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날이 밝아오는 새벽에 깊은 산속 계곡을 홀로 걸어 올라 간다. 점점 사람들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가끔 보이던 사람들의 흔적 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갈때 쯤 작은 두려움을 마주한다. 커다란 공간 속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숲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너무 작아 몸을 굽혀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잘 발견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은 마법과도 같은 초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숲속의 요정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 한다. 단, 숲 속의 동화는 평화롭지 않다. 먹고 먹히는 수겁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들은 숲속의 요정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맑고 찬 공기를 마시고 차가운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 안을 향하던 모든 감각은 이제 모두 밖을 향하고 있다. 저 앞에 있는 어두운 나무 그림자에 신경이 쓰이고 발 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바위틈에도 신경이 쓰인다. 내 눈과 귀는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신경이 간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 같은 길은 없다. 다른이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걸었던 길이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다른이에 대한 존중이 빠진 자신의 권위를 위해 도구 삼으려는 행위. 이 또한 나만의 길 위에 놓여진 장애물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자. 길, 우리는 항상 길 위에 있다. -2022.7.17 신호철 총칭 찐따오씨아(金刀峡)

마카오 바다 플라이낚시

홍콩 출장을 갔다가 시간을 내서 마카오(澳门)에 들렸다. 홍콩에서 배로 1시간 거리였다.

마카오는 본래 마카오 반도(澳门半岛), 타이파 섬(氹仔), 콜로안 섬(路环二岛)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현재 타이파 섬과 콜로안 섬은 중간을 매립하여 하나의 섬으로 만들어 놓았고 마카오 반도와 4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나는 주로 이 섬의 해안가를 걸어 다니며 낚시가 가능한 곳을 탐색했다. 평소에 잘 보지 못하는 특이한 식물들과 처음 들어보는 새들의 소리에 눈과 귀가 즐겁고 또 바빴다. 

아침 일찍 첫 빵을 구워서 진열대에 내어 놓은 빵집에서 막 구워 나온 큼직한 바게트 빵을 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해안가는 낚시를 금지하고 있었고 안심하고 낚시가 가능한 한곳을 찾았다. 마카오 반도와 이 섬을 있는 첫 번째 다리인 사이방 다리(지도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다리)로 가는 길에 주하이(珠海市)를 마주하며 해안선을 따라 길게 만들어져 있는 단자이해빈휴식구(氹仔海滨休息区)의 끝이며 다리가 시작되는 위치에 낚시를 허가한 구역이 3곳 있었다. 이날은 휴일이었는데도 낚시꾼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해변을 따라 길게 만들어 놓은 이 해변 공원은 이른 아침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를 하는 곳으로 굉장히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애완동물의 산책도 금지하고 있었다. 이날 가방 안에 플라이낚시 도구를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섬을 좀 더 돌아보고 싶은 욕심에 낚싯대를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간 곳은 섬의 반대쪽에 있는 검은모래해안(黑沙海湾)이었다. 예상과 달리 바닷물이 파랗지 않고 흙탕물이었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그런 상태인 듯하다. 해안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는 멋있었으며 2시간 정도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낚시 금지는 아닌 듯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해당 구역에서의 해산물은 식용하면 안 된다는 팻말을 보았다.

저녁에는 마카오의 카지노왕 스탠리 호(何鸿燊)의 후계자인 딸 하초경(何超琼)이 어렵게 장이모(张艺谋) 감독을 초청하여 만들었다는 "Macau 2049" 공연(2024.12.15~2025.2.2)을 관람했다. 중국의 전통 문화와 현대 기술을 접목하여 8부로 구성된 공연은 정말 최고였다. 

달력을 보니 글을 쓰는 2월 3일 오늘은 입춘(立春)이다. 이제 겨울도 조금씩 멀어지고 따뜻한 봄이 올 것이다. 이번 베이징의 겨울은 특이하게도 아직 눈(雪)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2025.2.3 Shin Ho Chul

마카오 타이파 섬(氹仔)에서 낚시가 가능한 곳
바다 건너 풍경은 주하이시(珠海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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