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2,000킬로미터 꽝 조행, 타이핑위허강 플라이낚시 조행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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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 기차역(西安站)에 오전 8시에 도착했지만 시내에 차가 많이 막혀서 1시간 반 거리를 3시간이 걸려 이동해 11시가 되어서야 최종 목적지인 타이핑위허강(太平峪河) 상류에 도착했다.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몇 년 전과 다르게 계곡 양옆으로 많은 집들이 생겨났고 지금도 계곡 여기저기서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류 쪽은 포크레인이 계곡에 들어가 작업을 하고 있어서 흙탕물이 흐르고 있다. 후에 들은 이야기는 거의 3년(2019~2022)이라는 기간 동안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집에만 갇혀 있었기 때문에 2022년 초에 중국에서 코로나가 완전히 해제되고서 갑자기 캠핑 여행이 엄청난 유행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계곡을 찾는 사람들이나 빈도가 예전에 비해 많아지면서 이곳에도 민박이나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타이핑구어지아선린공원(太平国家森林公园) 안에서는 낚시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계곡 상류의 공원 밖의 구간부터 하류 쪽으로 이동해가며 플라이낚시를 시작했다. 열목어가 많은 계곡이지만 뭐든지 물어주기를 바랐다.
두 시간 정도 낚시하고서는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여러 크고 작은 훅에는 작은 버들치조차 달려들지 않았고 물가 얕은 곳에 물고기 치어들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물가의 돌 밑에서 다양한 수서곤충들이 살고 있어서 틈틈이 수서곤충을 관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멋진 계곡 풍경과 물고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소에서도 물고기들의 움직임은 관찰되지 않았다. 잘 사용하지 않는 마커를 달고 여러 가지 웨트 훅으로 깊은 수심층도 공략해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해지기 직전까지 계곡을 누비며 왔다 갔다 하면서 마주친 동네 어르신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결론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다양한 방법(배터리 등 불법 어획도 포함)으로 너무 많은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여름에는 작살을 들고 잠수하는 사람도 있고(본래 있었지만 예전보다 많아졌다) 그물도 흔하게 사용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계곡물에 물고기를 기절시키는 약을 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강에서 배터리(电鱼)나 약을 타는(毒鱼) 행위는 잡힐 경우 굉장히 심각한 처벌을 받는데 계곡이 너무 깊다 보니 아직까지는 미쳐 단속을 하지 못하는 듯 했다. 중국은 2018년부터 이러한 불법 어획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고 실제로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의 최상류에 위치한 타이핑구어지아선린공원(太平国家森林公园)에서 번식한 열목어를 포함한 다양한 물고기들이 하류와 작은 지류들로 퍼져서 강 전체에 퍼지지만 사람들이 잡아먹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이다. 최근에는 작은 지류에도 커다란 열목어와 다양한 물고기가 올라가는 것을 알아서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잡는다고 했다(열목어는 2급 보호동물로 반드시 놓아주어야 한다).
이건 너무 잔인하다.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계곡에 물고기 한 마리 살지 못한다면 이건 정말 너무 잔인한 것이다.
결국 7시간의 플라이낚시를 진행하며 한 번의 입질도 받지 못했다. 너무 참담했다.
그렇게 해서 왕복 2000킬로미터를 와서 꽝 조행을 한 것이다. 열목어뿐 아니라 작은 버들치 입질조차도 받지 못했고 심지어 물가에 노니는 작은 물고기조차 보지 못했다. 중국의 다양한 쏘가리과 물고기를 보고 싶어 별도로 관련 훅들도 다양하게 만들어 왔지만 모두 소용없었다.
그렇게 10년의 플라이낚시 중 가장 기억에 남을 꽝 조행이 되어버렸다. 저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숙소에 눕히고 아무리 고민을 해보아도 뽀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다. -2024.5.7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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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시안(西安) 친링산맥(秦岭山脉) 타이핑위허강(太平峪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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