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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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플라이낚시를 시작하고서 꽤 오랫동안 물고기 욕심이 없었다. 그냥 강가에 서서 그리고 바닷가에 서서 잠시 바쁘게 돌아가는 일들에 대해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이 좋았다. 물고기를 몇 마리 잡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잡을 수 있는 실력도 없었지만 어쨌든 무엇을 잡는지 몇 마리나 잡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다.
새로운 종의 물고기를 처음 잡았을 때는 꽤 큰 성취감과 즐거움이 있었다. 산천어 한 마리를 잡기 위해 3일을 강원도의 계곡들을 찾아다니다가 마지막 날 드디어 처음으로 산천어를 발견했을 때는 정말 최고였다. 그리고 그 한 마리의 산천어를 잡아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그것을 실행해서 계획대로 물고기가 훅을 덮치는 그 순간의 희열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처음으로 내가 캐스팅 한 훅을 먹으려고 수면으로 뛰어오르는 작은 피라미가 준 놀라움도 잊히지 않는다.
홍천강의 여울에서 무방비의 상태(기대감이 전혀 없는 상태)에 커다란 끄리가 내 로드에 매달려 바늘털이 할 때의 순간도 잊을 수 없다.
그런 즐거움들은 지금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10년 넘는 기간 동안 플라이낚시를 즐기면서 점점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준이 높아졌던 것 같다. 더 많은 물고기를 잡고 싶어지고 새로운 물고기를 잡고 싶은 욕망이 생긴 것 같다. 더 완벽한 조건에서 플라이낚시를 하고 싶어졌다.
예전의 즐거움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때그때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변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나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 순간에 살아야만 한다. -2024.7.22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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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강원도 홍천강에서 플라이낚시로 잡았던 꺾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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