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갈림길에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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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할 수 있어서 즐거운 플라이낚시
같은 길은 없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길을 간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은 외롭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갈림길에서 아주 짧은 순간 만난다. 그리고 다음 갈림길에서 또다시 당신을 만났을 때 우리는 어쩌면 같은 방향을 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다음 갈림길에서 다시 만났을 때 우리는 같이 플라이낚시를 간다. 그 짧고 즐거운 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우리는 다시 자신만의 외로운 길을 떠나지만 어쩌면 다음 혹은 그다음 갈림길에서 우연히 다시 만날 수도 있음을 기대해 볼수도 있겠다.
요즘 플라이낚시 캐스팅 동작을 교정 받고 있다. 10년 동안 플라이낚시를 했지만 믿기 힘들 정도로 엉터리 캐스팅을 이미 몸에 익혔다. 이미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습관을 바꾸는 것은 정말 힘들다. 매일 연습을 하고 어느 순간 뭔가 알 것 같기도 한데 어느 순간 다시 본래 자리로 돌아가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만약 혼자였다면 문제점을 발견할 기회도 교정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연습하고 교정 받을 기회가 있는 지금에 집중하려고 한다.
글과 영상으로 캐스팅을 배우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지만 혹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으로 내가 요즘 자주 지적받는 사항들을 정리하여 공유해본다.
1. 플라이 리더와 티펫을 2미터 미만으로 짧게 연결하고 끝에 (훅 대신)작고 가벼운 실을 묶는다.
2. 플라이 로드 2배 정도의 길이만큼만 플라이 라인을 뽑는다.
3. 캐스팅하는 손의 엄지를 뻗어서 손잡이에 올리고(Thumb On Top) 손목은 단단하게 고정하고 너무 힘이 들어가지 않게 살포시 쥔다. 캐스팅에서 손목과 허리는 사용하지 않고 고정한다. 캐스팅하는 다른 한편의 손을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리고 캐스팅하는 손으로 플라이 라인을 손잡이와 같이 쥔다. 캐스팅하는 반대편의 발을 조금 앞으로 내밀고 선다.
4. 플라이 로드 끝이 천천히 몸 뒤쪽 1시 방향까지(플라이 릴을 천천히 귀 옆으로 가져가는 느낌으로) 넘어가고 플라이 라인이 D자 형태로 자연스럽게 처지도록 한다. 이때 손목은 고정한다. 그렇게 플라이 라인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기다린다. D자가 만들어졌고 플라이 라인이 완전히 멈추었다면 망치로 못을 때리는 듯한 움직임으로 로드 끝이 아주 스무스하게 가속되도록 하며 10시 방향까지 앞으로 넘긴다. 플라이 로드 끝이 10시 방향에서 명확하게 멈추어야(반드시 멈추는 동작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10시 방향에서 갑자기 멈추라는 뜻이 아니다. 스윙 초반에 가속도가 붙고 스윙 후반으로 가면서 점차적으로 감속해야 하는데 이게 어렵다) 하고 그 모든 과정에서 손목은 반드시 고정해야 한다. 이때 플라이 릴은 귀 높이에서 가슴 높이까지 자연스러운 곡선을 그린다는 느낌으로 내려오고 손목은 고정하고 너무 쌔게 잡지 않도록 주의한다. 플라이 릴만 놓고 보면 귀 높이에서 가슴 높이까지의 이동이 있었다. 10시 방향에서 로드 끝이 멈추면 로드 끝에서 예쁘게 루프(Line Loop)가 만들어지며 줄이 앞으로 날라간다. 로드 끝이 10시 위치에 도착했을 때 명확하게 멈추어야 예쁜 루프가 만들어진다. 이 상태에서 라인이 완전히 직선으로 펴질 때까지 기다린다. 공중에서 라인이 직선으로 펴지지 않는다면 플라이 라인을 좀 더 짧게 잡고 앞의 동작을 반복한다. 이때도 손목 움직임으로 루프를 만들려고 하면 안 된다. 손잡이를 부드럽게 쥐고 손목은 단단히 고정한다. 너무 급하게 플라이 로드를 내리면 루프가 다 펴지기 전에 플라이 라인이 땋에 닿아 직선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을 롤캐스팅(Roll Casting)이라고 하며 캐스팅의 준비 단계가 된다. 실전에서도 응용도가 높은 캐스팅 기술이다.
