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송어 치어

중국 베이징(北京) 리우리허강(琉璃河) 계류형 무지개송어 낚시터

2025년 4월 3일, 오후 늦게 베이징 북쪽 화이로구(怀柔区) 리우리허강(琉璃河) 상류에 위치한 계류형 무지개송어(Rainbow Trout, 虹鳟) 낚시터를 찾았다. 이거 요즘 유료 낚시터를 너무 자주 가는 듯하다. 하지만 인공 생태계와 자연 생태계가 특이하게 어우러진 이곳의 매력이 보통이 아니다. 더군다나 아직 제대로 된 비가 오지 않아 야생의 강들은 물이 적고 큰 강은 수온이 낮아 아직 조금 이른 감이 있다. 야생의 물고기들은 4월 중순 곡우(谷雨)가 지나야 활성도가 올라올 듯하다. 

오늘은 우연히 유료 낚시터에서 자연 부화한 무지개송어 치어를 발견하였다. 한 여름 뜨거운 수온을 견디기는 어려울 수 있을 듯하지만 7월까지 약 4개월 동안은 큰 문제없이 자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후 늦게 강가에 도착해서 강가를 한 바퀴 돌면서 보니 강가 여기저기에 무지개송어의 산란 흔적이 보이고 간혹 알 자리를 지키는 시커먼 수컷 무지개송어도 보인다. 무릎 정도 깊이의 빠른 여울 아래 물속을 수중 촬영했는데 한 쌍으로 보이는 열목어도 산란 직전인 듯했다. 한자리에서 멀리 떠나지 않는 조금 더 큰 개체가 암컷인 듯하고 주변의 무지개송어들을 쫓아내는 개체가 수컷인 듯했다.

무지개송어의 산란터는 여울 가장자리 물살이 빠르지 않거나 혹은 물이 돌아 나오는 아주 얕은 곳에 만들어져 있었던 것에 반해서 열목어의 산란터는 무릎 정도의 수심에 빠른 여울 속에 있었다. 그래서 무지개송어의 산란터는 강가를 돌아다니다가 쉽게 눈에 띄었지만 열목어의 산란터는 수중 촬영을 통해서 우연히 확인했다.

이날 물은 굉장히 맑았고 바람이 꽤 쌔게 불었다. 무지개송어는 가끔 수면까지 올라와서 12번 크기의 노란색 고무 딱정벌레 훅(Foam Beetle #12, Yellow)을 먹었지만 훅이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12번 크기의 검은색 송어 양식장 사료 훅(Trout Farm Feed #12, Black)을 정확하게 물고 나왔다. 이날 조과는 생각보다 좋지는 못했다. 왠지 먹이에 관심이 적은 것 같은 느낌도 있고 예민하게 입질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루어 낚시하시는 분도 두 분 있었는데 한번은 그중 한 분이 내가 핸드폰을 설치해 수중 촬영하는 쪽으로 들어가셔서 캐스팅하다가 그대로 낚싯대를 놓고 핸드폰을 빼러 달려갔는데 돌아와보니 낚싯대가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찾을 수 없었는데 저 멀리 여울 속에 보이지 않던 나뭇가지 같은 것이 조금 튀어나와 있어 혹시나 하여 좀 전의 루어 낚시하시는 분에게 부탁하여 물속에 들어가 건져보니 내 낚싯대였다. 우리 둘 다 황당했다. 어떤 녀석이 물었기에 낚싯대를 물고 튀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늘 없는 바늘이기에 무지개송어는 이미 훅을 빼고 달아난 후였고 낚싯대와 훅 모두 멀쩡했다.

낚시와 영상 촬영을 같이 하는 것은 아무래도 낚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기에 힘든 부분이 있지만 촬영된 영상을 돌려보면서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있기에 영상 촬영을 포기하기 어렵다. 어렸을 적 강가에서 놀면서 물고기의 신기한 생태를 관찰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는 핸드폰도 나오기 전이고 고가의 카메라는 꿈도 꿀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핸드폰이 너무나 흔한 물건이 되었고 웬만한 카메라만큼의 성능을 가지고 있으니 세상이 많이 변했다면 많이 변한 것이다. 손쉽게 강가의 풍경을 담을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 더군다나 핸드폰으로 물속 풍경까지 손쉽게 촬영가능하다니 놀랍다. -2025.4.3 Shin Ho Chul

중국 베이징 리우리허강(琉璃河) 계류형 무지개송어 낚시터에서 자연 산란 및 부화한 
무지개송어 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