듯한 느낌을 자주 받았는데 실제로 몇 번 걸기도 했지만 몸통에 걸렸던 것인지 금세 빠지기를 반복했다. 멀리서밖에 접근할 수 없기에 무슨 물고기인지 보지 못했다.

훅이 산란 여울을 지나 뒤에 얕은 여울로 흘러갔는데 뭔가 묵직한게 물고 라인을 가져간다. 산란 중인 누치라고 보기에는 가벼웠는데 뜻밖에도 혼인색이 한껏 올라온 수컷 끄리였다. 32센티미터였다. 이때까지도 끄리가 산란 중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계속해서 스트리머 훅으로만 시도했다. 그렇게 시간은 빨리 흘러 약속한 10시가 거의 다 되었고 우리는 숙소쪽으로 걸어 내려갔다. 용형은 좀 더 시도하다가 오겠다고 해서 나는 먼저 하류 쪽으로 이동했고 루루형은 이미 아까부터 보이지 않았다.

내려가는 길 세 번째 여울 아래에서 두 분이 견지 낚시(韩国传统钓法)를 하고 있었고 루루형은 근처에 앉아서 그 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구경하는데 어르신과 아들이 같이 견지 낚시를 왔다고 하셨고 이야기 도중 60센티미터의 누치(Skin Carp, 重唇鱼)를 걸어 뭍으로 걸어 나오셨다. 8시부터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두 시간 만에 벌써 60센티미터가 넘는 커다란 누치를 6마리나 잡아놓고 계셨다. 

여기서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데 수컷 누치들의 추성이 깨끗하게 없어졌다고 하셨고 이것으로 미루어 이곳의 누치는 산란이 완전히 끝난 것으로 보아도 된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오전에 우리가 본 산란은 끄리의 산란터였을 것이었다. 수면위로 올라오는 누치의 꼬리는 끄리의 알을 노리는 커다란 누치들이었을 것이었다. 분명히 나의 판단 실수였다. 

우리는 양해를 구하고 제일 큰 누치의 크기를 재어보았는데 65센티미터였다. 생각에는 훨씬 더 커 보였다. 어르신은 홍천강에서 70센티미터를 넘는 것을 잡아보지 못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아들과 다른 곳에서 견지로 잡은 80센티미터 강준치(Skygager, 翘嘴红鲌), 잉어(Common Carp, 鲤鱼) 사진을 보여주셨고 여기저기 누치 포인트를 많이 공유해 주시며 중국에서 온 친구들과 꼭 같이 가서 경험해 보라고 하셨다. 6월은 산란이 끝난 누치 낚시를 하기에 좋은 계절이라고 하셨다. 좋은 정보였다. 우리는 덕분에 좋은 경험을 했다며 감사드리고 다시 가던 길을 갔다.

하류 쪽으로 내려오니 다롱형도 숙소 근처 하류 쪽 첫 번째 여울에서 낚시를 마치고 올라오고 있었다. 25센티미터 정도의 쏘가리를 한 마리 잡았는데 산란철 금어기여서 바로 놓아주었다. 이틀 동안 혼자서 검은색 작은 물잠자리 유충 훅(豆娘)으로 3마리의 쏘가리를 잡고 놓아주었다.

숙소에서 우리는 남은 재료들을 모두 끓이고 삼고 구워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모두들 많이 지쳐 있었지만 큼직한 끄리를 잡지 못해서 마음은 계속 끄리 생각뿐이었다.

허겁지겁 급한 허기를 채우고 모두 누워서 10분 정도 눈을 감고 쉬었을까? 우리는 금방 하나둘씩 다시 일어나 웨이더를 입고 강가로 내려갔다. 그사이 비는 그쳤고 이제는 강한 햇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롱형은 하류 쪽에서 좀 더 낚시하려고 했고 우리 셋은 아침에 많은 물고기를 보았던 상류 다섯 번째 여울로 곧장 향했다.

가는 길 강가에는 야생 뽕나무가 군데군데 있었는데 마침 까맣게 익은 뽕나무 열매가 많이 보여서 우리는 뽕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 달콤한 열매를 따 먹으며 피곤을 잊었다.

한참을 걸어서 다시 다섯 번째 여울에 도착했을 때는 한 시 정도였고 아침과는 다르게 여울이 조용했다. 새하얀 백로(Egret, 白鹭) 와 좀 더 크고 회색 깃이 있는 왜가리(Grey Heron, 苍鹭) 한 마리가 넓은 여울 가운데에서 가끔 여울을 타고 오르는 물고기를 사냥하고 있었다. 나는 처음에 낚시를 시작하지 않고 멀리서 한참을 앉아서 지켜보았는데 작고 하얀 백로가 뜻밖에도 커다란 끄리로 보이는 물고기를 얕은 여울에서 물고 왜가리를 피해 조금 떨어진 곳으로 힘겹게 날아가 어렵게 삼켰다. 큰 끄리들이 얕은 여울에 들어가 있었다. 얕은 여울에서도 중간중간 조금 더 깊은(그래도 20센티미터를 넘지 않는) 여울 속에서 큰 끄리가 작은 피라미를 사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여울 아래 멀리 떨어져서 큼직한 드라이 훅을 끄리가 있는 곳으로 날렸는데 금방 묵직한 끄리 한 마리를 걸었다가 떨구었다.

용형은 백로와 왜가리가 지키던 "골목"을 대신 접수하고서 여울의 상류 쪽에 은패하여 님프 훅을 흘려서 금세 두 마리의 끄리의 잡았다.

