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날이 밝아오는 새벽에 깊은 산속 계곡을 홀로 걸어 올라 간다. 점점 사람들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가끔 보이던 사람들의 흔적 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갈때 쯤 작은 두려움을 마주한다. 커다란 공간 속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숲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너무 작아 몸을 굽혀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잘 발견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은 마법과도 같은 초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숲속의 요정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 한다. 단, 숲 속의 동화는 평화롭지 않다. 먹고 먹히는 수겁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들은 숲속의 요정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맑고 찬 공기를 마시고 차가운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 안을 향하던 모든 감각은 이제 모두 밖을 향하고 있다. 저 앞에 있는 어두운 나무 그림자에 신경이 쓰이고 발 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바위틈에도 신경이 쓰인다. 내 눈과 귀는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신경이 간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 같은 길은 없다. 다른이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걸었던 길이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다른이에 대한 존중이 빠진 자신의 권위를 위해 도구 삼으려는 행위. 이 또한 나만의 길 위에 놓여진 장애물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자. 길, 우리는 항상 길 위에 있다. -2022.7.17 신호철 총칭 찐따오씨아(金刀峡)

겨울 베이징, 얼지 않는 원위허강 끄리 플라이낚시

베이징에는 중간에 정수 처리장이 있어 일부 구간이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는 강이 있다. 바로 원위허강(温榆河)이다.

원위허강(温榆河)은 베이윈허수계(北运河水系) 베이윈허(北运河)의 상류이다. 베이징시의 서북쪽에서 남동쪽으로 흐른다. 발원지는 베이징시 서북쪽 창핑구(昌平区)에 있는 쥔두산(军都山麓)이며 베이징시 남동쪽에 있는 통조우구(通州区)로 흘러 베이윈허(北运河)가 된다.

상류의 동샤허(东沙河), 베이샤허(北沙河), 난샤허(南沙河) 이렇게 3개의 지류가 합쳐져서 원위허(温榆河)가 된다. 베이샤허(北沙河) 상류에는 쓰싼링쉐이쿠땜(十三陵水库)이 있고 하류쪽으로 샤허쉐이쿠댐(沙河水库)이 있다. 그 외에도 린고우허(蔺沟河), 칭허(清河), 롱다오허(龙道河), 바허(坝河), 시아오종허(小中河)등의 지류가 있다. 이 모든 강과 지류는 베이윈허수계(北运河水系) 에 속하는데 베이징에는 이러한 수계(水系)가 모두 5개나 있다(永定河水系,  潮白河水系, 北运河水系, 大清河水系, 蓟运河水系).

원위허강(温榆河)의 총 길이는 47킬로미터라고 하는데 중간 중간 많은 지류와 댐(혹은 저수지)이 있기에 수없이 많은 낚시 포인트가 있다. 아직 아주 일부 구간만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아직도 찾아 다닐 곳이 수없이 많은 강이다.

오늘 이야기할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구간은 베이징 사람들에게 "원위허 9호문(温榆河九号门)"으로 통한다. 베이징 시내에서 비교적 가까운 원위허공원(温榆河公园)의 9호 출구 근처에 있는 다리 아래로 흐르는 원위허강(사실은 원위허강의 지류 중 하나인 칭허강이다, 조금 더 하류에 원위허강이 흐른다)의 한쪽으로 정수장에서 흘러나온 따뜻한 물이 흐리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강의 물고기들이 이곳에 새까맣게 모여있어 항상 낚시꾼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추운 겨울에도 물에 손을 담가보면 온기가 느껴진다.

붕어, 납자루, 버들치, 피라미, 살치, 누치, 논병아리(겁 없이 낚시꾼들 사이로 잠수하며 물고기들을 사냥하다가 간혹 낚시꾼의 낚싯바늘에 발이 걸려 잡혀 나오기도 한다)가 겨울이 되면 이곳에 때를 지어 다니고 당연히 끄리도 상당히 많다.

강 근처에서는 하루 종일 소량의 아주 작은 회색빛의 깔따구들이 날라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오후 4시 정도가 되면 한 시간 정도 무수히 많은 끄리와 피라미들이 깔따구를 먹기 위해 수면으로 튀어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드라이 훅이든 님프 훅이든 20호 혹은 22호 크기의 아주 작은 훅을 사용해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작은 크기의 드라이 훅은 부력이 약해 몇 번 캐스팅 하다 보면 물에 쉽게 잠기고 겨울에는 최대한 가는 티펫(7X 혹은 0.2호 0.4호 목줄)을 사용해야 하는데 캐스팅 하면서 훅이 회전하며 실이 잘 꼬이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나는 겨울에는 님프 훅 사용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다.

최대한 작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실로만 훅을 묶어 타잉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고 검은색, 노란색, 빨간색 실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조합으로 훅을 만들어 보았다. 미늘을 눌러 없앤 20호 크기의 가느다란 금색 낚싯바늘에 우선 한 가지 색의 실로만 감은 훅을 만들어 보았고 그리고 머리 쪽에 다른 색의 실을 한 번 더 감는 형식의 훅을 만들어 실험해 보았다. 깔따구 유충을 상상하면서 만들었다.

결론은 단색으로만 타잉한 훅 보다는 머리쪽에 다른색의 실을 한 번 더 감은 훅에 반응이 좋았다. 크고 작은 끄리나 피라미를 구분 없이 잡을 수 있었다. 큰 끄리들은 상대적으로 조심성이 강해서 강 가운데에서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에 강 가운데 쪽으로 좀 더 멀리 캐스팅해야 좀 더 큰 끄리를 걸 수 있었다.

찌낚시, 루어, 플라이, 텐카라 등(요즘 베이징에서는 텐카라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좀 더 간단한 채비에 휴대가 용이하고 긴 낚싯대를 사용하면 꽤 먼 거리까지도 캐스팅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 같다) 거의 모든 종류의 낚시꾼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루어 낚시인들도 크고 무거운 스푼이나 미노우가 아닌 물에 뜨는 작고 무거운 플라스틱 뒤에 목줄을 달고 그 끝에 플라이낚시에서 사용하는 작은 털바늘을 다는 방식으로 낚시하는데 플라스틱 공이 물에 떨어지면서 꽤 요란스럽게 수면을 때리기 때문에 목표 지점 수면에 최대한 파장을 일으키지 않고 훅을 넣고 싶어하는 플라이낚시인들은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더 조용히 낚시하고 싶어 하는 찌낚시꾼에게는 루어나 플라이나 요란스럽기는 매한가지 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들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낚시를 한다.

입춘(立春, 2025.2.3)이 지나고 나서는 매섭게 부는 바람에서도 온기가 느껴지는 것만 같다. 아직 대부분의 강은 두껍게 얼음이 얼어 있지만 곡우(谷雨, 2025.4.20)가 되면 물속의 물고기들도 흐르는 물에서 온기를 느끼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낚시인들도 하나 둘 물고기를 따라 강 여기저기로 흩어질 것이다. -2025.2.12 신호철

Tying Midge Larva(Yellow and Red #20)
Tying Midge Larva(Yellow and Red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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