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라벨이 11월인 게시물 표시

드라이 쉐이크

이미지
얼마 전부터 드라이 훅(Dry Hook)을 사용할 때는 항상 드라이 쉐이크(Dry Shake)를 들고 다니며 같이 사용해 왔다. 드라이 훅이 물에 젖어 물 표면에 바짝 뜨지 않으면 훅을 걷어 들여 드라이 쉐이크 통에 넣고 몇 번 흔들어 물기를 빼고 다시 던지는 식이다. 훅이 물 표면에 바짝 떠 있으면 우선 시각적으로 눈에 잘 보이므로 눈의 피로도를 줄여주고 산천어가 훅을 공격하는 모습을 좀 더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물고기도 이렇게 물 표면에 바짝 떠 있는 드라이 훅을 좀 더 과감히 물어주는 느낌이 들면서부터는 더더욱 드라이 쉐이크에 의존하게 되었다(근대 이거 물고기 입 속으로 들어가는 건데 물고기가 먹어도 되나?). 최근 산천어와 열목어가 공존하는 계곡에서 드라이 쉐이크의 분말가루가 다 떨어진 것을 모르고 계곡 물에 내려 섰다(드라이 쉐이크 통 안에는 물기를 흡수해 주는 분말가루와 가루가 훅에 골고루 접촉하게 해 주는 고운 모래알 같은 돌가루가 들어 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사용하는데 우선 눈에 잘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고(물살이 빠른 곳은 더욱더) 왠지 물고기들도 덜 과감하게 물어주는 듯한 느낌을 쉽게 떨쳐 버릴 수 없었다. 특히 물고기가 물고 들어간 훅이 쉽게 빠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훅이 물에 잠겨 물고기들이 훅을 전체적으로 좀 더 자세히 보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그래서 훅을 좀 더 조심스럽게 물어주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을 듯 하고 더군다나 훅 전체가 물 속에 잠겨 있으니 훅을 통째로 삼키는 것보다 훅의 일부분을 물고 째는 것이 더욱 쉬워 졌을 수도 있을 듯 하다. 전체적으로 힘든 하루였다. 어차피 이른 새벽에 잘 물어 주지 않으니 오전에 계곡 전체를 둘러 보고 난 후 물고기가 가장 많아 보이는 구간을 탐색해볼 요량으로 물에 들어섰다. 어제 비가 조금 와서인지 물은 많이 차갑지 않았다. 생각보다 많은 개체 수를 보지는 못했는데 나중에 숙소 주인 아주머니에게서 얼마 전부터 이곳에 밧데리를 들고 몰래 와서 물고기를 쓸어 가는 사...

고요한 가을 계곡 속에서

이미지
새벽부터 비가 내리 던 날 오후 4시가 조금 안되어 계곡에 들어섰다. 부슬비가 하루 종일 왔는데 흐린 날씨와 달리 물은 더욱 맑았다. 물 온도도 평소보다 좀 더 따뜻하다고 느껴져 처음부터 물속을 첨벙첨벙 걸어 다녔다. 지난번 좋은 성과를 주었던 14번 로얄울프페러슈트(Royal Wulff Parachute#14) 훅을 달았다. 20센티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산천어 한 마리가 작은 소의 물이 흘러 들어오는 곳 바닥에서 먹이를 노리고 있다. 3번이나 훅을 쫓아 물 표면으로 올라 왔다가는 곧 자기 자리로 돌아가 버린다. 줄을 걷어 메뚜기 훅을 달아 던지니 대번에 올라와서 큰 물보라를 일으켜 재빠르게 로드를 들었는데 훅만이 허공을 헤매고 놀라 줄행랑을 놓는 산천어가 보인다. 조금 넓은 소에서 물이 떨어져 포말이 이는 바로 위에 녹색 메뚜기 훅을 올려 놓았다. 훅이 물 표면에 떨어지기가 무섭게 길다란 주둥이가 쑥 올라왔다가 내려 가지만 제대로 물지는 않았다. 다시 같은 장소에 훅을 안착 시키고 난 후 큼지막한 산천어 한 마리가 천천히 흘러 내려오는 훅을 쫓아 오는 것이 보인다. 소의 거의 마지막까지 조용히 따라 와서는 마지막 순간에 훅을 앞질러 가서 휙 돌아서 큰 입으로 꿀꺽하고 삼킨다. 전장 22센티미터로 꽤 괜찮은 크기의 산천어 였다. 이미 한 마리를 잡았기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낚시 할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천천히 그리고 침착하게 케스팅 해 나간다. 두 번째 넓고 깊지는 않은 소의 오른쪽에 서서 상류 쪽으로 첫 백헨드 캐스팅을 하였다. 항상 그렇듯이 소의 뒤쪽 부분부터 탐색하기 위해 일부러 제일 좋아 보이는 위치를 살짝 피해서 안착 시켰다. 몇 초나 흘렀을까? 잠시 후 산천어 한 마리가 고요한 물 표면을 미끄러져 내려오고 있는 메뚜기 훅을 덮친다. 로드를 들어 올렸을 때 조금 늦은 감이 있었는데 제대로 물었다. 꽤 무겁게 끌려오는 것으로 미루어 큰 녀석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얼마 전 큰 녀석을 걸었다가 티펫줄이 터졌던 기억이 나서 재빠르게 가까운 곳으로...

