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낚시와 현장 타잉
허형(许哥)과 처음 만나는 그의 지인 공형(孔哥) 이렇게 셋이서 이른 아침 베이징 외곽에 있는 관리형 낚시터(松照)를 찾았다. 공형은 이날 처음 플라이낚시를 접한다고 했는데 캐스팅에 꽤 소질이 있어 보였다. 롤캐스팅(Roll Cast), 들었다 내려놓기(Pick up and Lay Down), 헛캐스팅(False Cast)을 소개하고 30분 롤캐스팅을 연습한 후 울리버거 훅(Woolly Bugger)을 달아 낚시를 했는데 오후에는 꽤 멋진 루프를 만들며 15미터 정도의 헛캐스팅을 했다. 이날 공형은 처음으로 무지개송어를 잡았고 처음으로 플라이낚시로 잡아보는 물고기였다. 내 경험에 의하면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것이다.
낚시터는 집에서 차로 1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우리는 새벽 6시 집에서 출발해 중간에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다. 항상 주문하는 양내장장(羊杂汤)과 중국식 두부푸딩(豆腐脑, Tofu Pudding), 샤오룽바오(小笼包), 찐고구마(红薯)를 시키고 이날은 추가로 요우빙(油饼)을 시켰다. 이날은 어째서인지 양을 평소의 두 배로 퍼 주셔서 남기지 않고 먹는다고 고생 좀 했다. 덕분에 하루 종일 든든하게 낚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새벽까지 비가 내리고 흐린 날이어서 꽤 쌀쌀한 하루였다. 오전 기온은 18도였고 수온은 12.7도였다.
이곳 관리형 낚시터(松照)는 멀리 바위 산봉우리에 만리장성이 보이고 계곡 옆 바위산에는 항상 푸르른 나무들이 계절마다 다른 색의 옷을 갈아입는 자연 풍경이 멋진 계곡이다. 사장님이 최대한 자연 상태의 계곡을 유지하고 있어서 계곡 속에서도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선 곳이었는데 이번에 방문하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계곡 옆의 나무들을 한 그루도 남기지 않고 모두 베어버린 것이다. 어째서 갑자기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었다. 분명 다음 해 여름에 비가 내리면 계곡은 순식간에 모습을 바꾸어 버릴 것이다. 캐스팅하기에는 더없이 편해졌지만 더 많은 것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느끼지만 좋아지는 경우 보다는 나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지만 항상 가슴 아픈 일이다.
우리는 차가운 공기에 옷깃을 바짝 조이며 짐을 들고 계곡 옆의 정자로 내려갔다. 웨어더로 갈아입고 플라이 로드를 조립하면서 오늘은 무슨 훅으로 낚시를 시작할지 고민했다. 나는 드라이 훅과 스트리머로 하류까지 빠르게 탐색하기로 결정했고 공형은 인디케이터 님핑을 했는데 님핑 대신에 6번 사이즈의 울리버리(Woolly Bugger) 훅을 달았다. 이날 무지개송어의 입질은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로 까다로웠다
드라이 훅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가장 작은 훅이 16번 사이즈라서 더 작은 훅으로 시도해 보지 못했는데 가끔 하얀색의 아주 작은 깔따구(Midge, 摇蚊)들이 날아 다니는 것을 보았기에 어쩌면 더 작은 드라이 훅에는 반응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제 저녁에 처음 만들어 본 올리브색 울리버거 훅(Woolly Bugger #6)으로 여울 속에서 꽤 멋진 무지개송어를 걸었지만 훅이 빠져서 랜딩은 성공하지 못했다.
상류 폭포 아래에서 3번째 소(Stream Pool)까지는 무지개송어가 있었지만 그 밑으로는 무지개송어가 한 마리도 없었다. 강 가장자리에 커다랗게 줄지어 있던 듬직했던 나무들도 모두 사라져서 수분기 잔뜩 먹은 바람이 더욱더 차갑게 느껴졌다. 낚시터 밖의 하류 쪽으로 마을 입구까지 탐색했지만 무지개송어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에 큼직한 버들치들이 많은 것을 발견했다. 외래어종이 사라지자 대신 본래 그곳의 주인이었던 물고기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잠깐 버들치를 노려보았는데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는 마을 입구에서 하류쪽으로 탐색을 중단하고 다시 상류 폭포 쪽으로 이동했다.
허형은 인디케이터 밑에 큼직한 울리버거 훅을 달아서 오전 중에 5마리의 무지개송어를 잡았고 드라이 훅과 스트리머를 응용한 나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울리버거 훅을 인디케이터 밑에 달아서 자연스럽게 흘린다는 생각은 작년에 허형이 사용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조합이다. 그런데 이 방법이 생각보다 효과적이다. 나도 오후에는 부력좋은 인디케이터 밑에 어제 저녁에 묶어둔 울리버거 훅으로 꽤 재미있는 낚시를 했다.
우리는 낚시터에서 준비해 둔 휴식터에서 점심으로 사발면을 먹으며 어제 저녁 챙겨온 타잉 도구들을 꺼내서 울리버거 훅을 묶었다. 내가 한 개를 만들어 시범을 보이고 허형이 처음으로 타잉을 시도했다. 그런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능숙하게 그의 첫 플라이 훅을 완성했다. 확실히 그가 소질이 있거나 내가 지독하게 소질이 없는 것이다. 나는 첫 플라이 훅을 그렇게 능숙하게 완성하지 못했다. 허형은 조금만 연습하면 금방 잘 할 것 같았다. 처음 캐스팅이나 타잉을 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많은 것들을 느꼈다. 허영은 이날 오후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플라이 훅으로 무지개송어를 걸었다.
이날 이곳에는 여름에 풀어둔 배스와 최근에 풀어준 무지개송어가 공존하고 있었다. 배스들게에는 이미 수온이 너무 낮았고 무지개송어에게는 아직 수온이 너무 높았다. 그래서 두 어종 모두 최적의 상태는 아니었지만 수온이 더 낮아지면 배스들은 버티지 못할 것이었다. 배스는 물가 수초 속이나 잠겨 있는 나무 주변에서 머물며 지나가는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울리버거 훅이나 검은 거머리 훅 등을 배스 앞에 천천히 가라앉히면 천천이 다가와 훅을 흡입 했는데 힘이 부족해 훅이 주둥이 바로 앞에서 멈추는 것을 보았다. 그러면 안 되는데 안쓰러우면서도 아쉬웠다. 나는 이날 5마리의 배스와 5마리의 무지개송어를 잡았다.
이날 무지개송어의 입질도 굉장히 까다로웠다. 인디케이터가 물속으로 살짝 들어갔다가 금방 올라오는 입질을 보여 주었고 조금만 늦어도 후킹이 안 되었고 후킹이 되어서 주둥이 가장자리에 살짝 걸려서 중간에 빠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최근에 물고기를 새로 넣지 않아서 물고기의 밀도도 굉장히 낮았다. 하지만 일단 제대로 후킹만 되면 굉장한 힘을 보여주었다. 2분 넘게 파이팅을 하다가 올라오는 개체수도 적지 않았다. 나는 이날 4X 티펫을 사용했는데 한 번은 티펫이 끊어질 정도였다. 최근 연한 탄소 줄(Soft Carbon) 줄을 사용하는데 매듭 강도가 굉장히 약하다. 만약 리더 부분과 티펫이 모두 탄소 줄이라면 대부분은 그 둘의 연결 부분에서 끊어졌다. 만약 리더 끝에 소형 고리를 달고 그 고리에 티펫을 묶을 경우 매듭에서 끊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리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알게 되는 것은 항상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 2026.10.26 신호철 '자연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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