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롱지앙강 지류 그레일링 플라이낚시

이춘시(伊春市)는 헤이롱지앙성(黑龙江省) 북동쪽에 위치하며 북쪽으로 헤이롱지앙강(黑龙江, 아무르강)을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도시이다. 플라이낚시 대회가 끝난 다음날 우리는 헤이롱지앙강(黑龙江, 아무르강)의 지류이고 쿠얼빈댐(库尔滨水库) 상류에 있는 계곡에서 그레일링(Grayling, 北极茴) 플라이낚시를 진행했다.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는 야생의 숲과 강이 펼쳐진 곳으로 이날 상류에서 낚시하던 일행들은 30미터 거리에서 강을 건너는 곰을 보았다고 했다. 우리는 이춘(伊春)에서 가장 큰 강인 탕왕허강(汤旺河)을 따라 북동쪽으로 이동하다가 쓰공리툰(四公里屯)이라는 곳에서 비포장 산길을 따라 북쪽으로 1시간 이상 산길을 지나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대략 1.5킬로미터 정도의 구간을 3명씩 한 팀이 되어서 하류 쪽으로 3시간 정도 낚시하는 계획이었다. 핸드폰 신호가 잡히지 않는 지역이라 한 팀마다 무전기를 하나씩 들고 있었고 유효 거리가 2킬로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아 픽업 차량이 약속한 장소 근처에 왔을 때야 다른 팀과 연락할 수 있었다.

오전 9시에 첫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상류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서 흙탕물이 흐르고 있었고 우리는 하류 쪽으로 이동하며 낚시할 곳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강에 내려섰을 때는 이미 12시였고 3시 30분까지 약속한 픽업 장소까지 계곡을 따라 이동하며 낚시해야 했다. 기온은 17도, 수온은 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강과 가까운 비포장도로에서 내려 강 쪽으로 10분 정도 숲을 해치고 들어가니 야생 미가 넘치는 계곡이 눈앞에 펼쳐졌다. 우리는 자갈 톱이 쌓인 곳에서 잠시 앉아 간단히 점심을 먹으며 어떻게 낚시할 것인지 계획을 세웠다. 얼음장 같은 계곡물과 다르게 등에 비취는 햇살이 유난히 따뜻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차가운 물속에 하루살이나 날도래 유충이 있을까 했는데 꽤 많은 날도래 유충이 있었다. 대략 두 종류의 날도래 유충이 있었다. 한 종류는 작은 모레로 5밀리미터 정도의 작은 집을 만들어 물속 돌 위쪽에 붙어 있는 노란색의 날도래였고 다른 한 종류는 10밀리미터 정도의 까맣고 매끈한 원통의 집을 만들어 주로 돌 밑이나 물속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진한 형광 녹색의 날도래였다. 꽤 많은 개체수가 있었다. 마침 훅 박스에는 노란색과 형광 녹색의 날도래 유충을 모방한 님프 훅(Jig Nymph 005, 006)이 있었고 형광 녹색의 님프 훅 크기가 좀 더 비슷하여 나는 형광 녹색의 님프 훅(Jig Nymph 005 #12)으로 유로 님핑을 했다.

얕은 여울에서는 그레일링의 입질을 전혀 받지 못했고 장애물이 있는 깊은 소의 바닥에서 첫 그레일링의 입질을 받았다. 20센티미터 정도의 예쁘게 발색이 올라온 그레일링이었다. 나는 같은 팀이었던 루루형(lulu哥)와 같이 온 그의 아들(雷雷)에서 장소를 양보하고 좀 더 하류쪽으로 내려가며 낚시를 진행했다. 루루형은 인디게이터 님핑으로 곧 30센티미터가 조금 안 될 것 같은 큼직한 그레일링 한 마리를 잡았다.