5. 앞의 롤캐스팅이 완료된 상태에서는 플라이 라인이 직선으로 내 앞에 펼쳐져 있을 것이고 로드 끝은 바닥 가까이 위치해 있을 것이고 플라이 릴은 허리 높이에 있을 것이다. 손목은 여전히 고정하고 팔꿈치 아래쪽(전완)을 주로 움직여서 천천히 로드를 들어 플라이 라인과 수면과의 마찰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플라이 릴이 가슴정도 높이가 되면 팔꿈치 아래쪽(전완)을 움직여 스무스하게 가속도를 붙여 귀 높이까지 올린다. 이 때 팔목 고정에 주의하고 로드 끝이 1시 위치에 도달했을 때 명확하게 멈춘다. 명확하게 멈췄다면 플라이 라인은 로드 끝에서 예쁜 루프를 만들며 뒤쪽으로 라인을 끌고 갈 것이다. 그 상태에서 허리는 고정하고 고개만 살짝 돌려 루프가 완전히 펴지는 순간을 확인한다. 루프가 완전히 펴지면 손목은 여전히 단단히 고정시키고 팔꿈치 아래쪽(전완)을 망치로 못을 박는 듯한 움직임으로 플라이 릴을 가슴 높이까지 내린다. 이때 로드 끝은 1시 방향에서 10시 방향으로 스무스한 가속도를 붙이며 움직인다. 로드 끝이 10시 방향에 왔을 때 다시 한번 명확하게 정지한다(다시한번 말하지만 반드시 멈추는 동작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10시 방향에서 갑자기 멈추라는 뜻이 아니다. 스윙 초반에 가속도가 붙고 스윙 후반으로 가면서 점차적으로 감속해야 하는데 이게 어렵다). 이 때 플라이 릴은 가슴 높이 정도가 되었을 것이다. 로드 끝이 10시 방향에서 명확하게 멈추었다면 로드 끝에서 다시 앞쪽으로 예쁜 루프가 만들어지며 플라이 라인을 끌고 갈 것이다. 정면을 주시하면서 플라이 라인, 리더, 티펫이 일직선이 되기를 기다린다. 모든 라인이 일직선이 되면 다시 릴을 허리 높이까지 자연스럽게 내리고 로드 끝은 바닥에 가깝게 위치시킨다. 플라이 라인은 다시 한번 내 앞에 일직선으로 내려져 있을 것이다.
6. 나는 최근 위의 3번부터 5번까지의 동작을 수 없이 반복 연습하고 있다.
7. 앞의 동작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플라이 라인을 바닥에 내려 놓지 않고 앞뒤로 예쁜 루프를 만드는 캐스팅 동작을 연속으로 반복하는 연습을 한다(False Casting, 헛캐스팅). 내가 가장 많이 지적받는 부분은 허리와 손목을 고정시키라는 것과 앞 10시 방향과 뒤 1시 방향에서 로드를 명확하게 멈추라는 것이다. 이렇게 플라이 라인을 짧게 하여 하는 연습에서는 손의 움직임은 전속력 기준에서 50프로 미만으로 사용한다. 최대한 작은 힘과 적은 팔의 움직임으로 연습하려고 노력한다. 플라이 라인이 몸 앞으로 갈 때도(Forward Casting) 플라이 라인이 몸 뒤로 갈 때도(Back Casting) 반드시 줄이 일직선으로 완전히 펴질 때 까지 기다린다. 보통 포워드캐스팅에서는 잘 되지만 백캐스팅에서는 줄이 다 펴지기전에 플라이 라인을 앞으로 로딩(Loading)하기 쉽다. 백캐스팅에서 줄이 완전히 펴지는 것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인다.
8. 손목을 고정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이는 내가 오랜 시간 손목힘을 이용해 캐스팅하는 습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손목의 움직임도 로드 끝에서는 확대되어서 로드 끝(Tip)과 루프의 형태(Open Loop 등)에 명확하게 나타난다. 로드의 끝 부분은 항상 직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손목이나 허리를 사용하면 이러한 로드 끝의 직선 운동이 무너지기 쉽다. 손목과 함께 허리도 의식적으로 강하게 고정한다. 먼 거리의 캐스팅을 할 때는 손목의 힘이 아니라 플라이 릴이 움직이는 직선 거리(轮子的行程)를 늘리는 방법으로 더 많은 힘을 실어준다.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상상하면 이해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펴진 플라이 라인을 반대 방향으로 당기는(Loading) 거리를 늘리는 원리인데 더블 홀(Double Haul)이라는 캐스팅 방법도 같은 원리이다.
9. 이론적으로 이해한다고 해도 자신이 연습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캐스팅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면서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서 확인해 주면서 연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스로 잘못된 부분을 찾을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카메라를 설치해서 녹화를 확인해 가면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리해서 많은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의 캐스팅이라도 정확하게 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캐스팅 연습을 하기 시작하면서 물고기를 잡고 싶다는 욕구가 많이 줄어들었다. 플라이 낚시 동호회 사람들과 같이 공터에 모여서 서로의 캐스팅 동작을 확인해주고 연습하면서 조금씩 좋아지는 느낌은 뜻밖에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연습하는 만큼 내 캐스팅이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있다. 플라이 캐스팅 감각을 익히고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워서 꽤 잘하는 사람들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연습할수록 실력이 느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공원 공터에서 플라이낚시 캐스팅 연습을 하다가 보면 지나가던 사람들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비록 바늘을 달고 연습하지는 않지만 플라이 라인이 다른 사람 몸을 때리는 것은 대단한 결례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로 캐스팅 연습을 하고 있으면 신기한 마음에 궁금해서 다가와 물어보는 사람들이 꽤 많다.
플라이낚시는 정말 배우고 꾸준히 연습해야 할 것들이 많은 장르이다. 평생을 배우고 연습해도 끝이 없다는 건 분명 플라이낚시의 매력이다. -2025.9.21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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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플라이낚시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훅 중 하나인 Crease Fly(#1/0, Yellow) 우리는 성과를 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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