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무지개송어 낚시터 유로님핑 플라이낚시
얼마 전 바다 플라이낚시(Saltwater Fly Fishing, 海飞) 중 연안에서 무늬오징어 에깅 낚시하시는 분의 채비를 자세히 보면서 나는 놀라운 것을 알게 되었다.
1킬로그램 심지어 4킬로그램에 근접하는 크고 무거운 무늬오징어(흰꼴뚜기, Bigfin Reef Squid)를 대상어로 하시는 낚시인의 낚싯줄이 내 예상을 훨씬 초월하는 가는 낚싯줄이었던 것이다. 0.4호 PE라인 원줄에 0.4호 카본 목줄을 연결해서 사용하고 계셨다. 나는 이렇게 가는 줄이 끊어지지 않느냐고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하셨다. 요즘 낚싯줄의 성능이 좋아서 문제없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옆에서 관찰할 결과 1킬로그램이 넘는 무늬오징어를 거뜬하게 끌어올리고 있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흰꼴뚜기의 수명은 1년이라고 한다. 일 년 동안 어떤 이유에서인지 개체 간의 크기 차이가 엄청나게 나는 것이다. 최근에는 수명이 2년 가까이 되는 개체도 있는 것으로 확인 된 것 같다.
벵에돔 찌낚시를 하는 낚시인들도 물고기의 바늘털이에 1.2호 목줄이 연속으로 끊어져 나가도 목줄 굵기는 1.2호를 끝까지 고집했다.
나는 가는 낚싯줄의 기능과 성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며칠 후 플라이낚시 동호회 회원들과 베이징 근처의 계류형 무지개송어 낚시터에 갈 기회가 생겼을 때 나는 0.4호(지름: 0.108mm) 목줄을 들고나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날은 티펫(Tippet)으로 0.4호 라인만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날은 유로님핑으로 무지개송어 플라이낚시를 했는데 가는 낚싯줄의 효과는 놀라웠다. 다른 이들이 입질이 없다고 할 때도 나는 쉴 틈 없이 커다란 무지개송어의 입질을 받았다. 나중에 사람들이 어떻게 한 것이냐고 물어보았을 때 나는 0.4호 목줄을 꺼내서 보여 주었고 예상과 같이 사람들은 놀라워했다. 보통 무지개송어 플라이낚시에서 최소 1.2호 심지어 2호 이상 굵기의 목줄을 사용하는데 내가 꺼내든 목줄은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나는 친구들과 0.4호 목줄을 나누었고 곧 다들 빠른 입질을 받기 시작했다.
가는 목줄의 입질 빈도가 높은 이유는 물고기가 낚싯줄을 보는 영향도 있겠지만 낚시인의 입장에서 좀 더 자연스러운 님프 훅의 움직임과 좀 더 빨리 원하는 수심층에 도달해서 물고기가 숨어 있다고 가정한 구역을 좀 더 넓게 노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는 목줄의 단점이 있다면 낚싯줄에 상처가 없어 보여도 커다란 무지개송어 한 마리를 걸고 나면 반드시 목줄을 교체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는 목줄을 사용할 때는 물고기가 순간적으로 힘을 쓸 때 끊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드랙을 조금 더 느슨하게 조정했는데 그러다 보니 후킹부터 랜딩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고 이때 늘어졌다 수축했다를 반복한 목줄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어딘가에 균열이 생겼고 두 번째 큰 물고기를 걸었을 때는 어딘가에서 끊어졌다. 운 좋게 두 마리를 잡았다고 해도 세 마리 재에는 거의 반드시 끊어졌다. 매듭이 아닌 목줄 중간의 어딘가에서 끊어졌고 목줄의 약해진 부분은 눈이나 촉감으로 확인이 어려웠다. 그래서 큰 무지개송어를 한 마리 걸어내면 항상 목줄을 교체했다. 중요한 것은 가는 목줄이라도 줄을 바꾸고 처음 건 물고기는 안정적으로 랜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를 하게 된 중요한 이유는 지난번 바다 플라이낚시에서 대상어종의 입질 빈도가 실의 굵기에 영향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단순이 안전한 랜딩만을 위해 충분히 굵은 줄을 사용하다가 보면 입질을 받을 가능성 자체가 줄어든다고 느꼈기에 “빈도 높은 입질”과 “안전한 랜딩”의 경계선에 있는 가느다란 실의 굵기를 찾아내고 가는 실의 사용법을 숙달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같은 크기의 물고기를 좀 더 가는 낚싯줄로 낚아내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가 되었다. -2025.11.1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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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호(0.108mm) 티펫으로 잡아낸 무지개송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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