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날이 밝아오는 새벽에 깊은 산속 계곡을 홀로 걸어 올라 간다. 점점 사람들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가끔 보이던 사람들의 흔적 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갈때 쯤 작은 두려움을 마주한다. 커다란 공간 속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숲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너무 작아 몸을 굽혀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잘 발견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은 마법과도 같은 초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숲속의 요정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 한다. 단, 숲 속의 동화는 평화롭지 않다. 먹고 먹히는 수겁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들은 숲속의 요정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맑고 찬 공기를 마시고 차가운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 안을 향하던 모든 감각은 이제 모두 밖을 향하고 있다. 저 앞에 있는 어두운 나무 그림자에 신경이 쓰이고 발 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바위틈에도 신경이 쓰인다. 내 눈과 귀는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신경이 간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 같은 길은 없다. 다른이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걸었던 길이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다른이에 대한 존중이 빠진 자신의 권위를 위해 도구 삼으려는 행위. 이 또한 나만의 길 위에 놓여진 장애물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자. 길, 우리는 항상 길 위에 있다. -2022.7.17 신호철 총칭 찐따오씨아(金刀峡)

플라이낚시를 시작한지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2014년 플라이낚시(Fly Fishing)를 시작했으니 2024년 현재 기준으로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의 플라이낚시는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플라이낚시는 나에게 바쁘고 힘든 업무와 도시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에서 편히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아직도 이름 모르는 야생화가 수두룩하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수서곤충의 모습과 생활사에 놀란다. 공부해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고 조금씩 물고기와 주변 생태를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다.

꽤 오랜 시간 동안 타잉(Tying)을 하지 않고 훅을 모두 구매해서 사용했다. 최근에는 타잉을 시작하면서 플라이낚시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고 있다. 물고기의 주요 먹이가 되는 수서곤충과 작은 물고기들을 상상력과 관찰을 섞어 모방하여 만든 플라이 훅은 물고기와 나를 연결시켜주는 열쇠(Key)가 된다. 물고기와 플라이 훅의 연결 고리를 고민하고 관찰하고 직접 만들어가는 과정은 낚시 행위 자체의 즐거움과 맞먹는다.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할 것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두려움에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몸과 마음을 분산시키는 자신을 보았다. 어쩌면 그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해보지 않았다는 퇴로(退路)를 만들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2024.5.16 Shin Ho Chul

Bead Minnow #16
비드 미노우 훅(Bead Minnow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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