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수온과 올라간 무지개송어의 활성도

며칠 전에 찾았던 베이징 외곽의 관리형 낚시터(松照)를 다시 방문했다. 흑룡강플라이낚시연맹(黑龙江飞钓联盟)의 회장인 다롱형이 베이징을 방문했고 마침 이날 여러 명의 회원들이 같이 플라이낚시를 한다고 해서 나는 불과 이틀 전에 다녀온 곳을 다시 찾았다. 이날 내 차는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5환(五环) 이내에서 통행이 금지되기 때문에 나는 오전 7시 전에 5환을 빠져나왔다.

계곡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정확하게 8시였다. 관리인은 아직 출근 전이었고 나는 차 안에서 조금 더 기다렸다. 집에서 나왔을 때 기온이 생각보다 따뜻하다고 느꼈는데 산 속에 들어서자 꽤 쌀쌀하다고 느껴졌다. 나는 가져온 옷을 더 입었다.

8시 15분쯤에 관리인이 도착해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문을 열어 주었다. 오늘은 총 11명의 인원이 이곳에서 같이 플라이낚시하고 점심에는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을 계획이었다. 나는 이날 가장 먼저 도착해서 낚시를 시작했고 다른 인원들은 9시가 넘어서 하나둘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이틀 전에 왔을 때는 수온이 12도 정도로 높았고 무지개송어의 활성도가 낮았다. 혹시나 해서 수온을 먼저 확인해 보았는데 놀랍게도 이틀 만에 3도가 떨어져서 수온은 9도 정도가 되어 있었다. 왠지 무지개송어들의 활성도가 높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추측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무지개송어의 활성도는 이틀 전과 비교해서 많이 높아져 있었다. 베이징 관리형 낚시터의 무지개송어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나는 웨이더를 입지 않고 무릅 아래까지 오는 장화를 신었다. 최근에 이상하게도 유로 님핑 보다는 드라이 훅이나 스트리머 그리고 인디케이터 님핑을 하게 된다. 아마도 지난 1년 동안 거의 대부분을 유로 님핑을 하면서 보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굳이 물고기에게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서 물속 깊이 들어가는 일도 적어졌기에 장화를 신었다.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나는 물고기가 가장 많은 상류의 작은 폭포 아래에서 인디케이터 님핑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그리고 떨어진 수온을 확인하고 추측했던 대로 커다란 황금무지개송어가 연달아서 올라왔다. 가물치 잡으려고 가지고다니는 8번 크기의 검은색 거머리 훅, 어제저녁에 묶은 6번 크기의 올리브색 울리 버거 훅, 12번 크기의 지그 훅에 묶은 몹 플라이(Mop fly) 훅에 모두 반응했다. 친구들이 도착하기 전에 한 시간 동안 5마리 정도를 잡았고 친구들이 도착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낚싯대를 거치대에 세워두고 오랜만에 본 친구, 처음 본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최근에는 다른 사람들의 낚시가 많이 궁금해졌다. 그가 어떤 낚시 기법을 사용하는지, 어떤 매듭을 주로 사용하는지, 훅 박스에는 어떤 플라이 훅을 들고 다니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유심히 관찰하고 물어본다. 새로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얼핏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모두 자신만의 낚시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날 나는 오전 일찍 낚싯대를 접었다. 친구가 데려온 초등학교 1학년 친구와 낚시터 곳곳을 돌아다니며 기념 사진도 남기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오후 1시에 다 같이 점심을 먹었다. 친구들이 가져온 고기를 구웠고 집 근처 한국 슈퍼에서 산 방금 담근 김치를 꺼내서 같이 먹었다. 곱게 단풍이 든 산들에 둘러싸여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그리고 친구들은 자신의 플라이 훅 박스를 열어서 공유했다. 어떤 플라이 훅들이 있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서로 공유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얕은 여울에 브룩송어(Brook trout) 두 마리가 도망가지 않고 있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산란 중이었다. 암컷 한 마리와 수컷 한 마리가 바닥을 하얗게 뒤집어 놓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뜰채에 그물을 덮어서 물속으로 들어가 산란터를 확인했다. 그물로 뜨니(Seining) 연분홍색의 알들이 하나 가득 나왔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브룩송어의 산란을 관찰하고 실제로 수정된 알을 본 친구들은 무척 신기해했다. 이날 기온은 12.4도 수온은 9.7도였다. 무지개송어(Rainbow trout, 虹鳟)나 브라운송어(Brown trout, 褐鳟)등 다른 송어의 산란은 관찰되지 않았고 오직 브룩송어의 산란만 관찰되었다. 알을 무지개송어들이 헤엄치고 있는 깊은 소에 던졌더니 예상과 같이 금세 몰려들어 알을 삼켰다.

오후 4시쯤에 나는 플라이 로드를 다시 들었고 인디케이터 님핑 채비에 검은색 8번 거머리 훅을 묶어 계곡 건너편 큰 바위 그늘 아래 수면에 떠 있는 수초 더미 위로 캐스팅했다. 수심은 20센티미터 정도로 얕게 주었다. 금방 35센티미터 정도의 배스(Bass, 大口黑鲈) 한 마리가 인디케이터를 끌고 들어갔다. 두 번째에는 바닥에 있는 나무를 걸었는데 4X(0.178mm) 굵은 티펫을 사용하고 있었기에 천천히 당기니 당겨져 왔다. 그리고 다시 같은 장소에 캐스팅하여 배스 한 마리를 더 잡고는 이날의 낚시를 끝냈다.

5시 30분에는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짐을 정리하고 철수 준비를 했다. 저녁에는 베이징 시내의 한 식당에 다 같이 모여서 훠궈(火锅, Hot Pot)를 먹었다. 이날 같이 낚시를 하지 않았지만 근처에 있던 친구와 가족들이 합류해서 총 13명이 커다란 원탁에 둘러앉았다. 우리는 저녁 늦게까지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늦은 밤 모두들 뿔뿔이 흩어졌고 나는 술기운이 남아 있어서 집까지 한 시간 정도를 걸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시원한 가을바람이 좋았다. -2026.10.28 신호철 '자연 속에서'

Woolly-Bugger
물에 젖은 올리브색 울리 버거 훅(Woolly Bugger #6). 최근 베이징 관리형 낚시터의 무지개송어 플라이낚시에서 이 훅의 효과가 상당히 좋은 것을 확인 했는데 뱀잠자리 유충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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