황당한 경험, 깊은 산 속 계곡에서 무지개송어를 걸다

이미지
12시 정도 큰 소 뒤의 작은 여울에서 12번 로열울프페러슈트(Royal Wulff Parachute#12) 훅을 과감하게 물고 올라온 전장 15센티미터의 작은 녀석. 작년 12월쯤 부화하여 일년 동안 열심히 몸을 키웠을 것이다. 이틀 전 이곳 계곡에서 산천어를 한 마리도 보지 못했는데 이는 흔한 일이 아니었다. 혹시 여러 가지 우연이 겹쳐서 우리가 착각을 한 것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캄캄한 새벽에 일어나 다시 같은 계곡에 섰다. 나는 최 상류로 이동. 한번도 여기까지 와보지 않았었다. 거의 최 상류까지 올라가 커다란 소에 먹이 활동을 하는 움직임이 보여 멀리서 메뚜기 훅을 케스팅 했는데 물 표면에 살짝 내려 앉혔다가 바로 다시 띄워 두 번째에 안착 시켰다. 5초 정도 흘렀을까 무언가 커다란 녀석이 엄청 화가 난 듯이 난폭하게 물 표면을 폭파 시키며 훅에 달려 들었고 낚싯대를 들어 훅에 무게를 주자 소 가운데에서 엄청난 힘으로 퍼덕이며 줄을 가져가는 녀석. 엄청 크다라는 생각도 잠시 녀석은 가느다란(0.128mm) 티펫을 너무나 쉽게 터트려 버린다. 황당한 일이다. 티펫을 좀 더 굵은 것으로 바꾸고 새 10번 녹색 메뚜기(Foam Hopper#10, 연두) 훅을 꺼내어 묶었다. 몇 분 정도 기다리자 물 표면에 다시 움직임이 포착되어 그 자리에 케스팅 해 넣자 이번에는 무언가 묵직하게 물고 들어 간다. 잠깐 무게를 느꼈을까? 제대로 걸리지 않은 훅이 물 속에서 튀어 나와 허공을 가른다. 두 번의 실패 후에 어떤 훅을 던져도 반응이 없다. 잡을 수만 있다면 크기로 기록을 새울 수 있다는 믿음에 최근에 드물게 한 시간이나 한 자리에 서서 부질없는 시도를 한다. 스트리머를 마지막으로 포기하고서 다음 소로 이동하기 위해 앞으로 가는데 여울 속 풍경이 심상치 않다. 60센티미터를 훨씬 넘어 보이는 물고기가 4마리나 들어 있다. 처음에는 혹시 산란 후 가장 큰 산천어가 계곡 최 상류로 이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자세히 보니 아가미에 빨간 ...