그렇게 이런저런 방법을 쓰며 크고 작은 끄리와 갈겨니, 피라미(Pale Chub, 宽鳍鱲)를 잡고 있을 때 5시가 넘어가자 드디어 조용하던 수면에서 커다란 물고기들의 움직임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여울 위 얕은 한구석에서는 피라미들이 산란하고 있었다.

나는 20미터 정도 멀리 물고기의 등지느러미가 수면으로 올라왔다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곳에 커다란 드라이 훅을 캐스팅했다. 맛바람이 불어서 바람이 멈출 때 까지 기다렸다가 용형에게 저기에 큰 고기가 있다며 말하며 캐스팅 했고 운 좋게도 드라이 훅은 내가 원하던 곳에 정확하게 안착했고 수면에 떨어지기 무섭게 커다란 입이 쑥 올라와 훅을 덮쳤다. 꽤 묵직한 무게가 느껴져서 큰 끄리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하게 끄리는 나를 향해 빠르게 헤엄쳐 왔고 나는 바쁘게 줄을 회수했다. 나에게 거의 다 왔을 때 줄을 꽤 팽팽하게 유지했다고 생각했는데도 훅이 빠졌고 물고기는 사라졌다. 꽤 많이 아쉬웠다.

이날 오후 바람 방향은 자꾸만 바뀌었고 물고기들이 멀리서 놀았기에 바람 방향을 잘 생각하며 장거리 캐스팅을 해야만 했다. 평소 연습 때와 같이 측면으로 서서 백캐스팅의 루프가 완전히 펴지는 순간을 확인하는 것이 장거리 캐스팅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6시가 거의 다 되었을 때 저녁에 묶을 숙소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나는 하류 쪽으로 향했고 다롱형이 같이 했다. 내려가는 길 마실물이 떨어져 갈증이 나던 우리는 다시 뽛나무 그늘에서 잠시 뽕나무 열매로 갈증을 해결했다. 

다롱형은 낮에 많은 수의 누치를 보았던 자리(3번째 여울 위)에서 잠시만 더 낚시해 보자고 했고 우리는 그곳에서 잠시 드라이 훅을 날렸다. 나는 12호 크기의 큼직한 드라이 훅을 다롱형은 20번 정도의 작은 개미 드라이 훅을 사용했다. 20분 정도 짧은 시간 동안 나는 큼직해 보이는 끄리의 입질을 두 번 받았지만 후킹 하지 못했고 다롱형은 36센티미터 끄리를 한 마리 걸었다. 목표했던 35센티미터 끄리를 처음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나는 시간을 더 지채할 수 없어바로 숙소로 향했고 다롱형은 해지기 전 30분 정도 더 낚시하다가 내려 오기로 했다.

나는 7시 반에 숙소에 도착해서 빠르게 샤워를 하고서 숙소에 전화를 했고 8시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다들 숙소로 들어와 천천히 짐 정리를 시작했다. 다들 너무 피곤했지만 누가 말하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

9시 반에 우리는 모든 정리를 끝냈고 나는 영종도에 숙소를 구했다. 우리가 있는 곳에서 130킬로미터 떨어진 2시간 걸리는 거리였다. 출발도 전에 이미 너무 피곤했지만 다들 내일 8시 30분 비행기라서 공항 근처에 도착해야만 했다.

근처 식당들은 6시면 다 문을 닫기에 우리는 가까운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먹을 것을 사서 저녁을 해결했다. 박에 설치되어 있는 날벌레 트랩에는 굉장히 많은 하루살이 아충과 성충이 잡혀 있었고 우리는 그 앞에서 또 곤충을 관찰했다.

이동하면서 너무 졸려 세 번 정도 쉬는 곳에 내려서 신선한 바람을 쌔며 잠을 쫓았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12시 반이었고 다행히도 깨끗하고 넓은 방이었다. 우리는 잠시 이야기하다가 금세 깊은 꿈나라에 빠졌다. 9일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 걸까? 어제 시작한 것만 같은 여행이 벌써 마지막 날 밤에 닿아 있었다.

나는 이날도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열째 날

새벽 4시에 영종도의 펜션에서 잠이 깼지만 아직도 가시지 않은 피곤함에 1시간이나 더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하다가 마지못해 일어났다. 오늘은 이번 일정의 마지막 날로 일행들을 먼저 공항에 내려주고 나는 송도로 이동해 차를 반납하고 다시 공항으로 갈 예정이다.

용형은 인천공항 2터미널, 루루형과 다롱형은 1터미널에서 8시 반 비행기였고 나는 오후 3시 비행기였다.

용형은 대련으로 루루형과 다롱형은 하얼빈으로 각자의 집으로 이동한다. 하루하루 긴 것 같았지만 언제 지나간지도 모르게 10일이 지나갔다. 눈 뜨면 낚시를 시작해서 하루 종일 낚시하다가 저녁에 완전 녹초가 되어서 잠드는 꿈같은 날을 10일 동안 계속했다.

중간중간 뜻대로 되지 않은 순간도 많았고 지쳐 힘들 때도 있었지만 서로 돕고 이해하며 잘 지나왔다. 그리고 약간의 운이라는 감미료가 더해져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것 같다.

하루하루를 꾹꾹 눌러서 보낸다는 건 힘들기는 하지만 그만큼 보람되었다. 야생으로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고 플라이낚시를 사랑하는 친구들과 같은 목표를 위해 정말 열심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보낸 시간이었다.

모두가 떠나고 10일 만에 홀로 운전대를 잡았는데 순간 외로움과 그리움이 밀려왔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가다가 가끔 교차로에 만나 잠시 고독을 잊는다. 그리고 다시 각자의 길을 간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2026.5.29 Shin Ho Chul "INTO THE WILD."

Into-the-wild
깊은 산속 계곡에서 플라이낚시로 신중히 산천어를 노리는 플라이낚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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