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이제 막 날이 밝아오는 새벽에 깊은 산속 계곡을 홀로 걸어 올라 간다. 점점 사람들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가끔 보이던 사람들의 흔적 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갈때 쯤 작은 두려움을 마주한다. 커다란 공간 속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숲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너무 작아 몸을 굽혀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잘 발견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은 마법과도 같은 초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숲속의 요정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 한다. 단, 숲 속의 동화는 평화롭지 않다. 먹고 먹히는 수겁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들은 숲속의 요정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맑고 찬 공기를 마시고 차가운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 안을 향하던 모든 감각은 이제 모두 밖을 향하고 있다. 저 앞에 있는 어두운 나무 그림자에 신경이 쓰이고 발 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바위틈에도 신경이 쓰인다. 내 눈과 귀는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신경이 간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 같은 길은 없다. 다른이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걸었던 길이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다른이에 대한 존중이 빠진 자신의 권위를 위해 도구 삼으려는 행위. 이 또한 나만의 길 위에 놓여진 장애물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자. 길, 우리는 항상 길 위에 있다. -2022.7.17 신호철 총칭 찐따오씨아(金刀峡)

플라이낚시 시작하기

"어! 저건 무슨 낚시지?"

"플라이낚시가 뭐지?"

"나도 플라이낚시를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하지?"

10년 전 처음 플라이낚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막상 시작하려고 했을 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만약 친구가 플라이낚시를 배우고 싶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호 로드(Rod), 3호 릴(Reel), 3호 플라이라인(Fly Line), 3호 리더라인(Leader LIne), 6x 티펫(Tippet), 엘크 헤어 캐디스(Elk Hair Caddis, 18번 사이즈, 검정) 20개, 부력제, 라인커터(Line Cutter)를 모두 20만원 정도의 가격안에서 구매 후 강원도 홍천강 보리울오토캠핑장 바로 앞의 여울로 가서 피라미나 끄리를 잡아보라고 할 것이다. 

이 정도가 처음 플라이낚시를 시작하고 아직 해당 스포츠를 얼마나 좋아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비용과 장비로 시작하는 방법일 것 같다. 

그리고 장비들은 기본 세팅과 기초 캐스팅 방법을 배울 수 있는 매장을 직접 찾아가 구매하고 티펫과 훅을 연결하는 꽈배기묶음(Clinch Knot)과 리더와 티펫을 연결하는 겹돌리기묶음(Double Surgeon's Knot)은 플라이낚시를 하면서 수없이 많이 사용하는 매듭이므로 반드시 찾아서 익히는 것이 좋다. 인터넷에서 관련하여 좋은 영상들을 찾아볼 수 있다. 

3호 로드(Rod)를 추천하는 이유는 피라미, 갈겨니, 살치, 꺽지, 끄리, 산천어등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어종을 상대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로드는 일반 카본으로 된 제질로 3단 혹은 4단으로 분리된 것을 구매하면된다. 처음 플라이낚시를 다니면 어딘가에 걸리거나 부딪혀서 초릿대(Tip)가 부러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초릿대만 별도로 1개 더 구매한다.

3호 로드를 구매했기 떄문에 그에 맞는 3호 릴을 맞추어야 한다. 릴은 드렉이 있는 것을 추천한다. 혹시 커다란 물고기를 걸었을 때 드렉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위에서 말한 대상어종들을 상대로 사실 드렉 기능은 없어도 되지만 혹시 커다란 누치 등을 걸었을 때 쇼크리더와 드렉은 많은 도움이 된다. 

3호 로드를 구매했기 때문에 그에 맞는 3호 플라이라인(Fly Line)을 맞추어야 한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우선 캐스팅이 쉬운 더블 테이퍼(DT, Double Taper)를 추천한다. 어떤 색도 상관없지만 나는 녹색 라인을 사용해 보라고 추천한다. 물고기들은 색을 구분하고 녹색은 자연스럽게 떠내려 오는 풀 줄기 등으로 생각해서 경계심이 덜 생길 것 같은 이유에서이다.

