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머리 훅으로 가물치 플라이낚시

중국 베이징 차오바이허강(潮白河)

플라이낚시 동호회 사람들과 오늘도 어김없이 가물치(Snakehead, 黑鱼) 플라이낚시를 왔다. 나는 3호 플라이 로드에 10번 크기의 검은 거머리 훅(Black Leech #10)을 사용했고 다른 두 명은 5번 플라이 로드에 커다란 고무 개구리 훅(Foam Frog)을 사용했다.

오전 10시에 강가에 섰는데 오늘은 바람이 없어서 다른 때보다 물속이 잘 보였고 기온이 높아서 작은 가물치 몇 마리는 이미 수면에 올라와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다. 큰 개체는 보이지 않았는데 가끔 수면으로 올라와 숨을 쉬고는 바로 내려갔다. 그래서 나는 거머리 훅이 물속 깊숙이 가라앉은 다음에 훅을 천천히 당겼고 예상대로 큰 가물치 한 마리가 바로 앞까지 바짝 쫓아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지막 순간에 따라오는 것을 멈추었다. 오늘 가물치 플라이낚시하면서 이러한 경우가 많았는데 결국에는 마지막 순간에 훅을 자연스럽게 바닥까지 가라앉혀서 입질을 받아냈다.

고무 개구리 훅을 사용하는 친구들은 계속해서 가물치의 입질을 받았지만 이상하게도 정확하게 훅킹이 되지 않았다. 퍽 소리와 함께 수면에 물을 튀며 강한 입질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얌전히 훅을 물속으로 끌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훅을 물속으로 끌고 가는 입질의 경우 10초 가까이를 기다렸다가 챔질 해도 훅킹이 되지 않았다. 우리는 세 가지 추측을 했는데 하나는 가물치가 작아서 커다란 개구리 훅을 삼키지 못하고 훅의 일부만을 무는 경우이고 두 번째 추측은 훅의 구조 때문에 바늘 쪽을 물지 않고 다른 쪽을 무는 경우 마지막 추측은 낚시하는 사람 손을 많이 타서 가물치들의 먹이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져 있을 가능성이었다.

검은 거머리 훅(Black Leech #10)의 경우 반응이 좋았는데 반드시 은폐해서 캐스팅해야 했다. 가물치가 사람을 보았다는 느낌이 들면 물지 않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꽤 과감하게 거머리 훅을 삼켰다. 10시부터 12시까지 두 시간 동안 세 마리를 잡았다. 처음 한 마리는 40센티미터 정도 크기였고 멀리서 훅을 쫓아왔고 훅을 자연스럽게 가라앉혀 놓으니 한 참을 고민하다가 삼켰다. 두 번째 가물치는 30센티미터 정도되는 작은 가물치였는데 빠르게 당겨오는 거머리 훅을 낚아챘고 훅킹 순간 수면을 두 번이나 튀어 올랐다. 세 번째 가물치도 마찬가지로 빠르게 당기는 훅을 덥쳤고 훅킹 순간 수면으로 튀어 올랐다.

한 친구는 4번째 조행인데 아직 가물치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5번 로드에 커다란 고무 개구리 훅(Foam Frog)를 사용했는데 입질은 여러 번 받았지만 어째서인지 한 번도 잡아내지 못했다. 한 친구는 일이 있어 12시에 조금 일찍 철수했고 우리 둘은 2시간 정도의 시간이 더 있어서 상류쪽 사람 손길이 덜 닺는 곳으로 한참을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서 꽤 멋진 장소를 발견했다. 시간은 이미 1시 30분 정도 되었고 커다란 가물치의 먹이 활동이 관찰되었다. 가물치는 퍽! 퍽! 퍽! 소리를 내며 수면을 때리고 있었다. 갈대로 둘러싸여 있고 가운데 수초가 잘 발달한 곳인데 캐스팅하기가 쉽지 않은 장소였다. 우리는 갈대 사이로 캐스팅할 수 있는 한 자리를 확보한 후 우여곡절 끝에 커다란 개구리 훅을 원하는 곳 수면 위에 올려 놓을 수 있었다. 날이 너무 덥고 이미 몇시간의 낚시로 많이 지쳐있던 우리는 마지막 시도를 했다. 나는 뒤에 5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친구가 캐스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친구의 플라이 로드가 크게 휘어졌다. 네 번의 조행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걸어보는 가물치였다. 방금 전까지의 피로가 이 가물치 한 마리로 싹 사라졌다. 훅이 제대로 관통되지 않았는지 그물에 넣고서 개구리 훅은 자동으로 빠졌다. 시계는 막 오후 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오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의 되새겼다. 친구는 4번의 조행, 그리고 그 마지막 몇 번의 캐스팅에서 가물치를 잡아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내가 느낀 것은 나는 짧은 장화를 신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풀 뒤나 멀리서 캐스팅할 수밖에 없어서 가물치에게 경계심을 좀 더 적게 주면서 낚시하는데 반해 가슴까지 오는 웨이더를 입은 친구들은 캐스팅이 편한 자리까지 걸어 들어가 낚시하는데 이렇게 했을 때 낚시는 편하지만 가물치의 경계심을 키운다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마지막에 가물치를 건 친구는 환경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갈대 뒤에 서서 어렵게 캐스팅했는데 대신에 가물치가 의심없이 과감하게 훅을 물어주었다.

가물치는 확실히 오후 늦은 시간이 될수록 활성도가 올라오고 있었는데 만약 더 낚시한다면 더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오후 2시 반에 우리는 모두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낚싯대를 접었다.

며칠간의 가물치 낚시에서 느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낚시라는 것이다. 여러명이서 하루 종일 한 마리도 못 잡는 경우도 있고 대신에 누군가 한 마리만 잡아도 모두들 같이 즐겁다. 난폭하게 수면의 훅을 삼키는 습성이며 물속에서 커다란 실루엣이 훅을 쫓아오는 모습이며 모두 쉽게 잊히지 않는 장면들이다. 힘들고 어려운 만큼 그 성취감은 배가 되고 여운은 오래 남는다. 무엇보다 여러명이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각자의 방법으로 서로 공유하고 소통해가며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 것이 의미가 있다.

우리의 가물치 플라이낚시는 한 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2025.6.25 Shin Ho Chul

중국 베이징 차오바이허강(潮白河)에서 플라이낚시로 잡은 가물치(Snakehead, 黑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