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함께 가을 강가에서
이번 가을 처음으로 베이징 외곽에 있는 관리형 낚시터(清水源)에서 친구들과 무지개송어 플라이낚시를 위해 모였다. 베이징에서 2년 가까이 플라이낚시를 하면서 같이 추억을 쌓아오고 있는 친구들이고 오늘 처음으로 합류한 친구도 있었다. 이번 가을은 어떤 추억으로 시작할까?
나는 새벽 5시 30분에 왕징에 살고 있는 허형(许哥)과 같이 출발했다. 이렇게 같이 플라이낚시를 가는 건 6개월 만이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어서 깜깜했고 예상보다 많이 쌀쌀했다. 우리는 약속한 낚시터로 가는 길에 예전에도 항상 아침을 먹었던 식당에 들어가 아침을 먹었다. 6시 10분이었고 약속한 7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충분했기에 여유가 있었다. 이번에 처음 같이 하게 된 친구에게도 위치를 알려 주고 같이 아침을 먹자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친구는 아침을 먹지 않는다며 낚시터 앞에서 보자고 했다. 우리는 양내장탕(羊杂汤, Lamb Offal Soup)과 시아오롱빠오(小笼包, Soup Dumplings), 찐고구마(红薯) 반쪽으로 이른 아침 허기를 달랬다.
약속한 시간보다 2분 빠른 6시 58분에 낚시터 앞에 도착했는데 친구는 벌써 도착해서 웨이더를 입고 플라이 로드도 조립을 거의 끝내고 있던 중이었다. 메일로만 연락 하다 처음 만난 우리는 오래된 친구들처럼 반갑게 인사하고 곧바로 강가로 걸어 내려갔다(내 영어의 한계로 반가움을 말로 상세히 표현할 길이 없었기에 웃는 얼굴로 대신할 수 있을 뿐이었다). 이상하게도 예전에 자주 걸어 다녔던 길이 풀로 덮여 있었는데 알고 보니 차를 가지고서 강가까지 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놓았었다. 우리는 강가에 도착해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친구는 수면에 튀어오르는 물고기들이 보이는 강가로 내려가 바로 낚시를 시작했고 나와 허형은 강가에서 웨이더로 갈아입고 플라이 로드를 조립했다. 6개월 만에 방문하는 낚시터였다. 새벽 공기는 차가웠고 수면은 큰 물고기들의 아침 식사로 분주했다. 애써 조급한 마을을 가다듬으며 침착하게 낚시 준비를 했다.
분주한 수면과 다르게 무지개송어는 내가 던진 드라이 훅에 반응하지 않았다. 분명 수면으로 올라와 무언가를 삼키고 있었는데 8번 크기의 엘크헤어 캐디스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작은 16번 크기까지 물고기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16번 크기의 엘크헤어 캐디스에 몇 번 쫓아 올라왔다가 내려가는 커다란 실루엣이 보였기에 더 작은 플라이 훅을 사용해 보고 싶었는데 내가 가지고 다니는 가장 작은 훅이 6번 크기였다. 딱 한 번 작은 무지개송어가 16번 엘크해어 캐디스 훅을 물어준 것이 이날 드라이 훅으로 받은 마지막 입질이었다. 9시가 넘어가자 수면은 조용해졌고 나는 스트리머 훅으로 교체했다. 2시간 동안 드라이 훅으로 거대해 보이는 물고기들을 쫓아다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다른 친구들은 이상하게도 길이 많이 막혀서 10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다. 우리는 이미 큼직한 무지개송어를 몇 마리씩 잡고 난 후였다. 막 도착한 친구들은 이날 처음 합류한 친구와도 간단히 인사하고 급하게 강가로 내려섰다. 1시간 넘게 길이 막혔다고 했다. 평소에는 길 막히는 일이 없는 길인데 알 수 없었다.