산천어가 사라져가고 있는 계곡

걱정하던 것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처음 산천어 플라이피싱을 시작한 2014년 가을. 이곳 동네 분들이 밤낚시로 지렁이 미끼를 사용하여 한 마리, 두 마리 잡아 드시기 시작 했는데 이곳에 산천어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나서는 통발 치는 사람, 그물 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결국 올해 산천어 산란이 끝났을 지금 시점에 다시 방문한 이곳에서 더 이상 산천어가 보이지 않았다. 동네 분에게 물어 보니 올 여름에는 사람들이 그물을 가져와서 많이 잡아 갔다고 하신다. 간혹 꽤 규모가 있는 소의 잘 보이지 않는 얕은 곳에 산란의 흔적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거의 계곡의 반을 올라 갔는데도 산천어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것은 예전의 경험과 비교하여 정상적이지 않았다. 아직 지워지지 않은 깨끗한 발자국으로 미루어 어쩌면 방금 누군가가 지나 갔을 수도 있겠고 계속해서 내 앞에 올라가는 두 쌍의 원앙( Aix galericulata , mandarin duck)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수컷 두 마리에 암컷 세 마리인데 수컷 한 녀석은 항상 조금 높은 곳에서 목을 높게 쳐들고 망을 보고 있다가 내가 다가가면 신호를 하고 그 위의 소로 이동한다. 수컷 원앙은 색이나 자태가 정말 예쁘다. 분홍색 부리에 새 하얀 털의 이마에 새까만 눈동자, 그리고 몸에는 알록달록 한 무늬의 깃털로 치장하고 있다. 눈 아래부터 가슴까지 넓게 퍼져 있는 붉은 빛이 도는 복실 복실 한 갈색 털은 너무나 쓰다듬어 보고 싶다. 6월에 나무 구멍 혹은 돌의 틈새에 9~12개의 알을 낳고 한 달간 품다가 40~45일 후에 둥지를 떠난다고 한다. 지난 여행기들을 돌아보니 올해에는 산천어 플라이피싱을 거의 다니지 못했다. - 2016.11.4 Shin Ho Chul

은둔 산천어

이미지
계곡 상류에 은둔해 지내는 산천어들 중에 특별히 미팅이 힘든 산천어가 있다. 5개월 동안 미팅 요청을 하다 오늘 만나준 산천어가 있는데 26센티미터에 특이하게도 몸 전체에 긁힌 듯한 상처들이 많았다. 항상 깨끗한 피부의 예쁜 산천어들만 보았는데 오늘 만난 산천어는 수많은 전투로 단련된 전사 같은 느낌을 준다. 몸에 채찍질 한 것 같이 긁힌 자국이 많다. 수컷끼리 암컷을 두고 다투면서 생긴 상처가 아닌가 한다. 이렇게 잡지 못하던 포인트에서 산천어를 대면하고 나면 기쁨이 배가 된다. 오늘 처음으로 7X 티펫을 써보았는데 미팅에 응해준 이유가 이것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루 종일 일부러 7X 티펫만 썼는데 즐겨 쓰는 6X 티펫보다 이동이나 케스팅 할 때 줄에 상처를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좀 더 신경을 쓰면서 사용 하였다. 묵직한(왜 항상 놓친 산천어가 특별이 더 묵직한 걸까?) 산천어를 걸었을 때 관리 소홀로 티펫이 터져 나가면 속이 탄다. 이런 묵직한(?) 산천어를 놓치는 순간 티펫이 너무 가늘어서 끊어 졌나? 다시 6X로 바꿔야 하나? 티펫이 불량인가? 등의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하지만 "Strength 1.1kg"이라고 적힌 7X줄이 터지려면 내가 놓친 물고기는 산천어가 아니라 연어여야 할 것이다. 6X로 하던 7X로 하던 평균 수확량은 항상 한 마리 안 밖이라 이렇게 말하기 뭐하지만 7X가 6X 보다 잘 물어 주는 것 같았고 앞으로 한동안은 7X를 좀 더 애용 할 듯 하다. 요즘은 7시나 되어야 날이 밝아오고 오후 5시만 되면 날이 어두워진다. 9시에 계곡에 내려서도 손이 시리고 포인트 하나 그냥 포기하더라도 물에 발을 적시고 싶지는 않다(아직까지는 웨이더 없이 정글화에 전투복 같은 재질의 두꺼운 바지 하나 입고 돌아 다닌다. 상상은 금지!). 그래서 오늘은 놀랍게도 신발이 물에 젖지 않았다! 계곡 상류의 산천어 낚시를 하다 보면 수많은 바위들과 친해져야 한다. 최근 이곳에는 산천어를 잡아먹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 났다. ...

Fly Fishing and Fri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