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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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같았던 1년
2025년 2월에 두 번의 전시회(2/12 China Fishing 2025, 2/28 春季碧海钓具产业博览会)를 참관했고 플라이 훅을 수공업으로 대량 생산해서 해외로 수출하고 플라이낚시와 루어 장비를 만들고 판매하는 회사인 백로비(白鹭飞)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분을 알게 되었다. 다리엔(大连)에서 플라이 훅을 수공업으로 대량 생산해서 해외로 수출하는 사장님도 알게 되었고 이분의 소개로 허이롱지앙플라이낚시연맹의 회장 다롱형(大龙哥)을 소개받아 플라이낚시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플라이낚시 동호회에도 가입하게 되었다. 물론 해당 박람회를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6월 초까지는 작년 12월부터 다니기 시작한 베이징 외곽에 위치한 계류형 무지개송어 낚시터에서 양식되어 자연의 계류에 방류된 무지개송어, 열목어, 브룩송어, 타이멘 등의 어종을 대상으로 플라이낚시를 즐길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조금씩 이러한 대상어종의 습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꽤 의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째서 사람들이 무지개송어 플라이낚시에 그렇게 열광하는지 느껴볼 수 있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낚시터에서는 마흐시어라는 물고기를 방류했지만 6월 부터는 계류형 낚시터를 거의 찾지 못했다.
6월 부터는 올해 대상어종으로 목표를 정해 두었던 블루길과 가물치 플라이낚시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6월초 산란기에 접어든 블루길을 꽤 순조롭게 잡을 수 있었고 몇번의 시도로 잘 먹히는 여러가지 플라이 훅을 알게 되었고 플라이 훅에 어떤 움직임을 주어야 빠른 입질을 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목표는 자연스럽게 가물치로 넘어갔다.
가물치 플라이낚시는 나의 플라이낚시 경험 중에서 꽤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끄리와 산천어 다음으로 나에게 매력적인 대상어종으로 느껴진 것이 가물치였다. 처음에는 꽤 긴 기간 동안 가물치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았다. 성과 없이 몇 번의 허탕을 치고서 어느 날 거짓말처럼 가물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어느 날 거짓말처럼 처음 한 마리를 잡았다. 가물치의 습성을 이해해 갈수록 물속의 가물치가 잘 보였고 점점 더 가물치 플라이낚시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물치 플라이낚시는 입추(入秋)까지 계속되었다.
7월말에는 우연히도 계획에 없던 바다 플라이낚시를 하게 되었고 많은 새로운 어종을 처음으로 플라이낚시로 잡을 수 있었다. 그 중 꽤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어종은 보리멸이었다. 수량도 많고 훅을 쫒는 모습도 박력있고 힘도 좋았다. 바다의 “끄리”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후에는 보리멸 플라이낚시에 꽤 자신감이 붙었고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보리멸 플라이낚시를 시도해 봐야 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보리멸은 예상외로 훌륭한 바다 플라이낚시 대상어종이 될 것 같다. 오랜기간동안 시도했던 은어 플라이낚시에도 성공했고 꽤 잘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았지만 은어는 생각처럼 좋은 플라이낚시 대상어종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은어 플라이낚시를 시도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리고 부시리, 방어, 농어와 같은 대형 어종을 대상으로 한 바다 플라이낚시를 이 때 처음으로 계획하게 되었다. 그리고 3개월의 준비 과정을 거쳐 10월말에 시도하였다.
8월에는 루어 낚시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유료 낚시터에서 붉은배파쿠 플라이낚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금방 해당 어종의 공략 방법을 파악할 수 있었고 충분히 잡았다. 8번 장비로 알맞다고 생각되는 파워를 가지고 있었고 바다 플라이낚시를 대비해서 장비를 검증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커다란 초어(草鱼)를 처음으로 플라이낚시로 잡았다. 생각보다 쉽게 해당 어종의 특성이 파악되서인지 붉은배파쿠 플라이낚시는 금방 흥미를 잃었다. 그래도 내년 7월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시 한번 찾을 것 같은 어종이다.
9월 중순에도 루어 낚시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베스 낚시터에 갔다가 8번 장비로 1/0 크기의 바다 플라이낚시 포퍼 훅을 시험하는 중 커다란 강준치를 여러마리 잡는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낚시터 사장님도 깜짝 놀랄 정도로 빈도 높게 강준치가 올라왔다. 9월 말에 다시 찾았을 때는 반 나절 동안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가 원인이 아니였을까 추측해본다.
10월 초에는 굉장히 어렵게 일정을 조율하여 1년에 1회 진행되는 플라이낚시 동호회 교류회에 참석하여 유로님핑(Euro Nymphing)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플라이낚시를 시작하고서 처음으로 이러한 교류회에 참석해서 플라이낚시에 관해서 소통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배울 수 있었다. 낚시 기술뿐만 아니라 타잉에 관련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중국 전국에서 모인 플라이낚시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허이롱지앙의 강가에서 유로님핑으로 그레일링이라는 물고기를 처음 잡아 보았다.
10월 말에는 3개월간 준비한 바다 플라이낚시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혼자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인원이 한 명씩 추가되어 최종적으로는 5명이 함께였다. 원하는 크기의 대상 어종을 잡지 못한 것만 빼고는 모든 것이 좋았다. 8번, 10번 장비로 여러 번 대상 어종으로 추측되는 물고기의 입질을 받았고 심지어 성공적으로 걸었지만 물 밖으로 끌어내는 것은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는 성공에서 한 발짝 멀어져 있다고 느꼈다. 눈앞에 있었지만 손에 거머쥐지는 못했다. 그것뿐이다. 우리는 복귀하자마다 합리적인 2026년의 재도전 일정을 잡았고 지금도 그것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 지난번에 3개월의 준비 기간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1년이라는 준비 기간이 있고 지난번에 0에서 시작했다면 지금은 50에서 시작하기에 자신 있다. 이번 바다 플라이낚시 조행은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남겼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는 나의 플라이낚시 캐스팅 동작을 교정 받고 있다. 너무 오랜 기간 잘못 길들여진 습관 탓에 교정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그렇게 꿈만 같았던 2025년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흘러갔다. 아직도 완료하지 못한 2025년의 숙제들이 있기에 오늘도 다시 한번 계획을 돌아보고 미쳐 완료하지 못한 숙제들을 하나씩 완료해 나간다. -2025.11.7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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