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날이 밝아오는 새벽에 깊은 산속 계곡을 홀로 걸어 올라 간다. 점점 사람들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가끔 보이던 사람들의 흔적 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갈때 쯤 작은 두려움을 마주한다. 커다란 공간 속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숲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너무 작아 몸을 굽혀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잘 발견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은 마법과도 같은 초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숲속의 요정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 한다. 단, 숲 속의 동화는 평화롭지 않다. 먹고 먹히는 수겁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들은 숲속의 요정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맑고 찬 공기를 마시고 차가운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 안을 향하던 모든 감각은 이제 모두 밖을 향하고 있다. 저 앞에 있는 어두운 나무 그림자에 신경이 쓰이고 발 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바위틈에도 신경이 쓰인다. 내 눈과 귀는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신경이 간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 같은 길은 없다. 다른이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걸었던 길이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다른이에 대한 존중이 빠진 자신의 권위를 위해 도구 삼으려는 행위. 이 또한 나만의 길 위에 놓여진 장애물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자. 길, 우리는 항상 길 위에 있다. -2022.7.17 신호철 총칭 찐따오씨아(金刀峡)

2024년의 겨울

2024년 11월 7일은 24절기 중 19번째인 입동(入冬)으로 겨울이 시작되는 날이다.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일 년의 농사를 마무리하는 시기이고 나에게는 일 년의 플라이낚시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이다. 깊은 산속 계곡은 벌써 얼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해의 플라이낚시 조행을 돌아보고 2025년을 계획하고 준비한다. 

겨울이 되면 플라이낚시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겠지만 평소 미루어 두었던 책을 좀 더 읽고 새로운 강과 아직 플라이낚시로 잡아보지 못한 어종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다. 항상 그렇지만 2025년에는 좀 더 다양한 강을 돌아보고 좀 더 다양한 대상 어종을 경험해 보는 것이 목표이다.

2024년은 플라이낚시를 다니면서 새로운 낚시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고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지만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잠시라도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물고기 꼬득이는 즐거움을 같이 나누었다는 것에 위안을 얻는다.

배울 것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플라이낚시의 매력에 2025년도 상당히 많이 기대가 된다. -2024.11.7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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