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한 달 기간 동안 중국 베이징의 화이허강(怀河)에서 20회 정도의 끄리 플라이낚시를 진행했다.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의 강이다. 매일 새로운 골드 님프 훅(Gold Nymph#18)을 묶어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끄리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평소 드라이 훅을 선호하는 나에게는 님프 훅 운용을 익힐 수 있은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1. 끄리 활성도가 높은 시간대
오전 시간에는 플라이 훅에 반응하지 않았고 정오가 지나면서부터 반응하기 시작해서 해지기 직적인 5시까지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에 활성도가 가장 좋았다. 대부분 수면 바로 아래에서 입질했지만 2월 말에 가까워지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깔따구(Midge)들이 대량으로 우화(羽化) 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생겼고 수면 위로 머리를 모두 들어 올려 곤충들을 사냥하는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몸이 완전히 물 밖으로 나오는 점프는 보지 못했다).
2. 끄리 활성도가 높은 날씨
햇살 좋고 바람 없는 화창한 날씨에 잘 물어줄 것 같지만 오히려 흐리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캐스팅하기 어려운 날) 먹이 활동이 활발했다. 물론 모두 물속에 잠기는 웨트 훅(Wet Hook)을 사용했고 2월 중순까지는 웨트 훅에만 반응했다. 바람이 강할 때는 캐스팅 동작을 머리 위로 하지 않고 사이드로 하는 것이 유용했다.
3. 주변 잡음에 대한 끄리의 민감도
소리에 민감했다. 조용하게 혼자서 캐스팅할 때 물고기들이 가까이 붙었고 입질도 대범했다. 주변에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거나 시끄러울 경우 물고기들은 멀어지고 입질도 예민해졌다.
4. 낮은 수온이 끄리의 활성도에 미치는 영향
강의 상류와 하류로는 아직 얼음이 두껍게 얼어 있었고 물은 항상 얼음장같이 차가웠지만 끄리들은 굉장히 난폭하게 훅에 달려들었다. 대부분 10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끄리였고 간혹 15센티미터 정도의 끄리가 잡혔다. 더 커 보이는 끄리의 먹이 활동도 확인했지만 끄리의 덩치가 커질수록 먹이 선택에 까다로운 느낌이고 살짝 물었다가도 빠르게 뱉어 낸다는 느낌이다.
5. 꽝 조행
끄리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할 때도 20회 중 5회 정도 있었다. 먹이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였으며 따라오는데 확실하게 삼키지 않거나 살짝 물었다 뱉거나 물것처럼 덤벼들다가 갑자기 돌아서는 등의 입질만 있는 경우였다. 아마도 좀 더 적절한 훅이 있었다면 잡았을 것이다.
6. 잘못된 습관
나의 경우 물 표면에 물고기의 먹이 활동이 관찰되지 않으면 물고기 없다고 쉽게 판단하고는 하는데 이는 오랜 시간 형성된 잘못된 습관이다. 물고기가 수면 아래에서 물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먹이 활동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겉만 보고 판단하기 보다는 개스팅을 해 보는 시도가 중요하다.
7. 잘 물어주는 훅
기본적으로 황금색 비드와 바늘을 사용한 여러 가지 형태의 님프 훅(Gold Nymph #18)을 만들어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잘 물어주는 훅과 그렇지 않은 훅을 구분해 보았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영향을 줄 수 있기에 3마리 정도 잡으면 잘 물어도 훅을 교체하는 식으로 반복했다. 잘 물어주는 훅이라도 처음 사용할 때 효과가 좋았고 점점 효과는 줄어들었다. 그래서 처음의 형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내구성이 중요하다. 그리고 망가진 훅에서 금색 바늘과 비드만 재활용했는데 새 재료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있다. 그래도 재활용하고 있지만 가급적 새 재료 사용을 권장하고 싶다.
8. 첫 캐스팅의 중요성
항상 가장 큰 끄리는 첫 캐스팅에 나왔다. 큰 물고기일수록 경계심이 강해서 캐스팅 횟수가 늘어날수록 입질에 조심스러워지고 거리적으로도 멀어진다. 많은 캐스팅과 물고기를 욕심내기보다는 한 번 한 번의 캐스팅을 신중하게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9. 플라이 라인 관리
미지근한(조금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 물에 줄을 풀어서 5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수건을 사용해 깨끗하게 닦아준다. 라인이 표지는 효과가 있고 캐스팅 비거리가 훨씬 길어지고 부드럽게 날아간다. 훅에 연결되는 마지막 티팻(Tippet)은 가급적 길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70센티미터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 물고기의 경계심을 줄여줄 수 있어 가늘수록 좋다. 작은 님프 훅을 사용했기에 부담 없이 6X 혹은 7X를 사용했다. 커다란 드라이 훅을 사용할 때는 캐스팅 과정에서 티팻이 잘 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적당히 굵은 티팻으로 타협하기도 한다. 캐스팅시에 마지막 티팻이 잘 펴지지 않으면 길이를 조금씩 줄이며 적절한 길이를 찾으면 된다.
10. 매치 더 해치(Mathc the Hatch)
추운 겨울 강가의 수초에서 뜻밖에도 실잠자리 유충을 발견했고 대충 모방해서 만든 훅이 적중하여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접근했는데 예상보다 효과가 좋았고 큰 성취감을 가져다주었다. 갈색 실잠자리 유충도 볼 수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붉은색으로 만든 훅도 효과가 있었다. 꼬리를 가급적 짧게 묶고 몸체를 너무 두껍게 묶지 않는 것이 요령.
봄기운이 돌면서 끄리들은 확실히 웨트 훅(Wet Hook)보다는 드라이 훅(Dry Hook)에 더 강렬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해서 간혹 웨트 훅으로 교체해서 캐스팅해보지만 역시나 드라이 훅에 더 잘 반응한다.
끄리는 물 표면에 날아가는 곤충을 따라와서 점프해 덮칠 정도로 공격성이 강하다. 그래서 활성도가 높을 때는 훅이 수면에 닿자마자 달려들어 삼키는 경우도 많다. 후킹 되면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려 물 저항을 높이고서 머리를 좌우로 강하게 흔드는 바늘 털이도 굉장히 격렬해서 플라이낚시 대상어로는 더할 나위 없다.
2024년 겨울, 끄리를 대상어로 진행한 골드 님프(Gold Nymph #18)의 시도는 이 정도에서 우선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제 다양한 드라이 훅을 만들어 끄리 들을 꼬셔볼 계획이다.
베이징 주변에는 꽤 많은 강들이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다양한 강을 모니터링해 볼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에는 바다의 학꽁치를 대상어로 플라이낚시를 시도해 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24.2.25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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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잠자리 유충을 모방한 골드 님프(Gold Nymph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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