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가물치 플라이낚시

중국 베이징 도심 속 호숫가

요즘 새벽 가물치(Snakehead, 黑鱼) 플라이낚시를 도전하고 있다. 기온이 많이 올라가면서(23~34도) 새벽 가물치들의 먹이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었다. 새벽 4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3일 간 낚시했다. 특히 밤새 비온 날 새벽에 가물치의 활성도 높은 먹이 활동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수초가 수면까지 올라와서 두꺼운 수초 층을 형성한 곳에서는 개구리 훅(Foam Frog #4)을 사용하고 수초가 수면까지 올라오지 않고 수면 아래까지 자란 곳에서는 거머리 훅(Black Leech #8)을 주로 사용했다. 처음에는 개구리 훅으로 모든 수면을 탐색하고 개구리 훅을 더 이상 따라오지 않으면 거머리 훅으로 교체했다.

가물치들의 먹이 활성도가 좋은 날은 수면에서 퍽! 퍽! 하는 가물치들이 먹이를 흡입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개구리 훅도 적극적으로 물고 들어갔다. 하지만 가물치들의 먹이 활성도가 떨어진 날은 수면까지 올라와 개구리 훅을 덮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럴 때는 드물지만 먹이 활동하는 가물치를 찾아서 그 근처로 캐스팅하면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개구리 훅은 최근에 관찰한 친구들이 사용한 다양한 훅과 효과를 바탕으로 만들어 보았다. 배쪽은 하얀색, 등쪽은 녹색을 사용했다. 여러 훅의 효과를 관찰했는데 이러한 색의 배열이 꽤 효과적이었다. 바늘이 수초에 걸리는 것을 방지하는 낚싯줄을 묶는 대신에 플라이 훅이 물 위에 떨어졌을 때 훅이 위쪽을 향하도록 설계했다. 훅 뒤쪽이 물속에 살짝 가라앉아서 가물치가 입질 했을 때 훅의 뽀족한 부분이 좀 더 쉽게 가물치 입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훅 뒤쪽에 부분적으로 납실을 감았다. 3번 플라이 로드로 캐스팅하기 위해서 4번 크기의 훅을 사용했다(Foam Frog #4). 가물치들이 수면에서 뭔가를 먹고 있을 때 해당 훅의 효과는 좋았다. 하지만 수면에서의 먹이 활동이 없는 가물치까지 수면으로 꼬득이지는 못했다. 그럴때는 자주 사용하는 거머리 훅으로 교체하면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자주 이곳을 찾은 루어 낚시하는 분들에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내 옆자리에 들어오는 것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흔쾌히 옆에 와서 같이 캐스팅하자고 초대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물치가 많은 장소와 훅의 설계 요령, 잘 물어주는 시간대 등 많은 정보들을 공유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 이름을 묻고 다음 만남을 기대하며 헤어지곤 했다. 처음 가보는 장소에는 이러한 경험자들의 정보가 정말 큰 정보가 된다. 그분들에게 들은 정보에 근거해서 근처 많은 장소를 돌아다녔고 그 효과는 확실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물고기가 많은 곳을 알려주는 것은 정말 쉬운일이 아니다.

루어낚시는 루어의 무게로 원거리 캐스팅을 하기 때문에 착수음이 크다. 반드시 가물치가 있는 곳을 멀리 넘겨서 원하는 지점으로 조용히 루어를 끌어와야 한다. 반면에 플라이낚시는 플라이 라인의 무게로 가벼운 훅을 캐스팅하기 때문에 조용히 착수시킬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가물치의 경계심을 덜 자극하면서 낚시할 수 있다. 단점은 장거리 캐스팅에 한계가 있고 뒤 공간 확보의 어려움도 있다. 물론 가물치의 활성도가 높을 때는 이러한 착수음이 오히려 가물치의 관심을 끄는 효과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6호 플라이 로드로 좀 더 큰 플라이 훅을 걸어서 큰 가물치를 노릴 만도 한데 이상하게도 굳이 큰 가물치를 잡고 싶은 욕심이 지금은 없다. 25센티미터에서 40센티미터 사이의 아담한 가물치를 잡는 것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그래서 얼마 전 구매한 6호 플라이 로드는 꽤 오랫동안 쉬고 있다.

도심 속 호숫가 가물치 플라이낚시를 새벽에 진행하는 여러 가지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6시가 넘어가면서 호숫가로 조깅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캐스팅에 뒷 공간이 상당히 넓게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이 많아지면 낚시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캐스팅에 써야 한다. 항상 뒤에 사람이 지나가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벽 4시 정도에 강가에 도착하면 어렴풋이 수면은 보이지만 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어둡다. 4시 30분 정도가 되면 해가 뜨고 이제 수면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가물치가 본격적으로 먹이활동을 하는 것도 이때부터였다. 수면까지 두껍게 자란 수초 속에서 그리고 더 많은 개체 수가 수초 더미 가장자리에서 먹이 활동을 했다. 수면에 떠서 끌려오는 개구리 훅(Foam Frog #4)은 퍽! 퍽! 소리를 내며 난폭하게 흡입했다. 수면 아래로 조용히 가라앉는 거머리 훅(Black Leech #8)을 따라 내려가는 가물치는 하얀 배가 보였고 항상 거머리 훅의 머리 쪽을 물었다.

가물치들의 입질 활성도가 좋은 때 개구리 훅은 여러 번의 입질을 받았지만 플라이 훅이 허무하게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플라이 훅의 구조에서 여러가지 부분을 개선했지만 왠지 큰 효과는 없다고 느껴졌다. 이빨이 길고 뾰족해서 왠지 훅이 입술에 닿지 않고 가물치가 훅을 물면서 입을 강하게 물어서 끌려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제대로 훅킹 된 경우는 대부분 가물치가 훅을 어느 정도 깊숙이 삼킨 상태에서 혓바닥 근처에서 훅킹 된 경우가 많았다. 가물치 입술에 훅킹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래서 그런지 몇 번의 가물치 플라이낚시에서 자동적으로 생긴 습관은 가물치가 훅을 덥친 후 항상 몇 초를 기다렸다가 챔질한다는 점이다.

거머리 훅(Black Leech)은 항상 머리 쪽을 물기 때문에 일단 물기만 하면 잡을 확률이 높고 수면에 반쯤 떠 있는 개구리 훅의 경우 물에 잠겨있는 개구리의 엉덩이 부분부터 끌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개구리 훅(Foam Frog)의 다리 쪽으로 훅을 따로 연결하는 구조로 개구리 플라이 훅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지켜본 경험에 의하면 이러한 방법도 꽤 효과가 있었다.

한 번 엄청난 수의 입질을 받은 자리의 경우 다음 날 같은 플라이 훅에 반응하지 않았다. 여러 다른 변수들이 있었겠지만 왠지 대박 난 자리를 이틀 연속으로 찾는 것은 피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물치의 경계심이 사라지도록 며칠 정도의 차이를 두고 탐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가물치는 꽤 매력있는 어종이다. 앞으로 꽤 자주 가물치 플라이낚시를 시도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2025.7.8 Shin Ho Chul

도심 속 호숫가의 매력덩어리, 가물치(Snakehead, 黑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