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기대와 설레임으로 바뀌고, 타이핑위허강 플라이낚시 조행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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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기차 안에서 눈을 떴다. 어제 출발 전 마음속의 두려움은 이미 설렘과 기대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오전 7시 화산(华山)의 멋진 모습을 보면서 기차에서 파는 쌀죽과 만두로 아침 식사를 한다. 몇 년만에 다시 오는 시안(西安)이다. 타이핑위허강(太平峪河)은 내가 기억하고 있던 모습 그대로일까? 곧 알 수 있을 것이다.
플라이낚시를 시작한 지 1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나 홀로 플라이낚시 여행을 가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플라이낚시는 항상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의 일부분이었다. 온전히 플라이낚시만을 위해 홀로 1박 2일 이상을 여행하는 것은 내 기억에 이번이 두 번째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웃음이 많이 사라졌다. 아마도 직장을 다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였던 것 같다. 신입 시절 맡은 업무 부담감에 쩔쩔매고 있을 때 옆 부서 선배는 해내지 못해도 누가 죽지 않으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했다. 그때 그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굉장히 오랜 시간 업무 스트레스에 눌려서 살아온 자신이 지금은 어느 정도 보이는 듯하다.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산 세월들. 어쩌면 그 짐은 다른 사람이 지어준 것이 아닌 나 스스로 짊어진 짐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나는 어느덧 내가 싫어하는 어른이 되어 있었던 같다.
신형원의 <다시 떠나는 날>이라는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깊은 물을 만나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유유히 물결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처럼
한 번 길을 떠나면
드높은 산맥 앞에서라도
힘찬 날개짓 멈추지 않고
제 길을 가는 새들처럼
그대 절망케 한 것들을
두려워하지만은 말자
꼼짝 않는 저 절벽에
강한 웃음 하나 던져두고
자 우리 다시 한 번 떠나보자
처음 그 아름다운 마음으로
자리를 가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처럼
자 우리 다시 한 번 떠나보자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그 어떤 시련 속에서도
끝내 멈추지 않을 사랑이여
그대 절망케 한 것들을
두려워하지만은 말자
꼼짝 않는 저 절벽에
강한 웃음 하나 던져두고
-2024.5.7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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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시안 타이핑위허강(太平峪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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