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줄전갱이 플라이낚시

2주 가까이 10번 플라이 로드 하나 들고서 제주도에서 줄전갱이(Bigeye Trevally, 六带鯵)를 쫓아다녔다. 40센티미터가 넘어 보이는 커다란 줄전갱이도 보았고 15센티미터에서 25센티미터의 줄전갱이는 많이 잡았다. 현지 벵에돔 낚시인들에 의하면 60센티미터까지 목격된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이곳에 기록해 둔다. 

줄전갱이가 선호하는 수온은 표층 수온 기준 18도~25도 사이이며 10도 이하의 수온에서는 생존하지 못한다고 한다. 9월 제주도 항구들 표층 수온은 25도 정도였다. 어쩌면 여름 (7, 8월) 폭염에 표층 수온이 30도까지 올라가기도 하니 이때는 오히려 수온이 낮은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 

9월 비양도의 항구 안에는 40센티미터 급의 줄전갱이가 항상 있던 자리에 있었다. 아주 많은 개체 수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바닥부터 플라이 훅을 쫓아 올라오는 줄전갱이는 모두 컸다. 대부분 바닥에 붙어 있었기에 플라이 훅이 바닥층까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3번 정도 빠르게 당기고 다시 바닥까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3번 당기는 식의 리듬으로 바닥 수심층을 공략하다 보면 당길 때 훅을 물었다. 활성도가 좋은 아침 밀물 때는 회수하는 플라이 훅을 수면까지 쫓아 올라와서 물려고 했다. 25센티미터 이하의 작은 개체들은 꽤 넓은 구역을 회유하는 듯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크고(2호) 꼬리가 기다란(바늘 길이의 2배) 주황색 바벨 아이 존커(Barbell eye Zonker) 훅을 사용했는데 한참 후에야 꼬리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작은 8번 바늘을 사용하면서 성공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번 조행마다 타잉 도구와 재료를 가지고 다니려고 노력하는데 이번과 같이 잘 모른 대상 어종을 공략할 때는 너무나 중요한 부분임을 알았다. 그리고 깊은 수심층에서 있는 것을 고려해서 몸통 부분에 형광 재료가 살짝 비취게 하면서 효과는 더욱 확실 해졌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줄전갱이가 목줄을 본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2호 목줄을 사용하고 만약 플라이 훅을 쫓아오는데 마지막 순간에 돌아선다면 목줄이 너무 굵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1.5호, 1.25호, 0.6호와 같이 더 얇은 목줄을 사용하면 대부분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2호 목줄이 버티지 못하고 끊어졌다면 2.5호와 같이 좀 더 굵은 목줄로 바꾸어 시도해 볼 수도 있지만 이렇게 했을 때는 입질조차 받지 못할 확률이 높아진다. 

비양도에서 자신감이 생겼을 때 제주도로 나왔고 실제로 모슬포항에서 위미항까지 서귀포시의 항구들에서 많은 줄전갱이를 확인했지만 40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줄전갱이는 밀물과 겹친 어느 새벽 모슬포항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목격했고 대부분은 25센티미터 이하의 작은 개체였다. 훅을 쫓아서 두 번이나 따라 올라왔고 40센티미터가 조금 안될 것 같은 줄전갱이를 딱 한 번 걸었는데 1분 정도 파이팅 하다가 0.6호 목줄이 끊어졌다. 당시 작은 줄전갱이가 대부분이고 가는 목줄의 후킹 확률이 높았기에 가는 목줄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소중한 기회를 날려 버렸다. 그 후로는 작은 줄전갱이들이 쫓아오다 돌아서도 2호 목줄 이하로 내려오지 못했다. 30센티미터 이상의 줄전갱이를 잡는 것이 목표였기에 목표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성산항부터 제주항까지 제주시의 항구에도 분명 줄전갱이가 있었지만 비교적 낮은 수심으로 인해서 경계심이 높은 것인지 가까운 연안으로 잘 붙지 않았고 플라이 훅에 대한 반응도 유난히 민감했다. 

유독 경계심이 높은 줄전갱이들은 최소 3미터에서 5미터 정도의 수심이 있는 곳을 선호하는 듯했다. 활성도가 높을 때는 수면까지 플라이 훅을 쫓아 올라오기도 하지만 수심 깊은 곳에서 플라이 훅을 쫓아오다가 무는 경우가 많았다. 

한 번은 위미항에서 10미터 앞에 수심 1미터 밑에 시커멓게 커다란 수중여가 보여서 플라이 훅을 수중여 위로 캐스팅했는데 순간 시커먼 것이 훅을 향해 올라와서 나는 깜짝 놀랐다. 25센티미터 정도 되는 줄전갱이 수십 마리가 수면 가까이 가만히 떠 있었던 것이다. 친구와 둘이서 한 마리씩 걸었고 줄전갱이 무리는 사라졌다. 발밑까지 난폭하게 쫓아와서 훅을 덮쳤다. 

해지기 직전 밀물이 겹치면 가장 쉽게 상대적으로 큼직한 줄전갱이를 잡을 수 있었다. 연안의 얕은 수면까지 작은 물고기를 쫓아 들어왔고 금방 근처의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얕은 곳으로 몰려나와 사냥을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저녁 8시가 넘으면 연안에서 사라졌다. 

새벽 밀물때는 플라이 훅을 멀리 캐스팅해서 깊은 수심층에서 입질을 받고 후킹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한 번 수면으로 따라 올라오다가 경계심이 생기면 다시 따라오지 않거나 그 구역에서 멀리 떠나버리는 듯 했다. 

정리해 보면 줄전갱이는 밀물때 해가 뜨거나 해가 지기 직전에 활성도가 높았고 기본적으로 3미터 이상의 깊은 수심층에서 머무는 곳을 좋아했다. 

줄전갱이는 사멸회유어(Abortive migratory fish)로 봄, 여름에 따뜻한 난류를 타고 제주도로 와서 겨울에 수온이 내려가면 죽는다고 한다. 내가 여기서 궁금한 것은 난류를 타고 작은 치어만 오는 것이 아니라 50센티미터 이상급 대형 성어도 같이 제주도로 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9월 현재 10센티미터에서 40센티미터(심지어 60센티미터)까지 목격되는 것은 개체별 성장 속도의 차이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보다는 봄, 여름에 난류를 타고 오는 줄전갱이의 크기가 다양하기 때문이 아닌지 추측해 본다. 

11월 말까지 연안에서 줄전갱이를 볼 수 있다고 하니 9월 지금보다 한 달 이상 커진 개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기에 기대가 된다. 

2년 전 막막하게 줄전갱이를 대상어종으로 정하고 접근했을 때에 비해 지금은 줄전갱이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같은 크기일 때 줄전갱이보다 힘이 좋은 물고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줄전갱이는 힘이 좋다. 이번에 서귀포시의 여러 항구에서 15센티미터의 줄전갱이를 많이 잡았고 그 크기에 비해 힘이 넘쳐났기에  “바다의 끄리”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 2026.9.20 Shin Ho Chul “INTO THE WILD.”

Bigeye-Trevally
9월 제주도에서 잡은 줄전갱이(Bigeye Trev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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