굵은 플라이라인과 가는 티펫 사이를 연결하는 리더의 경우 처음에 완성품을 구매해서 사용하다가 3호 플라이라인 기준으로 일반 낚싯줄 5호, 2.5호, 1.2호를 구매해서 각각 1미터씩 본인이 직접 연결해서 사용해도 된다. 이때도 앞에서 배워두었던 겹돌리기묶음(Double Surgeon's Knot)을 사용한다.

티펫(Tippet)은 플라이낚시에서 훅과 함께 가장 많이 소모되는 소모품이다. 4x, 5x, 6x, 7x 이렇게 번호가 올라갈수록 얇아진다. 18번 크기의 훅을 사용할 때 6x면 적당하다. 훅과 연결됨으로 얇을수록 물고기의 경계심을 줄여준다. 하지만 얇을수록 약하고 잘 끊어지기에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

처음에 투명했던 티펫은 사용하면서 하얗게 변하는데 이때는 교체해 주어야 한다. 60센티미터 이상 1미터 정도의 길이로 사용하고 50센티미터 이하고 짧아지면 교체한다. 낚시가게에서 판매하는 0.6호 혹은 0.8호 일반 낚싯줄(붕어 찌낚시용 목줄)을 사용해도 된다.

플라이낚시를 진행하다가 보면 리더 제작용으로 5호, 2.5호, 1.2호 등의 라인과 훅 크기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 4x, 5x, 6x, 7x 티펫(혹은 0.8호, 0.6호 일반 라인) 등 여러 가지 낚싯줄을 가지고 다니게 된다. 이때 실타래의 줄이 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자들이 머리를 묶을 때 사용하는 작고 굵은 고무밴드를 사용하면 편리하다.

엘크 헤어 캐디스(18번 사이즈, 검정) 훅을 추천하는 이유는 홍천강의 끄리나 피라미에게 잘 먹히기 때문이다. 작은 사이즈의(특히 검은색) 엘크 헤어 캐디스는 어느 강에서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추측한다. 왜냐하면 이 훅이 깔따구라는 작고 검은 곤충과 많이 닮았는데 대부분의 물고기들이 이 곤충을 365일 즐겨 먹기 때문이다.

훅 수량을 20개를 추천한 이유는 초기에 훅을 많이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먼저 한 가지 훅의 운용을 정확하게 익히는 것을 추천한다.

추천한 엘크 헤어 캐디스(Elk Hair Caddis)는 수면에 띄워야 하는 드라이 훅(Dry Hook)인데 개인적으로 드라이 훅의 사용에서 부력제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물고기의 경계심을 대폭으로 줄여주고 낚시인도 입질 순간을 좀 더 극적으로 즐길 수 있다. 훅을 입으로 불거나 수건으로 눌러 물기를 뺀 후에 훅을 부력제 통에 넣고 뚜껑을 닫은 후 흔들어주면 된다.

라인커터를 구매할 때 뒤에 바늘이 있는 것을 추천한다. 훅 구멍(Hook Eye)이 막혀 티펫이 들어가지 않을 때 사용한다. 바늘이 없으면 다른 훅을 사용해 뚫으면 된다. 보통 훅을 만들 때(Tying) 실 매듭에 본드 칠을 하면서 훅 구멍이 막히게 된다.

일단 여기까지 준비되었다면 강가로 가서 대상어종을 꼬드겨 볼 수 있다.

그리고 꼭 플라이낚시를 통해 "Catch and Release"의 맛을 느껴 보길 바란다. 처음 플라이낚시를 통해서 처음으로 "Catch and Release"를 해보았는데 매운탕보다 훨씬 더 달콤했다.

처음 플라이낚시를 접하고 플라이낚시를 시작하려 할 때의 막막함을 생각하며 해당 글을 작성했다. 처음 플라이낚시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2024.6.25 Shin Ho Chul

차오바이허강
중국 베이징의 차오바이허강
최근에 끄리, 피라미 플라이낚시를 위해서 자주 찾는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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