한 시간 정도 하류로 이동하며 낚시한 거리를 지도에서 비교해 보니 약속 장소까지 아직도 너무 많은 거리가 남아 있었다. 3시 반에 만나기로 한 장소까지 험한 계곡을 따라 이동하여 도착하려면 꾸준히 이동만 해도 약속시간까지 아슬아슬할 것 같았다. 가이드는 700미터 정도 거리라고 했지만 실제로 계곡에 들어갔을 때 1.5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로 느껴졌다. 우리는 우선 약속 장소까지 빠르게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계곡을 따라 내려갔다. 하류 쪽으로 가면서 낚시하기 멋진 곳들이 많이 보였지만 약속시간에 약속한 장소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그냥 지나가야만 했다. 소가 깊은 곳에서는 숲속으로 돌아서 숲이 너무 깊은 곳에서는 계곡을 타고 2시간 가까이 이동한 끝에 우리는 겨우 약속한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계는 약속 시간에서 20분 늦은 3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약속한 곳에서 30분 정도를 기다렸지만 길은 조용했다. 우리는 길에서 잘 내려다보이는 작은 지류에서 낚시하면서 기다리기로 하고 가까운 계곡으로 내려갔다. 작은 지류에서 약간 상류 쪽에 가끔 큼직한 물고기가 수면의 무언가를 삼키고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차가운 수온에서 먹이 활동을 할 수 있는 물고기는 그레일링 밖에 없다고 생각며 나는 12번 크기의 엘크헤어 캐디스 훅을 묶어 방금 전 파장이 사라진 곳 보다 조금 상류쪽에 조용히 안착 시켰다. 드라이 훅은 느리게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려왔다. 그리고 조금 전 물고기가 먹이 활동을 하던 곳을 천천히 흘러가는 중 울컥하며 수면이 뒤집혔고 수면을 따라 조용히 흘러내려오던 드라이 훅이 사라졌다. 나는 오른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곧 묵직한 물고기가 물속 깊은 곳으로 묵직하게 플라이 라인을 끌고 갔다.

아쉽게도 첫 번째 물고기는 얼굴을 보지 못하고 물속에서 허무하게 빠져나갔다. 꽤 묵직했기에 아쉬움이 컸다. 잠시 후에 같은 방식으로 근처에서 먹이 활동하는 다른 물고기를 걸었고 25센티미터 정도 되는 아름다운 그레일링이었다. 그리고 작은 그레일링을 3마리 정도 더 잡았고 날이 어두워지자 수면도 조용해졌다. 우리는 다시 길에 올라와 일행을 기다렸다. 분명 약속 시간도 잊고 낚시하느라고 늦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고 우리의 예상은 적중했다. 6시가 거의 다 되어서 깜깜해져서야 픽업 온 일행들을 만날 수 있었다. 상류 쪽에 있던 일행들은 3시 반부터 길에서 기다리느라 조마조마해서 길을 따라 2킬로미터를 이동하나서야 끝이 보이지 않아 다시 그 자리에서 기다렸다고 했다. 야생에서의 낚시에서 가끔 있는 일이기에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고 꽤 의미있게 기다리는 시간을 보냈다. 마침 길 가까이에 작은 지류가 있었던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이곳은 몇년 전만 해도 30센티미터가 넘는 커다란 그레일링이 많았던 강이었는데 최근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큰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놓아주지 않고 물고기를 가져간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더 좋아지는 경우는 보지 못했고 항상 좋은 않지 방향으로 변해가는 자연을 보면서 안타까워 했기에 이곳에서의 변화가 남일 같지 않았다.

상류의 조금 흙탕물이 섞인 구간에서 꿋꿋하게 낚시를 진행했던 일행은 운 좋게도 좋은 장소를 찾아 커다란 그레일링을 꽤 많이 잡았고 우리 팀은 내가 잡은 7마리를 합해서 총 8마리를 잡았다. 가장 늦게 도착한 일행은 3명이서 3마리를 잡았다고 했다. 큰 그레일링을 찾아서 가장 험난한 구간으로 들어갔는데 너무 험난했던지 그곳을 처음 경험한 두 명은 다시는 그 구간에서 낚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습지 같은 무릎까지 빠지는 진흙길을 한 시간 가까이 걸어서 들어가야 했다고 했다. 어쨌든 모두들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 것은 분명해 보였다. 

우리는 조금 늦은 저녁 잠시 고향집에 일이 있어서 이동했다가 돌아온 다롱형(大龙哥)과 합류했다. 이춘(伊春) 시내에 있는 식당에서 맛있게 저녁 식사를 하면서 그날 각자가 격었던 상황들을 공유했다. 이렇게 많은 플라이낚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며칠 동안 같이 플라이낚시의 세계에 푹 빠져 지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받은 일이다. 

숙소로 돌아와 일부 일행들은 내일 하루 플라이낚시를 진행할 장소를 고민했고 나는 어디든 그레일링을 잡을 수 있는 곳이면 좋았기에 방으로 돌아와 일찍 잠이 들었다. -2026.10.6 Shin Ho Chul "INTO THE WILD."

Grayling-of-HeiLongJiang-River
헤이롱지앙강(黑龙江, 아무르강)의 지류에서 잡은 그레일링
몸에 검은색 반점이 없어 다른 계곡에서 잡았던 그레일링과 구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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