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날이 밝아오는 새벽에 깊은 산속 계곡을 홀로 걸어 올라 간다. 점점 사람들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가끔 보이던 사람들의 흔적 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갈때 쯤 작은 두려움을 마주한다. 커다란 공간 속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숲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너무 작아 몸을 굽혀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잘 발견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은 마법과도 같은 초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숲속의 요정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 한다. 단, 숲 속의 동화는 평화롭지 않다. 먹고 먹히는 수겁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들은 숲속의 요정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맑고 찬 공기를 마시고 차가운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 안을 향하던 모든 감각은 이제 모두 밖을 향하고 있다. 저 앞에 있는 어두운 나무 그림자에 신경이 쓰이고 발 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바위틈에도 신경이 쓰인다. 내 눈과 귀는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신경이 간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 같은 길은 없다. 다른이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걸었던 길이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다른이에 대한 존중이 빠진 자신의 권위를 위해 도구 삼으려는 행위. 이 또한 나만의 길 위에 놓여진 장애물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자. 길, 우리는 항상 길 위에 있다. -2022.7.17 신호철 총칭 찐따오씨아(金刀峡)

5월에 피는 분홍색의 작약 꽃

5월 이맘때가 되면 크고 진한 향을 나누는 작약(芍药, Paeonia) 꽃이 핀다.

중국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모란(牡丹)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모란은 나무로 자라고 작약은 풀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봄이 되면 싹이 난다. 작약 뿌리는 봄이나 가을에 수확하여 말린 후 차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작약 꽃의 꽃말은 '수줍음'을로 검색된다. 중국에서는 많은 꽃말(花语, 寓意)을 가지고 있는데 '마음을 흔드는 아름다움(美丽动人)', '진심(真诚)', '부귀(富贵)', '첫눈에 반한 사랑(一见钟情)' 등이 있다. 

중국 당나라 시인 왕정백(王贞白)의 '작약(芍药)'이라는 시(诗)가 있다. 

芍药 작약

唐,王贞白

芍药承春宠,何曾羡牡丹。작약은 봄에 사랑받는 꽃으로 모란을 부러워한 적이 없다

麦秋能几日,谷雨只微寒。보리가 익는 시간은 짧고 곡우는 조금 추울 뿐이다

妒态风频起,娇妆露欲残。시샘하는 마음은 요동치고 아름다움은 결국 사라지기 마련이다

芙蓉浣纱伴,长恨隔波澜。물가의 미인(서시, 西施)을 먼발치서 바라보며 그리워하듯이


-2024.5.17 Shin Ho Chul

paeonia
5월의 작약(芍药)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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