친구들은 유로 님핑과 인디케이터 님핑으로 심심하지 않게 손맛을 보고 있었다. 예상만큼 활성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즐거울 정도의 활성도를 보여주었다. 큰 물고기들이 가끔 수면에서 뭔가를 시끄럽게 삼키는 것이 보이고 작은 물고기 치어들이 수면에 많이 보여서 검은색 스트리머 훅(豆娘)으로 틈틈히 수면과 수면 바로 아래 수심층을 공략했지만 물고기의 반응을 받아내지는 못했다. 물고기들은 유일하게 깊은 바닥 수심을 노리는 님프 훅에 반응하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틈틈이 인디케이터 님핑, 드라이 훅, 스트리머 훅을 시도했지만 효과적이지 않았다. 이날은 철저하게 유로 님핑에만 반응했다. 며칠 전 큰 비가 내려서 수량이 많이 불어나 있었고 상류에서 공사 중이라 흙탕물이 조금 섞여서 내려오고 있었는데 이러한 것들이 무지개송어의 활성도에 영향을 주었을 듯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수온이 아니었을까 한다. 쌀쌀한 새벽에도 햇살이 따뜻한 한낮에도 수온은 14도 이상을 가르치고 있었다. 5도 정도만 더 내려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했다.
그렇게 즐거우면서도 뭔가 조금 찜찜한 오전 낚시를 오후 1시쯤 끝내고 우리는 고추 삼겹살 볶음 덮밥을 배달시켜 먹었다. 그제서야 우리는 잠시 플라이 로드를 옆에 세워 두고서 밥을 먹으며 서로의 최근 근황들을 공유하고 오늘의 오전 낚시를 잠깐 뒤돌아보았다. 그리고 모두 한편으로는 "오후에는 어떤 낚시를 해야 할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밥을 다 먹고서 모두들 훅 박스를 꺼내서 훅을 고르고 낚싯대를 새로 정비하는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그랬다.
나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서 낚시터 곳곳의 얕은 여울들을 돌아다니며 물속에 잠겨 있는 돌을 뒤집어 보았다. 예상과 달리 수서 곤충이 많지 않았다. 하루살이 유충(특히 납작하루살이 유충)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이 5밀리미터 정도 되는 옅은 갈색으로 물든 흰색의 그물치는 날도래 유충이 보일 뿐 그나마도 많지 않았다. 강도래 유충은 한 마리도 찾지 못했다. 어째서 수소 곤충이 이렇게 줄어든 것일까? 나는 어쩌면 최근까지 해당 강이 건강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생각했다. 작년 홍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서 상류에서는 여름 내내 공사를 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멘트물이 흘러내렸을 수 있다. 추측일 뿐 실제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다. 하루 빨리 예전과 같이 수서곤충이 풍부한 강으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이날 가방에 스토막펌핑 도구들을 가지고 왔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부족해서 무지개송어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다들 진지하고 열심히 낚시했지만 오후에도 오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조과를 보여 주었다. 완전히 어두워지기 직전인 6시까지 낚시했지만 특별히 많은 우화가 일어나지도 않았고 물고기들의 활성도가 특별히 높아지는 순간도 오지 않았다. 우리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며 짐 정리를 했다. 관리형 낚시터는 물고기의 밀도가 워낙에 높아서 항상 충분한 손맛을 볼 수 있지만 항상 높은 활성도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강의 상태에 따라서 그때그때 달라진다. 멋진 가을 풍경 속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진 것에 만족했다.
우리는 왕징으로 돌아와서 따뜻한 훠궈(火锅, Hot Pot)에 백주(白酒, Baijiu)를 약간 곁들여 마시며 하루 종일 힘든 낚시로 피곤해진 몸과 정신을 달랬다. 새벽 5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우리는 플라이낚시를 하거나 플라이낚시 이야기를 했다. 서로의 낚시를 관찰하고 배우며 공유하며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하루였다(이날 처음 더블 핸드 로드로 롤 캐스팅과 스페이 캐스팅을 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026.10.19 Shin Ho Chul "INTO THE 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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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가을, 베이징의 관리형 낚시터에서 잡은 무지개송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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