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못 잡은 사람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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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유료 낚시터 플라이낚시
개인적으로 사료를 먹고 자란 물고기를 풀어놓는 유료 낚시터 플라이낚시에 특별한 난이도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만 요령이 생기면 비교적 쉽게 큰 물고기들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어느 유료 낚시터에서 발생한 사건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문제의 발단은 루어 낚시 초보 부부가 주말에 유료 낚시터에서 하루 동안 무지개송어 낚시를 왔다가 관리인에게 만약 두 명이서 하루 동안 한 마리도 못 잡으면 한 사람당 4만 원 정도 하는 입장료를 돌려줄 수 있는지 문의했고 낚시터에는 이미 굉장히 밀도 높은 물고기가 있었기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관리인은 흔쾌히 그 조건을 승낙했다. 그리고 그들 부부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문제의 발단은 관리인이 처음부터 부부의 요구를 승락한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본인이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을 장담한 것에 문제가 있다. 그 부부의 낚시 실력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건 그들 자신의 문제이다. 관리인은 왜 굳이 약속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약속했을까?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누구의 잘잘못이 아니다. 어렵게 주말에 부부가 시간을 내서 낚시를 갔고 그 많은 물고기 속에서 한 마리도 못 잡았을 때 그 결과를 얼마나 받아들이기 힘들었을까 하는 부분이다.
이 사건으로 나 스스로를 많이 뒤돌아보게 되었다. 물론 나에게 어떤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옆에서 물고기를 잘 못 잡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대화도 해보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좀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어째서인지 꽤 오랫동안 옆에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심하게 변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고민해 보니 그 근본에는 최근의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을 거부하지 않았다. 특별히 그 사람을 평가하거나 나와 가깝게 지내려는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 주변에 가까이 있는 사람 혹은 나랑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꼭 진정으로 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혹은 단순히 나를 이용하려는) 것을 깨닮았다. 돌아보니 훨씬 더 예전의 어린 나이에도 그런 친구들이 주변에 있었다. 괜찮다, 지금이라도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거나 가까이 두지 않으면 된다. 우리는 예전만큼 순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든 인간관계의 기회를 차단할 필요는 없다. 실수를 반복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러면서 나는 나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쓸 시간과 에너지는 없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인 줄 알 수 있을까?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2025.11.12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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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플라이낚시 친구들과의 모임에 친구가 실험하기 위해서 만들어온 스트리머 훅 중간에 여러개의 움직이는 구슬이 있어서 흔들면 소리가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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